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원내대표 선거가 3파전으로 진행되게 됐다. 한때 당력을 총결집하기 위한 방안으로 거론됐던, 원로·중진 간 논의를 통한 단일후보 합의추대는 무산됐다. 이번에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대선 패배 이후 민주당을 진두지휘할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임하게 된다.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오후 5시 후보등록을 마감하고 신계륜(4선, 서울 성북을), 김동철(3선, 광주 광산갑), 박기춘(3선, 경기 남양주을) 의원이 각각 원내대표직에 입후보했다고 발표했다.
민주당은 오는 28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후보들의 정견발표를 들은 후 투표를 통해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 2위 간 결선투표를 실시한다.
신계륜 '친노' 지적에 "'그렇지 않다' 말할 자격 아무도 없어"
신계륜 의원은 김근태 고문이 이끈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이지만 지난 2002년 대선 이후 노무현 당시 대통령 당선인의 비서실장을 지냈고, 18대 대선에서도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선거캠프에서 특보단장을 맡아 '범친노'로 분류된다.
신 의원은 출마선언에서 '현장'을 강조했다. 그는 대선 이후 만난 한 노동조합 간부와의 대화를 소개하며 "당은 민생 현장으로 더 낮게 나아가야 한다. 논의도 중요하지만 현장 속에서 그들과 고통 나누며 함께해야 한다"면서 "끝없이 반성하며 그 속으로 들어가 우리의 갈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친노'라는 세평에 대해서는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좋은 점, 나쁜 점을 다 안고 가야 한다"면서 "'난 그렇지 않다'고 말할 자격이 아무도 없다. 좋은 것은 좋은 것대로 반석으로 삼고, 나쁜 건 바꾸면서 나아가야 한다"고 반박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비대위원장 분리해야…당선되면 비대위 내려놓겠다"
박기춘 의원은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가까운 인사로 통한다. 통합 이전인 2010년 18대 국회와 올해 총선 패배 이후 박지원 의원이 각각 원내대표를 맡았을 때 모두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냈다.
박 의원은 지난 24일 당무위원회 결정 사항인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직 겸직' 방안에 대해 "너무 조급하게 하다 보니 깊은 고민 없는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선출) 당일 중앙위원회도 열리므로, 만약 된다면 비대위원장을 내놓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신 의원은 이에 대해 "민주주의는 절차가 중요하다. 당무위에서 표결했으니 마음에 안 들더라도 따르는 것이 필요하다"고 부정적인 뜻을 밝힌 바 있다.
박 의원은 출마선언에서 "두 번의 원내수석부대표를 역임하며 강력한 대여 협상력을 발휘해 온 저의 역량이 필요한 시기"라고 원내 경험을 강조하는 한편 "어느 계파나 파벌에도 속하지 않은, 저 박기춘이야말로 국민들의 손가락질을 받는 계파간 나눠먹기, 싸움을 종식시키는데 이 시점에서 가장 적임"이라고 주장했다.
김동철 "대선 패배 책임자들이 다시 당권도전? 용납 못해"
김동철 의원은 다른 출마자들에 대해 "선거 패배의 직접적이고 주도적인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면서 용서를 구하기는커녕 다시 당권도전에 나선다고 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책임 있는 사람'이 두 후보 중 누구인지, 또는 둘 모두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이렇게만 얘기해도 알 것"이라며 "직접적 책임 있는 분들도 있고, '이-박 담합'이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한 부분이 있는데 거기에 동의한 분도 있다"고 했다. 문재인 후보 선대위 보직을 맡은 신 의원이나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가까운 박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5년 전 대선, 4년 전 총선, 금년 총선에서 참패하면서 국민이 3번의 기회를 줬음에도 교훈을 찾지 못한 민주당, 패배하고도 128석이나 했으니 선전했다며 '이-박 담합'이나 하는 이런 행태로는 결코 우리를 떠나버린 중도층을 잡을 수 없다"고 맹공했다. 당내 비주류의 좌장 격인 김한길 전 최고위원과 출마 이전 교감이 있었는지를 묻자 "직접 (연락)하지는 않았다"며 "이렇게 출마선언을 했으니 전화도 하고 지원을 부탁드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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