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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대국' 일본, 충격적 무역적자…상반기만 43조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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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대국' 일본, 충격적 무역적자…상반기만 43조 원

[분석] 후쿠시마 원전 사태 여파, 제조업 '산업공동화' 현상 가속

'수출대국' 일본의 무역적자가 사상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25일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무역통계 속보치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6월까지 일본의 무역수지는 2조 9158억 엔, 우리 돈으로 약 43조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비교 가능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79년 이래 최대 규모의 적자폭이다.

이처럼 충격적인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요인 중 최대 요인은 에너지 수입 급증이다. 특히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이 급증한 것이 수입액을 크게 늘렸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발전량이 대폭 감소하면서 이를 긴급히 대체하기 위한 화력발전 연료로 액화천연가스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 토요타자동차의 도요타 아키오 사장이 올해 상반기 판매 실적이 회복세를 보였다고 발표를 하고 있다. 하지만 토요타는 비용절감을 위해 해외에서 더 많은 생산을 하는 기업이 됐고, 순이익은 크게 줄어들어 고전하고 있다. ⓒAP=연합
LNG 수입 급증해 무역적자 대폭 확대

이로 인해 일본은 전 세계 LNG 수입량의 40%를 끌어모으며, LNG 국제가격 상승을 이끌었고 아시아 지역은 1년 사이에 LNG 가격이 55%나 폭등하기도 했다. 일본의 올해 상반기 LNG 수입액은 전년동기 대비 49.2% 늘어났다.

결국 상반기 일본의 무역수지는 수입총액이 7.4% 증가한 35조 5113억 엔, 수출총액은 유럽과 중국 등으로의 수출 부진으로 1.5% 증가에 그친 32조 5955억 엔을 기록하면서 3조 엔 가까운 적자를 낸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6월은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에너지 수입액이 다소 줄어들어 무역수지가 4개월 만에 소폭 흑자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원전 등이 일부 재가동되면 앞으로 무역수지가 흑자로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일본 무역수지 적자가 단순히 에너지 수입 등 일시적인 요인만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수출의 일등 공신이라는 일본 제조업의 산업구조 자체가 변하고 있고, 제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이 국제무대에서 갈수록 뒤쳐지고 있다는 점이 일본 무역수지가 큰 폭의 적자를 보인 진짜 배경이라는 것이다.

제조업 생산성과 경쟁력에 빨간불

실제로 일본은 30년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올해 상반기 적자만 지난해 연간 적자액(2조5647억 엔)을 훌쩍 넘어섰다. 특히 올해 상반기 적자는 제2차 오일쇼크 때인 1980년 상반기의 2조6126억 엔보다도 많다. 또한 반기 기준으로 지난해 상반기 이후 3기 연속 적자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간판급 제조업체들의 적자 폭도 충격적이다. 지난해 파나소닉· 소니· 샤프 등 일본의 3대 전자업체가 총 1조 6700억 엔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지진 등 외부요인에 의해 적자 규모가 커진 면은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생산성이나 경쟁력 자체가 외국의 수출경쟁업체들에 뒤쳐지고 있어 앞으로도 상황이 나아지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 유럽· 일본 상장기업이 얼마나 장사를 잘하고 있느냐를 글로벌 경제위기 이전인 2007년과 비교한 결과, 경상이익 기준으로 미국 기업은 24% 늘어난 반면 유럽은 34% 감소했고 일본은 무려 54% 줄어들었다.

일본의 제조업체들은 비용절감으로 돌파구를 열기 위해 생산설비를 해외로 이전하는 경향도 뚜렷하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로 비용절감 효과를 보기보다는 국내 산업 공동화만 가속화되는 결과를 맞고 있다. 국내 수출물량이 줄어드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가 일본 증시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제조업체 중 국내외 생산설비 비교가 가능한 30개사를 조사한 결과, 25개 사가 해외 생산설비 비중을 지난해보다 늘렸다. 그 결과 6개사는 국내외 생산설비 비중이 역전됐다.

산업공동화 현상 가속

특히 일본 제조업의 자존심이라는 토요타자동차도 닛산자동차와 함께 일본 내에서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생산을 하고 있는 기업으로 바뀌었다.

토요타는 최근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 시리즈마저 후쿠오카 현과 아이치 현 공장에서 생산하던 차종을 캐나다로 옮겨 생산하기로 했다. 하지만 토요타자동차는 지난해 순이익이 2007년과 비교할 때 무려 83.5% 줄어든 상태다.

"직원을 자르느니, 회사문을 닫는다"는 일본형 종신고용제의 대표적 기업으로 유명한 샤프가 창업 100년만에 처음으로 대대적 감원 계획을 검토중이라는 소식도 일본 국민에게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샤프는 지난 회계연도에 3700억 엔(5조 4621억원)의 적자에 이어, 또다시 올해 회계연도 1분기(4~6월) 1000억 엔(1조4762억원)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37년 만의 최대 분기 적자다. 결국 샤프는 국내외 종업원 6만4000명 가운데 수천 명을 감원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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