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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모욕 영화' 이어 '벌거벗은 무함마드'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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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모욕 영화' 이어 '벌거벗은 무함마드' 파문

프랑스 정부, 보복 시위 우려 전 세계 이슬람 공관 폐쇄 명령

'이슬람 모욕 영화'로 전 세계 무슬림들의 항의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프랑스에서 '이슬람 모욕 만화'를 게재한 주간지가 발간됐다.

이번 '이슬람 모욕 만화'는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욕한 동영상 '무지한 무슬림'으로 세계 곳곳에서 무슬림들의 분노가 치솟는 것을 알면서도 잡지사 측이 발간을 강행해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발간된 프랑스의 시사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엡도> 최신호는 표지부터 무함마드를 조롱하는 만화였다. 이슬람은 내용과 상관없이 무함마드를 그리는 것 자체를 신성모독으로 간주하고 있는데, 일부러 분노를 자극한 것이다.
▲ 프랑스에서 '무함마드 모독 만화'들이 게재된 주간지가 발간된 19일 레바논에서 수만 명이 모여 반미, 반프랑스 구호를 외치는 항의시위가 즉각 벌어졌다. 프랑스 정부는 이슬람 금요예배가 있는 21일 대규모 시위가 예상되자 이날 전 세계 이슬람권 공관에 폐쇄 명령을 내렸다. ⓒAP=연합

"무함마드도 풍자 만화 대상 될 수 있다"

이 주간지 편집장은 발간 전날 TV 인터뷰에서 "충격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고, 풍자를 주로 하는 매체의 성격상 무함마드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주간지는 지난해 11월에도 무함마드를 조롱하는 만화를 게재했다가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로 사무실이 불타는 보복을 당했는데도 또다시 민감한 시기에 무함마드 모욕 만화를 게재한 것이다.

표지 만화는 국내에도 <언터쳐블>이라는 제목으로 개봉된 영화를 패러디한 것이다. 무함마드가 유대교 랍비가 미는 휠체어에 앉아 "비웃지 말라"고 하는 모습을 그려넣었다.

잡지 안에는 무함마드를 풍자하는 누드 캐리커처 등 더 수위가 높은 것도 있다. 옷을 걸치지 않은 무함마드가 터번을 쓴 채 엎드려 영화감독에게 등을 보이는 장면 등이 있다.

프랑스 무슬림 사회, '신성모독 만화'에 격분

프랑스에는 유럽에서도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다. 무함마드 만화 게재 소식이 알려지자 400만 명으로 추산되는 프랑스 내 무슬림이 강하게 반발했다. 프랑스 무슬림위원회는 "새로운 이슬람 증오 행위를 강하게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무슬림의 금요예배가 있는 21일 파리와 마르세유 등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시위에 대비해 이날 이슬람권 20개국의 현지 대사관과 학교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장 마르크 애로 총리는 성명을 내고 "어떠한 방종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이에게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한다"며 잡지사를 비난했지만, 표현의 자유를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레바논부터 "프랑스인에게 죽음을" 외치는 항의시위

하지만 아랍권에서는 신성모독은 표현의 자유에 포함되지 않는 문화라는 점에서 서방 정부들의 이런 입장 자체에 분노하고 있다. 즉각 이날 레바논에서는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지지자 수만 명이 미국과 프랑스가 무함마드를 모독했다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레바논 남부도시 티르에 모여 "미국인에게 죽음을! 프랑스인에게 죽음을!", "미국은 최악의 사탄!"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에 앞서 몇 시간 전 레바논 남부도시 나바티예에 있는 미국의 패스트푸드 체인 KFC 지점은 무장괴한들의 총격을 받았다.

파키스탄 동부도시 라호르에서는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인 '자마트 에 이슬라미' 소속 학생 수천 명이 거리를 점령해 반미 구호를 외치고 성조기를 불태웠다.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수천 명의 반미 시위대가 거리로 쏟아져나와 카불로 향하는 주요 도로를 봉쇄하고 "미국인에게 죽음을!", "이슬람의 적들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무슬림 대국인 인도네시아에서도 반미 시위대 수백 명이 성조기를 찢고 자카르타 주재 미국 대사관에 계란을 던지는 등 시위를 벌였다.

'피의 보복' 잇따를 것이라는 우려 갈수록 증폭

이번 사태로 '피의 보복'이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8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자살폭탄 테러로 최소 12명이 숨진 사건도 신성모독에 대한 보복행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에 이어 아프간에서 두 번째로 큰 무장단체 '헤즈비 이슬라미 아프가니스탄(HIA)'이 "반이슬람 영화에 복수하기 위해 폭탄 조끼를 입은 여인을 보내 이번 테러를 일으켰다"고 스스로 밝힌 것이다. 파키스탄 항구도시 카라치에서도 19일 연쇄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7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또한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는 리비아 미국 공관 습격 사건처럼, 이슬람 국가에 있는 미국 공관을 공격하고 미국 대사를 살해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알카에다북아프리카지부(AQIM)는 성명을 통해 "리비아에서 미국 대사관의 깃발을 끌어내렸던 청년들의 용기를 닮기를 촉구한다"면서 "미국 대사를 살해하거나 우리 땅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프간은 '내부자 공격' 기승

일각에서는 아프가니스탄의 미군 철수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미 나토연합군과 미군 철수 후 치안을 전적으로 인계받을 아프간 치안군이 지속해온 공동작전도 사실상 중단됐다. 아프간 치안군이 치안 업무를 떠맡기 전에 병력을 무리하게 증가한 탓에 탈레반에 동조하는 '내부의 적'이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BBC>에 따르면, 앞으로 나토연합군과 아프간군의 공동작전은 지금처럼 중대 이하급 부대장의 허가가 아니라, 사단장의 사전 허가를 받도록 엄격히 제한됐다.

최근 나토군을 상대로 한 아프간 병사들의 '내부자 공격'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며, 최근 무함마드 모욕 영화로 내부자 공격이 더 빈발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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