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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 강국' 이집트, 이란과 국교 회복하나

[분석] 이스라엘, 미국의 중동 영향력 약화 조짐

호스니 무바라크의 군사정권이 종식되면서 이집트에 최초의 민선 대통령이 등장한 이후 이집트가 중동 변화의 핵이 되고 있다.

지난 6월말 취임한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은 거의 모든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실질적인 군부 정치를 이끌어온 군최고위원회 위원장을 국방장관에서 전격 해임한 이후, 대외적으로는 무바라크 독재 30여년 동안 국교를 단절해온 이란과의 관계 회복에 나서고 있다.

이집트 관영 메나(MENA)통신에 따르면 무르시 대통령은 오는 30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리는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형식으로 이란을 방문한다. 비동맹운동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동서로 나뉜 냉전 구도에서 벗어나려는 국가들의 모임으로 올해 정상회는 30일과 31일 이틀 동안 열리며 이집트는 이번 회의에서 순회의장직을 이란에 넘긴다.

▲ 지난 14일~17일 열린 이슬랍협력기구 정상회의에서 이란과의 관계 회복 노력을 보여준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 그는 오는 30일 국교 단절 30여년만에 처음으로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다. ⓒAP=연합

이스라엘 편든 유일한 아랍국, 이란과 손 잡나

이집트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1979년 이집트 무라바크 정권이 중동국가로는 처음이자 유일하게 이스라엘과 평화조약을 체결하고, 이란은 이슬람 혁명을 겪으며 신정 체제가 바뀌면서 국교가 단절된 뒤 처음 있는 일이다. 이집트는 이스라엘과의 평화조약으로 아랍국가들로부터는 배신자로 따돌림을 받아왔다.

하지만 시민혁명으로 민선 대통령이 등장한 이후 이집트는 급속히 변하고 있다. 중동의 외교정책에서도 미국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행보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을 반영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이슬람협력기구(OIC) 정상회의에서 이집트는 시리아 내전 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중재를 위한 연락그룹을 제안하면서 시리아 동맹국인 이란을 포함시키자고 제안했다. 이슬람협력기구는 이슬람권을 대표하는 세계 최대 국제기구이다.

정상회의에서 무르시는 대통령에 취암한 이후 처음으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악수하고 우정의 입맞춤을 교환했다.

시리아 중재단에 이란 포함시키자는 제안 내놓기도

<AP>통신에 따르면 시리아 중재단에 이란을 포함시키자는 제안에 대해 이란 정부는 국영 프레스 TV를 통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고, 이집트의 무슬림형제단의 고위관계자는 "이란이 이집트의 제안을 수용한 것은 이집트가 중동에서 발휘했던 영향력을 어느 정도 되찾기 시작한 신호"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집트가 이란과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는 것은 이란 진영과 미국의 지원을 받는 진영으로 나뉜 중동의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동은 현재 이란을 중심으로 시리아, 레바논의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 가자지구의 하마스를 포함한 세력, 이에 대응해 사우디라아라비아와 걸프의 산유국들이 중심이 된 세력으로 나뉘어 있다.

이 구도는 수니파와 시아파로 나뉜 이슬람의 종파적 대립으로 볼 수도 있다. 시아파는 전세계 13억 무슬림 인구 중 1억6000만 명 정도로 소수이지만, 이란 인구의 90%를 차지하고, 이라크 인구의 60%, 레바논에서 인도에 걸친 지역의 인구 중에는 50%를 차지한다.

문제가 더 복잡해지는 것은 하마스는 이집트를 지배하는 정치세력이 된 무슬림형제단과 같은 뿌리를 갖고 있는 수니파지만, '시아파'의 맹주라는 이란과 가깝고, 이란처럼 이스라엘을 원수로 대하는 팔레스타인의 무장정파라는 점이다. 즉, 이스라엘에게 강제로 영토를 뺏긴 팔레스타인 지역에서는 이란과 가까운 강경 수니파들도 있다는 것이다.

"중동의 이집트 영향력 강화 신호"

게다가 최근에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임박설이 나돌고 있는 민감한 상황이어서, 무르시 대통령이 이란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는 것은 이스라엘은 물론 배후에 있는 미국의 영향력이 중동에서 약해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집트는 중동권에서 가장 많은 인구(7800만명)를 가진 강국으로, 1970년대 후반까지 이스라엘과 네 차례에 걸친 중동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정치학자 무스타파 카멜 엘사예드는 <AP> 통신 인터뷰에서 "무르시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중동에서 이집트의 대외정책의 영향력을 높이라는 여론의 요구에 부응해 이집트의 증동 정책이 다시 가동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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