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심상정·노회찬·유시민·조준호 "통합진보당으론 어렵다"

"사망선고 받았다"…구 당권파, 탈당 만류 성명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안 부결 상태로 '멘붕'에 빠진 통합진보당 혁신파 측 주요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31일 국회에서 열린 조찬 모임에는 강기갑 대표와 창당의 주축들인 유시민·심상정·조준호 전 공동대표, 노회찬 의원 등이 참여해 향후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날 논의의 결론은 "통합진보당으로는 미래를 찾기 어렵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었다고 전해졌다. 사실상 집단 탈당 또는 분당 등을 통해 새로운 정당 건설 쪽으로 방향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오는 2일 경 재차 회동을 갖고 추후 항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시민 전 공동대표는 이날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통합진보당은 이미 국민들에게 사망선고를 받은 정도가 아니라 집행된 것이나 다름 없다는 공통된 인식을 다들 하고 있다"며 "조만간 결단과 선택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빠른 시일내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점에서는 의견이 비슷하다"고도 했다.

유 전 대표는 "('대중적 진보정당'이라는 통합 정신 실현에 대해) 지금 당이 그렇게 할 수 있는 정당인지, 할 수 없는 정당이라면 향후 어떻게 할지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분당이나 탈당 등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어떻게 어디까지 의견이 모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행동방침이나 진로까지 다 합의된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심상정 전 원내대표도 "국민들께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셨다는 그런 공감대가 있었다"고 같은 취지로 전했다. 심 전 대표는 "당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있다"며 착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한편 구 당권파인 김미희, 김선동, 김재연, 오병윤, 이상규, 이석기 의원은 이날 공동 명의로 성명을 내고 "이제는 당의 단결과 단합을 어떻게 모색해 나갈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며 탈당 및 분당을 고민하는 혁신파를 부여잡았다.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회견문을 낭독한 이상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당심에 의해 강기갑 대표가 선출됐고, 의원총회에서 제명안이 부결됐으니 다같이 인정하자"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제명안이 부결된 만큼 당직 인선안 등에서 '대폭 양보'를 할 수도 있으며, 강 대표 측과 논의해 지난 중앙위원회 현장발의 안건이었던 '조준호 진상조사보고서' 폐기 안건을 차기 중앙위에 올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