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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피겔 "오바마, 인종 분열로 얻은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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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피겔 "오바마, 인종 분열로 얻은 승리"

[분석] "미국, 백인이 소수된 새로운 나라"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최신호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승리로 끝난 미국 대선에 대해 "승리의 기쁨이 없는 승리"라면서 오바마의 집권2기는 경제위기 속에 분열된 미국 사회를 추스려야할 힘든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이 글의 주요내용이다.<편집자>

오바마가 승리했다. 하지만 '역사적인 승리'라고 자축할 것은 못된다. 선거 유세의 내용도 고무적이지 않았다. 집권 1기에서 이룬 성취를 내세우지 못하고, 경쟁자인 밋 롬니 후보에 대한 비난에 초점을 맞춰야 했다.

전체 득표율 차이도 박빙인 승리였다. 주 별로 할당된 대의원을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는 방식의 간접선거라서 득표율 차이가 적어도 승부가 일찍 갈렸다. 하지만 지난 2008년 '희망'과 '변화'라는 비전을 보여주는 구호 대신 이번에는 '투표해 달라"는 실용적인 호소에 더 매달렸다.
▲ 오바마가 재선에 성공한 최대 요인은 '집권 1기'의 성취나 새로운 비전 제시가 아니다. 최대 요인은 유색인종 유권자들의 반감을 산 공화당의 '백인 위주 정책'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AP=연합

"공화당이 역사적인 어리석음 보여준 선거"

박빙의 승부에도 불구하고 경쟁자인 롬니도 '역사적인 대결'를 펼친 상대는 아니었다. 역사에서 곧장 잊혀질 허약한 후보였다.

이번 대선에서 정말 역사적인 측면이 있다면 공화당이 보여준 어리석음이다. 공화당은 미국의 선거에서 갈수록 영향력을 발휘하는 소수 유권자층을 끌어들이지 못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원래부터 오바마에게 투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공화당이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을 끌어들일 수도 있었다.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불만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화당은 이민자들에 대해 엄격한 정책을 내세우면서 대부분의 히스패닉계 유권자들도 오바마를 선택했다.

미국의 선거는 더 이상 백인 유권자들만으로 결과가 좌우될 수 없다. 공화당은 이민자와 그 후손들이 단순히 미국에 계속 거주할 뿐 아니라, 정책결정 과정에도 개입하길 원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오라일리의 탄식 "미국은 이제 백인이 소수"

강경보수 성향의 <폭스 뉴스> 진행자 빌 오라일리조차 "백인 기득권층이 이제 소수 그룹이 됐다"고 인정했다.

문제는 공화당이 오바마의 집권2기의 정책에 발목을 잡을 힘이 있다는 점이다. 여전히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이다. 또한 대선에서 패배한 것을 자신들의 이념 지향을 보다 온건하게 바꿀지도 의문이다.

일부 보수 인사들은 대선 패배의 원인을 롬니에게 돌리면서 "롬니는 어정쩡한 태도를 보인 후보"였다고 비난하면서, 러닝메이트로 나섰던 보수강경파 폴 라이언을 차기 공화당 대선후보로 내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오바마는 자신과 당을 위해 피부에 와닿는 실적을 쌓는 데 집중해야 한다. 2008년 때처럼 미국을 이끌 전권을 부여받은 것처럼 행동할 때가 아니다. 오바마는 경제 회생에 집중하고 보다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이번 대선 유권자들에 대한 투표 후 출구조사를 보면, 60% 정도의 응답자가 "가장 큰 관심사"라고 답한 것도 바로 이것이다.

오바마가 체감될 정도로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다면 2016년에 민주당이 다시 정권을 창출할 가능성도 상당히 커질 것이다. 차기 민주당 대선후보로 힐러리 클린턴이 될 수도 있다.

힐러리는 집권 2기에서는 국무장관직에서 물러나 당분한 공백기를 가질 계획인데, 민주당 내 일각에서는 힐러리가 차기 대권 도전을 위한 기반을 다지기 위한 휴식기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힐러리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열정적인 역할을 한 것도, 힐러리가 나설 민주당 정권 재창출 계획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정이 사실이라면 2016년은 역사적인 선거가 될 수 있다.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에 이어 첫 여성 대통령이 나와 미국에 새로운 진보의 시대가 열릴 수 있다.


오바마가 승리 원동력 된 '유색인종 유권자'

백인의 59%가 롬니를 찍었지만 이걸로 승리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백인이 아닌 유권자 중 79%가 오바마를 찍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93%, 아시아계는 73%, 라틴계는 71%가 오바마를 찍었다. 오바마는 인구 구성비가 달라진 점을 적극 이용했다. 하지만 이 새로운 미국은 더 불안정해진 나라라는 점에서 해결할 과제는 아주 많다.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백인 신생아 출생 수는 전체 신생아 수의 절반 밑으로 떨어진 현실은 부인할 수 없다. 빌 오라일리가 "백인이 이제 소수 그룹"이라고 탄식한 것처럼 미국의 소수였던 유색인종 그룹은 조만간 미국의 다수가 될 것이다. 뉴욕과 라스 베이거스 등 일부 주와 도시들은 이미 유색인종이 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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