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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길 태운 택시기사 "블랙박스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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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길 태운 택시기사 "블랙박스 확보"

민주당 "박근혜 캠프 '네거티브팀', 방어용 아닌 공작용 의심"

민주통합당은 정준길 전 새누리당 공보위원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측근 금태섭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불출마를 종용하며 협박했다는 이른바 '불출마 협박' 논란에 대해, 이 사태를 선거의 자유에 영향을 미치는 범죄행위로 규정짓고 국정조사를 추진할 방침임을 밝혔다.

민주당 '새누리당 공작정치를 위한 이명박 정권 불법사찰 진상조사위원회'는 12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유력 대선후보에 대한 무차별적 사찰에 대해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 위원회의 결론"이라며 "새누리당과 박근혜 캠프가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위원회 간사인 송호창 의원은 이 자리에서 '정준길 위원이 통화 당시 내 차에 타고 있었고, 협박조로 말한 것이 맞다'고 폭로한 택시기사 이 아무개 씨와 공개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대화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송 의원과 이 씨의 통화 내용.

택시기사 이 씨(이하 이) : 여보세요.

송호창 의원 (이하 송) : 네, 민주당 송호창이다. 본인이신가요?

이 : 네 맞습니다.

송 : 당일 상황을 말씀해 달라.

이 : 4일 오전 7시에서 8시 사이에 성수동 쪽에서 건국대를 지나가고 있는데, 건대 근처에서 손님이 한 분 타셨다. 통화중인 손님이, 타시자마자 목적지 말씀 안 하시고 '앞으로 쭉 가라' 하면서. 그런 상태에서 대화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송 : 어떤 내용의 전화였는지 기억나나?

이 : 내용은 안철수 씨에 대한 얘기였다. 안철수 씨가 대선에 나오면 죽는다, 안 원장 비리를 알고 있다, 30대 여성과 최근까지 만났던 사실과 뇌물 사건을 우리가 알고 있다(고 했다). 그래 가지고 제가 더 자세히, 생각하며 듣게 됐다.

송 : 뇌물 사건, 여자 문제에 대해 구체적 얘기는 안 했나?

이 : 정확하게, 제가 듣기에는 그런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것으로 느꼈다.

송 : 타고 있는 사람이 정준길 씨라는 것을 어떻게 알게 됐나?

이 : 그 때는 몰랐다. 그런 얘기를 하기 때문에 얼굴 돌려 뒤를 돌아봤다. (또) 그 분이 대화 중에 잠깐 말을 안 한 적이 있다. 그래서 뒤를 돌아본 적이 있다. 그 때 얼굴을 확인했고, 운행 중에 있었다. 그러고 난 다음에, 이틀인가 있다가 기자회견 내용을 보고 '아, 이분이 맞다. 정준길이다'(했다.) 다음에 그 내용을 생각해 보니까 당시 본인 이름도 밝혔던 것 같다.

송 : 대화중에 본인 이름, '나 정준길이다' 했다?

이 : 네, 그런 걸로 기억된다.

송 : 언론사에 제보했다고 하는데 그 경위를 설명해 달라.

이 : 6일에 그 분들이 회견을 했지 않나.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고 7일 아침에 일하는 도중에 라디오를 듣고 있다가 정준길 씨 본인이 운전했다는 내용이 나오더라. 그래서 '아, 이건 아니다. 내 차를 분명 탔는데 어떻게 본인이 운전하냐' 그래서 모 방송국에 제보를 했다. '제가 택시 태우고 갔고 그 분이 정준길 확실하다' 이런 식으로.

송 : 물론 직접 보고 경험한 최근 일이기 때문에 신빙성이 높지만 더 분명한 다른 증거 있나?

이 : 다른 증거라기보다, 제가 운행했던 동선이 있다. 몇 시경 어디 지나고, 어디 지나고 그런 동선이 있다. 경로가 있다. 손님이 타고 안 타고도 나와 있다. 7시 사십 몇 분에 타서 오십 몇 분에 내리신 기록이 있더라. (금태섭 변호사가 밝힌 통화 시각은 4일 아침 7시47분이다 : 편집자)

(그리고) 차량 내부에 있는, 내부는 촬영이 안 되기 때문에 외부를 촬영하는 블랙박스가 있다. 그것을 확인하려 준비 중이다.

송 : 블랙박스는 확보했나?

이 : 네 그렇다.

송 : 정준길 위원 말을 들어 보니 단순히 친구 간에 아침에 할 수 있는 대화인지, 위협을 느낄 만한 협박성 말이었는지?

이 : 친구 간의 대화라고 생각은 전혀 안했다. 어찌됐든 '비리를 폭로하겠다, 나오면 죽는다'며 '죽는다'는 말을 썼고, 일상적 대화라고 생각 안 하고 '도대체 저분이 어떤 사람인데 저런 식으로 말을 하느냐' (하고) 일상적 대화는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송 : 새누리당에도 전화를 했다는데 그 경위도 설명해 달라.

이 : (언론에) 제보하고 난 후에 '그게 아니다' 하는 식으로 새누리당에 전화한 적이 있다. 그 이후로 새누리당에서 전혀 연락이 없었고 그런 상황이다.

