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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이번에는 '다라야 집단학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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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이번에는 '다라야 집단학살'

"유엔감시단 철수 이후 매일 수백명씩 사망"

지난 20일 유엔감시단이 시리아에서 철수한 이후 반군이 활동하던 지역 주민들에 대해 정부군과 친민병대에 의한 무차별 학살로 하루에 100명, 200명씩 사망하는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CNN>과 <AFP> 통신 등 외신들이 시리아 반정부단체와 인권단체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25일에만 집단학살당한 것으로 보이는 200구 가량의 시신이 발굴된 것을 포함해 440명이 죽은 채 발견됐다. 17개월째 이어온 시리아 유혈사태 이후 1일 사망자로는 최대 규모다. 집단처형식으로 사살된 후 매장된 시신들은 여기저기서 계속 발굴되고 있다.

▲ 시리아의 다라야에서 친정부 민병대 샤비하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보이는 민간인의 시신들이 26일(현지시간) 무더기로 발견됐다. ⓒAP=연합
"새로운 규모의 학살"

이번 집단학살은 수도 다마스쿠스 남서부쪽으로 인접한 마을 다라야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났다. 다라야는 지난해 3월 반정부 시위가 가장 먼저 일어난 지역 중 한 곳이다.

앨리스테어 버트 영국 외교장관은 "시리아 반군 측에 따르면 다라야에서 여자와 아이들을 포함해 수백명의 사람이 죽었고, 일부는 가까운 거리에서 사격당했다고 한다"면서 "사실로 확인된다면, 국제사회의 단호한 비난을 받을 새로운 규모의 학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인권단체에 따르면, 지난 3주간 시리아에서 4000여명이 사망했으며 유혈사태 17개월간 사망자 수는 2만4500여명에 이른다. 시리아 사태로 난민도 대량 발생하고 있다.
터키·요르단·레바논 등 이웃 국가로 탈출한 시리아 난민은 유엔 공식 통계로만 20만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이 숫자는 유엔난민기구(UNHCR)에 등록을 마쳤거나 절차를 진행 중인 난민일 뿐이고 실제로는 그 몇 배의 국외난민이 이미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레바논 정부는 레바논 국경지대에만 15만명 정도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은 시리아 국내에서도 최소 200만명이 '난민 상태'에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유엔, 무력감에 감시단도 철수시켜

유엔감시단이 철수한 이후 상황이 더 악화되자, 유엔이 너무 무책임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유엔감시단은 원래 300명 규모로 지난 4월 시리아 정부와 반군이 유엔중재로 맺은 평화안이 지켜지는지 감시하기 위해 파견된 것이다.

하지만 유엔의 무력감을 하소연하면서, 오히려 철수하는 게 그나마 시리아 사태 해결을 앞당기기 위해서도 불가피했다는 목소리도 있다. 평화안 자체가 곧바로 휴지조각이 되고 오히려 감시단의 신변이 위협받는 상황이 계속되니까 이런 정도의 유엔 개입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고, 유엔감시단을 철수시킨 것이 일종의 충격요법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달초 유엔감시단과 평화안을 주도했던 코피 아난 유엔 전 사무총장이 외교 임무에 실패했다면서 사퇴를 선언한 것도,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열강들이 자신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유엔의 뒤에 숨어 오히려 시리아 사태를 질질 끌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서방특수부대원, 시리아 접경지대 집결중"

유엔감시단 철수 이후 시리아 국경지대에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전개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미군과 프랑스군을 중심으로 한 서방 특수부대원들이 터키와 이스라엘, 요르단 등 시리아 접경지대에 집결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리아 사태에 무력개입을 반대해온 러시아 측은 이런 움직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도 사용할 수 있다고 공개 경고한 이후 미국 등 서방국들이 화학무기에 의한 위협을 사전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시리아에 대한 무력개입을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레바논은 시리아 사태로 유혈 시가전 벌어져

레바논은 시리아 사태로 '제2의 내전'에 빠져들고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지난 24일 레바논 제 2의 도시 트리폴리에서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세력이 나흘째 시가전을 벌여 수백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레바논이 시리아 사태에 곧바로 영향을 받는 이유는, 레바논 자체가 시리아와 통합을 원하는 무슬림이 다수인 나라이기 때문이다.

레바논의 무슬림 주민들은 시리아 사태에 대해 자기들끼리 종파별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다. 시리아 집권세력은 이슬람 종파 중 시아파에 속하기 때문에, 레바논의 시아파 주민들은 시리아 정부를 지지하고, 반대인 수니파는 이에 대립하고 있다.

레바논 사태는 시리아의 내전이 중동 전체의 종파간 분쟁을 촉발시키는 진원지 역할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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