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대표는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책임을 지고 저의 건강을 제물로 삼아 분당을 막기 위한 마지막 기적을 희망했다.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그 모든 것이 허사가 되고 말았다"면서 "책임을 통감하며 오늘 당 대표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이어 "민심을 무시하고 국민을 이기려 하는 진보는 결코 대중정당으로 성장할 수 없다는 간곡한 호소도 무위로 끝나버린 지금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으려 한다"며 "모두가 제 탓이다. 모든 것이 지나간 지금 그동안 당원동지들과 함께했던 행복한 지난날을 기억하며 이제 민주노동당에 이어져 온 통합진보당의 당적을 내려놓겠다"고 탈당을 선언했다.
다만 강 대표는 신당 창당에는 함께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는 "저 역시 동지들과 손잡고 고난의 길을 함께 걷고 싶다"면서도 "이 과오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함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진보의 분열을 막지 못한 총체적 책임자는 그 누구도 아닌, 혁신비대위원장에 이어진 당대표인 저 자신"이라며 "그러기에 저는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야 하고 동지들이 가는 길에 함께 하지 못함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저 강기갑은 물러나지만 대중적 진보정당의 꿈은 동지들께서 꼭 실현시켜주시리라 믿는다. 진보정치는 우리 사회의 서럽고 힘들고 약한 이웃들을 위해 반드시 부활해야만 한다"고 강조한 그는 "진보정당 역사에 죄인이 된 저는 속죄와 보속의 길을 가고자 한다. 저는 이제 흙과 가족이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고향의 품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중 결국 눈물을 보인 강 대표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흐느끼는 등 격정을 감추지 못했다. 회견 후 질문도 받지 못하고 양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회견장을 떠나는 강 대표의 등을 방송 카메라들이 멀찌감치서 배웅했다.
이날 강 대표의 기자회견 현장에는 유시민 전 공동대표를 비롯, 탈당파 주요 인사들이 대거 모여 눈길을 끌었다. 노회찬, 강동원, 김제남, 박원석 의원, 천호선, 이정미 최고위원, 권태홍, 이홍우 전 비대위원 등이었다. 이정미 대변인과 천호선 최고위원은 탈당파 주요 인사들의 거취 정리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입을 모아 "다 이번 주 중으로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 최고위원은 다만 탈당 이후 신당 창당 일정이나 대선 계획 등에 대해서는 "신당을 만든다는 것은 확실하지만 시기나 대선 등과 관련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천 최고위원과 이 대변인은 강 대표의 회견이 '정계 은퇴' 선언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일선에서 한 발 물러나신 것"일 뿐이라고 부인했다.
▲10일 강기갑 통합진보당 대표가 "속죄와 보속의 길을 가고자 한다. 흙과 가족이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고향의 품으로 돌아간다"고 선언한 이후 국민들에게 큰절을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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