송 : 누가 받았나?

이 : 경비라고 했다.

송 : 경비니까 아는 바 없다 했을 것 같다.

이 : 그렇다.

송 : 기본적 사실관계는 이정도로 하고 기자 분들이 질문하시면 제가 전하는 식으로 보충질의를 하겠다. (이하는 송 의원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아 전달) 택시 요금은 현금과 신용카드 중 어떤 것으로 했나?

이 : 현금으로 한 것으로 기억된다.

송 : 블랙박스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다.

이 : 지금까지 그런 (확인하겠다는) 생각을 전혀 안 했었다.

송 : (택시는 운전 기사들이) 교대하며 운전하는 걸로 아는데, 4일에 운전하고 그 후에도 다른 사람도 번갈아가며 운행하는 것인가?

이 : 네 그렇다.

송 : 블랙박스는 기사 분이 가지고 있고 분석에는 들어가지 않은 상태다. 블랙박스가 전방을 비추는 것이 맞는지, 그리고 (분석) 결과는 언제 나오는지?

이 : (전방 주시) 맞다. 주위에서도 (분석을) 하라 해서, 전문가들이 같이 확인할 예정이다.

송 : 건대 근처에서 태웠다고 했는데 정확한 위치는?

이 : 탄 곳은 (지하철) 건대입구역 근처고, 내리신 곳은 광진경찰서 근처다.

송 : 요금은 얼마 나왔나?

이 : 요금은 아마 거의 기본요금대일 것이다. 긴 거리는 아니다.

송 : 어떤 계기로 용기를 내서 제보하고 인터뷰도 하게 됐는지? 위협적이고 협박성 발언을 했는데 기사 분도 위협을 느끼지 않나?

이 : 솔직히 말씀드려, 제보 당시에는 위협을 느낀다는 생각은 않았다. 어찌 됐든 제가 태웠던 분이 정준길 씨라는 확신을 갖고 있는데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돼서 밝혀야겠다 생각해 제보하게 됐다.

송 : 정 전 위원이 본인 이름을 얘기할 때, 성을 붙여서 '정준길인데' 하던가 아니면 '준길인데' 하던가? 말투는 존댓말이었나 반말이었나?

이 : 자세히는 기억이 안 나는데 '정준길'이라는 말은 분명히 들었고 '우리가 다 알고 있으니 대선에 나오지 말라. 나오면 죽는다' 이런 말을 했기 때문에 자세히 기억하고 있다.

송 : (기자들 질문 끝) 용기 내어 제보해 주시고 민주당 진상조사위원회 활동에 협력해 주셔서 감사하다. 이만 끊겠다.

이 : 감사하다.

송 의원은 "금태섭 변호사의 증언과 이 씨의 증언을 종합하면, 짧은 시간이었고 정 전 위원이 10번 얘기하고 금 변호사가 9번 정도 얘기한 것으로 나온다"며 "그런데 내용은 딱 한 가지다. 정 전 위원이 얘기한 것은 '태섭아, 네가 안 원장을 잘 아느냐? 전해라. 출마하면 죽는다. 뇌물, 여자문제 알고 있다'는 것이고 금 변호사는 '도대체 무슨 얘기냐, 무슨 근거인지 설명해 보라'(는 것이다.) 이것이 반복된 것이기 때문에 택시 기사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기억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진상조사위원장인 우윤근 의원은 이 씨의 증언에 대해 "객관적 팩트라 생각된다"며 "(정 위원의 언행은) 명백한 형법상 협박죄이며 공직선거법상 선거자유방해죄에 저촉된다"고 지적했다. 공직선거법 237조는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게 폭행·협박 등의 행위를 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우 의원은 "새누리당에서 '친구 사이에 오간 대화'라고 하는 것은 근거를 잃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적극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우 의원은 <뉴시스>가 공개한 사정기관 고위관계자의 안 원장 사찰 관련 증언을 언급하며(☞관련기사 보기) "헌정질서와 자유민주 기본질서를 흔드는 명백한 민간인사찰이고 불법행위"라고 비판했다.

위원회 소속인 홍익표 의원은 "(정 전 위원이) 공보위원을 맡은 분이라, 개인적 행위라고 보지 않는다"며 "새누리당과 박근혜 캠프가 법적 책임 이전에 정치적, 도의적인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안 원장 뿐 아니라 야권 유력 대선주자들에 대해 새누리당에서 뒷조사가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상당히 조직적으로 사찰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심을 갖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홍 의원은 "박근혜 캠프에 '네거티브 대응팀'이 있는데, 박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를 방어하기 위한 게 아니라 야권후보 네거티브 공작을 하는 팀이 아닌가 의심을 갖고 있다"며 "정 전 위원 같은 검사 출신, 국정원 출신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사정기관·정보기관 인사가 포진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네거티브팀 실체와 어떤 활동을 했는지 밝혀야 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송 의원은 '안 원장이 대선 출마 선언을 하더라도 민주당 진상조사위 활동은 계속되는 것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그것과 상관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답했다. 어디까지나 안 원장 개인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헌법 질서와 관계된 문제이고 공당인 민주당이 다뤄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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