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은 '혁신모임' 측의 심상정, 노회찬, 강동원 (이상 지역구) 의원과 제명 대상인 정진후, 김제남, 박원석, 서기호 의원이었다. 구 당권파 '비상회의' 측에서도 김선동, 오병윤, 이상규 의원이 참석했으나 이들은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의총을 주재한 것은 단식 5일째인 강기갑 대표였다. 통합진보당은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안 부결사태 이후 심상정 원내대표가 사퇴한 이후 원내대표가 없는 상태다.
비상회의 측 의원들은 이날의 의총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전날 비상회의 측 중앙위원 45명이 참석한 가운데 당규를 개정해 의원총회 소집 및 의원 제명 관련 규정을 바꾼 것 외에도, 이미 서울시당 당기위에서 제명된 4명이 의총 소집 요구자에 포함된 것 또한 하자라는 것이다. 개정된 규정에 의거해 이날 오전에 소집된 구 당권파 의원들만의 의총에서 오병윤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됐으므로 국회의원이 아닌 강 대표 대신 오 의원이 의총을 주재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혁신모임 측 이정미 대변인은 "오 의원이 의총을 주재해야 한다는 말씀은 있었으나, 중앙위 자체가 불법이기에 불법 중앙위에서 개정된 당규를 인정할 수 없다"며 일축했다. 혁신모임 측은 전날 중앙위의 경우 소집권자인 강 대표가 소집하지도 않았고, 2차 중앙위 개최 후 다시 1/3 이상 중앙위원의 소집 요구가 있었던 것도 아니라면서 원천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중앙위가 원천무효라면 중앙위에서 개정된 당규에 따라 소집된 오전 의총도 논리적으로 무효라는 게다.
구당권파 "불법부당한 당 파괴행위"
결국 의총에서 제명안이 통과된 이후 오병윤 의원은 기자들에게 "참담한 심정"이라며 "국민이 선택하기 전에 당원 총투표에 의해 비례후보가 된 네 분의 의원이, 갈 때 가시더라도 이렇게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이들 4명의 의원은 모두 외부 전문가 출신을 영입한 '개방형 비례후보'다.
비례의원 4명 중 정진후, 박원석, 서기호 의원은 지난달 31일 발표한 국회의원·지방의원 공동성명에 이름을 올린 것이 '해당(害黨)행위'라는 이유로 당기위에 제소됐고, 김제남 의원은 지난 7월 26일 의원총회에서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제명 표결에 무효표를 던진 이후 역시 제소된 상태였다고 각 의원실 관계자들은 전했다.
국회의원·지방의원 공동성명에는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만이 다시 당원들의 열정을 살리고,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회복하고, 노동대중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돼 있다. 서울시당 당기위는 6일 이들을 제명했고, 이들이 소명을 포기함으로써 중앙당기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의원총회 절차만을 남겨둔 상태였다.
오 의원은 "당원에 대한 모욕"이라며 "명백히 불법부당한 당 파괴행위이고 아무련 결정(력)이 없는 회의"라고 했다. 이상규 의원도 "의총은 원천무효"라고 가세했다. 결국 혁신모임 측은 중앙위가 무효라고, 비상회의 측은 의원총회가 무효라고 주장하며 각자 입장을 굽히지 않는만큼 결국 법정 다툼으로 가는 꼴불견 상황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오 의원은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토 중"이라고만 답했다.
▲단식 5일차인 강기갑 대표가 7일 국회 의정지원단에서 들것에 실려나가고 있다. 심상정, 노회찬, 정진후 의원이 굳은 표정으로 곁을 지키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단식 5일차 강기갑 대표, 들것에 실려나가
이날 의총을 주재한 강기갑 대표는 회의 후 건강이 악화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강 대표는 들것에 실려 구급요원들의 손에 들려나갔고, 심상정·노회찬·정진후 의원이 들것 옆으로 따라나섰다. 좁은 복도에 들것과 방송카메라가 뒤엉켜 한때 아찔한 순간이 연출되기도 했다. 강 대표는 구급차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 대표는 물과 소금까지 끊는 '단수단염(斷水斷鹽)' 단식을 대국민 사과 차원에서 5일째 진행 중이었다.
'들것에 실려나갈 정도로 건강이 안 좋은데 의총을 어떻게 주재했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서기호 의원은 "의총 진행은 전혀 무리가 없었는데, 회의가 끝나고 나서 힘이 드셨는지 쉬고 계시다"고 했다. 이날 의총은 단식 중인 강 대표를 배려, 참석 의원 10명 전원이 의자가 아닌 사무실 바닥에 둘러앉아 진행했다고 강동원 의원이 전했다.
한편 의총이 진행되던 중, 비상회의 측 의원의 보좌관이 비공개로 진행 중인 의총 회의장에 들어가겠다고 하면서 혁신모임 측 당직자와 말다툼을 벌이는 상황도 연출됐다. 의원이 요청한 자료만 대신 전해 달라고 당직자에게 부탁하는 등 원만한 해결이 가능한 상황인데도 결국 고성까지 터져나왔고 회의장 밖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기자들이 대규모로 몰려들기도 했다. 양 측의 악화된 감정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해프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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