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창당 가능성도 열어두고 논의"

'정치혁신 우선' 원칙은 고수…文·安측 '새정치선언' 실무팀, 내일 회동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신당 창당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는 언급을 해 정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안 후보는 정치개혁이 우선이라는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이같은 전제조건이 충족될 경우 정치개혁의 구체적 방법과 관련해서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7일 한국일보사 주최의 전시회 '반 고흐 인 파리' 축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신당 창당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취지의 질문에 "방법론적인 것들은 지금 우선은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새정치 선언에) 국민들이 동의하시면, 그 다음에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론에 대해서 논의가 될 텐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하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새로운 정치의 모습이 어떤 것이고, 정치개혁을 하면 어떻게 하겠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모습을 먼저 국민들에게 설명드리는 것이 새정치 선언의 목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 후보 측에서 신당 창당과 관련해 '현재 논의하고 있지 않다'는 답변 외에 가능성을 일부라도 열어둔 언급은 이날 안 후보의 발언이 처음이다.

전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회동 내용 일부도 공개됐다. 안 후보는 "어제 문재인 후보와 처음 서로 합의를 이룬 점이 정치 개혁에 대한 부분"이라며 "정치개혁이 있어야 정권교체도 가능하다는 제 이야기에 문 후보께서 공감을 하셨고, 그 연장선상에서 제가 제안했던 '새정치 공동선언'을 먼저 하자, 합의를 이루자, 그래서 그 바탕 하에서 뭐든 다른 논의들이 이뤄질 수 있지 않겠느냐(하는 데)에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선언에 담길 내용들이 우선 새로운 정치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고, 민주당에서 구체적으로 앞으로 이룩할 개혁의 모습과 연대의 방향에 대해서 담고, 그것들을 바탕으로 국민들께서 동의를 해 주시면 그 다음에 다른 논의들이 진전될 수 있겠다는 그런 생각들을 했다"고 전했다. 전날 양 측 후보의 합의문에는 "새 정치와 정권교체에 동의하는 양쪽의 지지자들을 크게 모아내는 국민 연대가 필요하다"고 돼 있다.

다만 이날 안 후보의 언급은 당장 신당 창당 등 가시적인 움직임에 나서기보다는 정치개혁에 대한 합의가 민주당과 이뤄지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안 후보는 '신당 창당 준비 위원회를 만들자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는 말에 웃음지으며 "제가 안 했는데 누가 하죠?"라고 반문했다. 앞서 이날 오전 김성식 본부장도 "신당 창당, 이런 것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따라서 신당 창당을 포함한 정계의 대격변 가능성도, 42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 승부의 향방도 새정치 공동선언의 성패에 우선 걸리게 됐다. 이런 가운데 공동선언을 마련할 안 후보 측 실무팀장을 맡은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은 이날 저녁 브리핑에서 "내일(8일) 오전 정도에 저희 3명과 민주당 실무팀으로 나선 분들과 함께 만나게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 등 안 후보 측 실무팀 3명은 이날 저녁에 첫 만남을 가질 예정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논의 방향에 대해 "만나서 허심탄회한 논의를 하다보면 좋은 방향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상호 존중하면서도 정치개혁에 대한, 정치혁신에 대한 국민적 의지는 가감 없이 담아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만 말했다. 선언 성안이 '2~3일 내'로 빨리 이뤄질 수도 있겠냐는 질문에는 "정치혁신에 대한 의지를 우리가 충분히 담아 낼 수 있다면 시간은 나름대로 절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낙관했다. 다만 그는 '협상팀이 추후 단일화 룰을 논의하는 팀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지'를 묻자 "관련이 없다"고 잘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