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위장전입 등 일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지명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은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라며 선긋기에 나섰다. 이 후보자에 대해 박 당선인은 정치적 책임을 질 필요가 없으며, 설사 낙마하더라도 당선인 측과는 무관하다는 태도로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박 당선인 측 조윤선 대변인은 21일 오후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이 후보자 지명에 대해 "당선인의 인사라기보다는 현 정부의 인사라는 것이 더 본질적 문제"라며 "오히려 그런 점에서 봐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인사 과정에서 청와대와 당선인 간의 협의가 있었다고 하는데, 청문회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당선인의 책임론도 불거질 수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통화 시점은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첫날 오전 시간이 지난 후였다.
조 대변인은 "(당선인은) 본인이 늘 어떤 지위에 있는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신경을 쓴다"고 말해 '현직 대통령을 존중해 취임 이전까지는 조용한 행보를 취할 것'이라는 박 당선인의 자세를 재차 강조했다.
또 조 대변인은 이 후보자와 관련해 "박 당선인의 말을 제가 들어본 적은 없다"면서도, 청와대와의 협의 부분에 대해서 "청와대 대변인이 협의했다 하니, 미리 말씀 정도 하신 게 아닌가 싶다. 내용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말씀 정도 하신 것'이라는 표현은, 이 후보자 추천에 박 당선인이 적극 동의했다기보다 대통령의 지명권 행사에 특별히 반대하지 않았다는 정도의 의미로 읽힌다. 앞서 박 당선인의 '조용한 행보'를 강조한 부분도 이같은 해석에 힘을 보탠다.
다만 조 대변인은 "청문회에서 제기된 전체 문제들이 어느 정도로 문제가 있는 것인지 한번 죽 봐야 한다"며 일단 지켜보자는 관망적인 자세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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