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후보는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회동을 가졌다. 먼저 도착한 것은 오후 5시 52분경 차에서 내린 안철수 후보였고, 곧바로 1~2분 차이로 문재인 후보가 도착했다.
현장에서 안 후보와 함께 조광희 비서실장이 움직였고, 유민영·정연순 대변인, 박상혁 부대변인 등의 모습도 보였다. 문 후보는 노영민 비서실장, 진성준·박광온 대변인, 김경수 수행팀장 등이 동행했다.
두 후보의 입장 모습은 사뭇 대조적이었다. 안 후보는 웃음기 없는 표정으로 지지자들의 환호에 "네, 네"하고 고개숙여 인사하며 들어왔으나, 문 후보는 활짝 웃으며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손을 흔드는 등 고무된 모습이었다.
회담장으로 들어와 마주 선 두 후보는 밝게 미소지으며 악수를 나눴다. 회동 전 짧은 인사말에서 문 후보는 "논의가 늦어져서 혹시 단일화가 안 되는 건 아닌가, 정권교체 못 하는 건 아닌가. 그렇게 (유권자들이) 염려·걱정들 많이 하신다는 것 안다"며 운을 뗐다.
문 후보는 "오늘, 그런 걱정들 덜어드리고 국민들께 희망 드리는 만남이 되기를 바란다"며 "그런 점에서 단일화 논의를 시작하자는 저의 제의에 대해 만나자고 화답해 주신 안철수 후보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문 후보는 "저처럼 안 후보님도 단일화 의지가 확고하다고 믿는다"며 "단순한 단일화를 넘어서서, 가치와 정책을 공유하면서 힘을 합쳐 정권교체 뿐 아니라 정치혁신과 정권교체 이후의 개혁까지 해야 한다는 점에 저희 두 사람이 뜻을 함께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앞으로도 성의있게 해서, 빠른 시일 안에 국민들께 기쁜 소식을 들려드리겠다"며 "제 자신보다, 두 사람보다, 국민을 앞세우는 마음으로 임한다면 좋은 결과 있으리라 본다. 욕심 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을 마쳤다.
안 후보는 "시간 내주신 문 후보님께 감사드린다"며 "오늘 만남이 민생을 살피는 새로운 정치의 첫 걸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새로운 정치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을 잊지 않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보다 훨씬 짧은 인사말이었다.
이들은 오후 6시께부터 배석자 없는 두 후보들만의 비공개 단독 회담을 시작했다. 회동이 비공개로 전환된 이후에도 분위기는 화기애애한 모습이었다. 밖으로 나가는 기자들의 눈에는 문 후보가 무언가 계속 손짓을 하며 이야기를 하는 모습과, 환하게 웃으며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안 후보의 모습이 보였다.
▲손을 맞잡은 문재인, 안철수 후보 ⓒ프레시안(최형락) |
단일화 회동에 쏠린 열띤 취재경쟁 이날 두 후보 간의 회동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반영하듯 열띤 취재경쟁의 장이 됐다. 기자들은 회동 4시간 전인 오후 2시를 조금 넘긴 시각부터 백범기념관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후보 측에서 마련한 200석 규모의 기자석은 회동 2시간 전부터 가득 찼다. 5시30분께부터는 초겨울 저녁 추위 속에서도 밖에서 후보들을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건물 밖에서부터 회담장 입구로 통하는 길에는 긴 포토라인이 쳐졌다. 취재진들 외에 지지자들도 모여들어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을 연호했다. 실내에서도 회담장 테이블 주변에 미리 설정된 '프레스 라인' 안쪽에서 1시간 남짓 전부터 기자들이 자리 맡기 경쟁을 벌였다. 두 후보의 발언을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서 자세히 듣기 위해서였다. 안 후보는 이날 벌어진 열띤 취재경쟁에 다소 놀란 듯 "(문, 안 후보) 양쪽 담당 기자들이 합치니까, 단일화되니까 대한민국 모든 기자 분들이 다 계신 것 같다"며 "낯익은 분도 있고 처음 보는 분들도 있는데, 처음 보는 분은 아마 문 후보님 담당 기자인 것 같다. 같이 얼굴 뵐 수 있어서 참 좋다"고 인사말에서 언급하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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