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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불륜, 미국 사회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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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불륜, 미국 사회 발칵

아프간 주둔 미 사령관들, 대이어 '염문'

아프간 주둔 사령관 시절 자신의 전기작가 폴라 브로드웰(40)이라는 여성과 불륜관계로 발전했다가 이 사실이 들통나 돌연 경질된 '전쟁 영웅'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60) CIA 국장에 이어 또다른 '전쟁영웅'도 스캔들에 휩싸였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지난해 9월 CIA국장으로 영전한 퍼트레이어스에 이어 아프간 주둔 사령관을 맡은 존 앨런(58) 장군이 질 켈리(37)라는 여성과 지난 2년 사이 무려 3만 여통의 '부적적한 내용'의 이메일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퍼트레이어스와 앨런은 모두 별 네 개의 최고위 장군들이며, 유난히 군부를 신뢰하는 미국인들이 자랑하는 '살아있는 전쟁영웅'들이라는 점에서 미국 사회는 일련의 '장군 스캔들'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지난해 9월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 퍼트레이어스(오른쪽)이 후임 사령관으로 임명된 존 앨런 장군과 업무 인수인계를 위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장군들과 특별한 관계 '질 켈리'

게다가 스캔들의 전모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혼란스러운 상황도 전개되고 있다. 상대 여성들은 모두 남편과 어린 자식들 두, 세명 씩 둔 유부녀들인데, 이들 장군들과 모두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점이다.

브로드웰은 질 켈리가 퍼트레이어스와도 가깝게 지내는 것에 위협을 느낀 나머지 켈리에게 협박성 이메일을 줄기차게 보냈다.

이 이메일은 익명의 계정이며, CIA 국장인 퍼트레이어스가 브로드웰과 공유한 계정이며 되도록 이메일 추적을 피하기 위해 공동의 메일함으로 이용하던 계정이었다. 브로드웰은 "CIA 국장이 테러리스트들이 이용하는 방식으로 연서를 주고 받았다"고 비난받는 그 계정을 사용해 협박성 메일을 보낸 것이다.

켈리는 이메일 협박에 견디다 못해 알고 지내던 연방수사국(FBI) 수사관에게 이 사실을 토로했다. 켈리는 플로리다 탬파에 유명한 외과의사인 스콧 켈리의 아내로 "돈은 많은 데 심심해서" 주로 군 부대의 자원봉사에 적극적인 활동을 해온 '군 사교계의 유명인사'로 알려졌다. 앨런도 플로리다에 있는 중부군 부사령관으로 지낼 때 당시 사령관 퍼트레이어스와 함께 켈리와 아는 사이가 됐다.

첫 제보받은 FBI 수사관, '상의 탈의 사진'으로 구애

켈리가 '팜 파탈'인지 이 FBI 수사관은 처음에 단순한 협박편지 사건인 줄 알고 켈리가 의뢰한 사건을 빙자해 상의를 탈의한 자신의 사진을 전송하는 등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나 이후 수사에서 배제됐다.

이후 FBI는 협박성 이메일이 익명의 계정이라는 점에 주목해 실제 발신자를 추적한 결과 올해 1월 출간된 퍼트레이스의 전기 <올인:퍼트레이어스 장군의 교육>를 쓴 폴라 브로드웰임을 밝해내고, 이어 퍼트레이어스가 브로드웰과 수천 통의 '낯뜨거운 연서'를 주고 받은 것을 확인했다.

또한 미국 컬럼비아 고등법원 기록에 따르면 퍼트레이어스와 앨런은 지난해 9월 켈리의 쌍둥이 자매인 나탈리 카왐(Natalie khawam)이 이혼 후 3살 난 아들의 양육권 분쟁에 휘말리자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한 편지를 잇따라 제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카왐은 법원에 아들에 대한 방문권 제한을 완화해달라고 요청했고, 두 장군은 카왐이 '다정한 엄마'라면서 카왐의 입장을 지지하는 내용의 편지를 재판부에 보냈다. 당시 판사는 두 달 뒤 판결에서 "카왐의 진술은 거의 모두 허위"라면서 "카왐은 가족과의 관계에서 정직과 진실함이 부족한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아들의 양육권도 전 남편이 갖도록 하고, 남편의 법정 비용까지 물라고 판결했다.

미 언론들은 켈리 자매가 이처럼 4성 장군들이 선처를 호소할 정도로 군부 고위인사들과 가까운 과정이나 얼마나 깊은 관계인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상류층 주부와 전문직 여성들에 최고위 장군들이 얽힌 이 사건은 리얼리티 쇼 '리얼 하우스와이브즈'와 같다"고 꼬집었다.

'CIA 해외 감옥' 등 민감한 발언에 '기밀 유출' 우려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가자 13일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은 호주 방문을 위해 타고가던 국방장관의 전용기 안에서 전격적으로 앨런 장군에 대한 국방부 감찰국의 조사가 진행중이라는 발표를 했다.

패네타 장관은 "FBI이 지난 11일 앨런과 관련한 내용을 통보해 왔으며, 국방부 감찰국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군당국과 정보당국은 최고위 수장들의 불륜보다는 보안 규칙 위반과 실제 기밀 유출이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를 집중하고 있다. 브로드웰은 리비아 벵가지 영사관이 습격당해 미 대사까지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비공개 정보'를 언급하기도 했다.

브로드웰은 지난달 26일 덴버 대학에서 강연하면서 "벵가지 영사관에 CIA 별관이 있으며, 여기에는 리비아 무장단체 조직원 두 명이 감금돼 있었다"면서 "영사관 공격은 이들을 구출하기 위한 작전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초 CIA가 해외에서 현지인들을 감금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는 점에서 브로드웰이 언급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대통령의 공약 위반일 뿐 아니라, 리비아 영사관의 사건 규정에도 중대한 변수가 된다.

FBI는 브로드웰이 이런 정보를 습득하는 과정에 퍼트레이어스가 개입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12일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있는 브로드웰의 집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FBI의 수사는 4개월이나 넘게 진행됐다는 점에서 이같은 '뒷북 압수수색'의 배경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한편 앨런은 최근 차기 나토 연합군 사령관에 지명됐으나 이번 스캔들로 이후 절차가 유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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