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측 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의 말이다. 송 본부장은 4.11 총선 경기 의왕과천 지역구에서 민주당 후보로 전략공천돼 국회에 입성했지만 지난 9일 전격 탈당을 선언하고 안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안철수 주저앉으면 가장 큰 피해자는 민주당과 문재인"
송 본부장은 15일 서울 마포구 <프레시안> 강의실에서 열린 '월요살롱-열린인터뷰'에서 지난 9일 있었던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을 한 '절박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제 가까운 가족까지 바보 같은 짓이라고 하는데도 이런 결정을 하게 됐다"며 "(선택이 옳았는지는) 최종적으로 결과가 말해줄 거라 본다. 이 문제는 옳고 그른 문제는 아니고 최종적으로 어떤 결론을 만드느냐가 답이 될 것"이라고 했다.
송 본부장은 "(탈당을) 결정하기 이전까지는 (민주당과 안 후보의) 중간에서 조정자·메신저 역할을 하며 자연스럽게 편안하게 힘을 합치는 과정을 생각했다"며 "그럴 여지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서로 캠프가 만들어지고 본격화되면서 그 여지가, 중간자가 없어진 것"이라고 자신의 선택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유권자들의 지지가) 떨어진 상태에서 단일화하면 아무 소용없다"며 "두 사람 다 (지지를) 최대한 끌어올려 단일화했을 때만 1%의 여지를 가지고 이길 수 있다. 안 후보가 공격을 받고 방어를 못 해 주저앉게 되면 가장 치명적 피해를 보는 건 민주당이고 문재인 후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송 본부장은 자신이 안 후보 캠프 합류를 선언한 시점이 "문 후보의 지지율이 쭉 올라가고, 안 후보는 국정감사에서 매일 (여당 의원들의 의혹제기로) 얻어 맞으면서, 근거 하나 없는 흑색선전이 영향을 미쳐 지지율이 떨어지던 때"라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제가 안 후보 쪽에 있는데 문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었다면 같은 결정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편으로 한다. 누구 한 쪽이 쓰러지지 않도록 막아줘야 하고 버팀목이 돼야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경쟁에 대해 송 본부장은 "서로 잘 공조하면서 경쟁해야 서로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데 캠페인 경쟁을 하다 보면 그렇게 안 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송 본부장은 "(두 후보 간에) 어느 순간부터인가 불신, 오해가 생기고 불필요한 갈등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며 "제가 더 이상 안전하게 제 개인의 정치 미래를 안전하게 보장받으면서 중간에서 편하게 메신저 역할을 할 수 있는 사정이 아니다 판단하게 됐다"고 재차 자신의 선택에 대해 설명했다.
▲안철수 선거캠프 공동선대본부장을 맡고 있는 무소속 송호창 의원(초선, 경기 의왕과천) ⓒ프레시안(최형락) |
"무소속 불가론은 낡은 논쟁…단일화 논의, 아직 시점 아니다"
조국 서울대 교수가 제안하고 민주당이 수용한 '문재인-안철수 공동 정치혁신위원회 구성' 주장에 대해서는 "조국 교수와도 늘 상의하고 의논하기 때문에 생각을 같이하고 있는데, 당분간은 단일화 논의를 시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두 후보 간의) 갈등이 나오면서 조급해진 게 아닌가, 그래서 빨리 던진 게 아닌가 한다"고 했다. 그는 "조 교수도 '지금 시작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송 본부장은 "'단일화 얘기를 시작해 봅시다'라고 하는 순간 다른 어떤 행동이나 정책발표도 기사화되지 않는다"며 "당사자들에게는 자기들을 휘말려들게 만드는 악재로 작용하기 때문에 그 시점과 방법이 아주 중요하다는 건 조 교수나 문 후보, 안 후보 공히 인정한다"고 말했다.
송 본부장은 '무소속 불가론'에 대해서는 "정당도 필요하지만 당의 혁신도 필요하다. 그 두 가지를 다 이뤄내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며 "두 세력이 하나로 합치도록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논란이 아니라 발목을 잡는 논란으로 가는 게 아닌가, 그래서 사람들이 '낡은 논쟁'이 아닌가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가 '탈이념'적 태도를 보이는 게 염려스럽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진보·보수가 가져야 할 가치, 추구해야 할 가치를 버려야 한다는 얘기와는 구분해야 한다"며 "가치까지 버리자는 얘기가 아니라 그 가치를 과거 방식으로 논쟁해서는 아무도 설득할 수 없다는 문제"라고 답했다.
"박근혜가 대통령 되면 인혁당 사건 재현 우려"
송 본부장은 결국 자신의 선택이 정권교체라는 큰 목표를 향한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같은 경우 고문을 가하거나 인권침해를 하면서 권력을 남용하는 일이 과거에만 있었고 이제는 없다고 보는데, 사실은 지금도 앞으로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인혁당 사건에 대한 '두 개의 판결' 발언과 관련해 "상당히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송 본부장은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유신 당시 억울하게 사형 판결을 내린 사람들을 대법관에 임명할 수도 있겠더라"며 "인혁당 사건을 재현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생기더라"고 했다. 그는 "여당 후보가 또다시 대통령이 됐을 때, 그 이후 어떻게 될지에 대해 상상도 하기 어렵다"며 "극단적 비유를 들면 필리핀이나 캄보디아 같은 그런 사태를 우리도 맞을 수 있다는 심각한 위기의식을 갖게 됐다. 그래서 (총선에) 출마하게 된 것도 '정권교체 반드시 해야 한다' 그 한 가지(이유)"라고 말했다.
송 본부장은 지난 3차례의 대선 결과를 들며 한국의 정치환경에 대해 "보수의 힘은 강고하다. 진보세력은 이기면 겨우 1%를 더 받아 이기고, 지게 되면 10% 이상 차이가 난다"며 "문 후보가 됐든 안 후보가 됐든 만약 이긴다면 겨우 1% 정도 앞서서 이길 것이다. 모든 힘을 다 끌어모으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그 가운데서 제가 문 후보 뿐 아니라 문 후보와 같이 있는 사람들, 안 후보와 안 후보 같이있는 사람들이 힘을 모으도록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송호창 본부장과의 '열린 인터뷰' 전문이 조만간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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