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장관은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정치와 비정치 부문을 연계하면 여러 문제가 생기고 (남북관계)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는 측면에서 과거 정부에서 정경분리 원칙을 내세웠던" 적이 있지만 "실제 정경분리가 확실하게 이뤄지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많다"고 밝혔다. 또 그는 "정경분리 원칙을 어떻게 구체적 정책으로 담아낼 수 있을지는 더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6일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류길재 통일부장관이 질문에 답변하는 도중 생각에 잠겨있다. ⓒ뉴시스 |
정부는 지난 4월 25일 북한에 개성공단 문제를 풀기 위한 당국 간 실무회담을 제안했으나 북측은 이를 거부했다. 이에 정부는 다음날인 26일 개성공단 남한 체류 인원의 전원 귀환 방침을 확정했고 지난 3일 북한과 실무 협의를 했던 홍양호 개성공단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최후의 7인'이 귀환하면서 현재 개성에 남한 인원은 한 명도 남아있지 않다.
당시 북한에 회담을 제의한 것과 관련해 류 장관은 "시점을 많이 고민했다. 25일은 북한의 군 창건기념일로 상징적인 날"이라면서 "어찌 보면 압박식으로 하는 것이 북한의 응답을 끌어낼 수 있다고 고려했다"며 당시 회담을 제의한 배경을 밝혔다.
북한이 회담 제의를 수용할 것이라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 류 장관은 "반반이었다. 개성공단관리위원장을 통해 면담을 시도했는데 안 됐고, 나중에 문건으로 주겠다고 했는데도 북측이 안 받겠다고 했다"며 "그래도 당국 간 회담이라 혹시 받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남한 인원 전원 귀환 이후 북한 국방위 대변인은 지난 5일 <조선중앙통신>기자와 문답에서 오는 10일 전후로 예정된 한미 연합해상훈련 등을 거론하며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서는 적대행위가 중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류 장관은 "앞으로도 한미 간에 또는 우리 자체적으로 안보적 조치를 취할 때마다 북이 들고 나오면 개성공단은 근본적 문제를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개성공단 단전·단수는 언제?
한편 남한 인원이 전원 개성공단에서 귀환하면서 공단에 공급되던 전기와 물이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류 장관은 정부의 결정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4월 27일부터 개성공단으로 가던 전기량을 기존의 10분의 1로 줄였다"고 밝혔다.
그는 전기량을 줄인 시점이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된 지 20일 정도가 지난 뒤였다며 "많은 양이 필요하지 않아 송전이 아닌 배전방식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또 북측에 사전 통지를 하지는 않았지만 이에 대한 북측의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개성공단에 공급되는 전기와 관련해 "전력은 수요가 있으면 거기에 맞춰서 공급된다. 갑자기 줄어든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 인력의 개성공단 철수 이후부터 전기 공급은 줄어들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조명등, 정수장 등에 쓰일 소규모의 전력이 공급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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