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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준국가부도 사태, 전면 구제금융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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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준국가부도 사태, 전면 구제금융 초읽기

[진단] 코스피 폭락 조짐, 무력장 지속 우려

스페인이 준국가부도 사태이며, 전면구제 금융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소식에 25일 국내 증시가 폭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개장 직후 2%에 가까운 폭락세로 출발했다.

쉽게 사라질 악재도 아니어서 코스피의 반등을 기대하기보다는, 1770선이 무너지고 1700선 대 초반까지 코스피가 밀릴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스페인은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마의 7%'를 나흘 연속 돌파한 것은 물론, 3일 연속 7.5%가 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 7%는 시장에서 해당 국채를 투매를 하고 있는 수준을 의미한다. 심지어 5년 만기 국채 금리가 한때 10년 만기 국채 금리보다 높아진 기현상도 연출됐고, 1,2년짜리 단기국채 금리도 치솟고 있다.

장기 국채일수록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게 정상이라는 점에서 이런 현상은 스페인의 상황이 당장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스페인 재정 위기가 지방정부 연쇄파산 위기로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사진은 지방정부 최초로 중앙정부에 구제금융을 요청한 발렌시아 주 깃발(오른쪽)과 스페인 국기. ⓒ프레시안
은행용 구제금융 이후 상황 더 악화

그것도 스페인이 부실이 심한 은행권을 위해 10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한 지 한달 정도만에, 오히려 위기가 더 심각한 상태로 치닫고 있다는 점에서 이제는 전면 구제금융 외에 스페인에 대한 대책은 없다는 비관론이 대두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유로존 위기의 저승사자 역할을 하고 있는 세계최대 신용평가업체 무디스는 독일의 국가신용등급 전망마저 '부정적'으로 매겼다. 현재 유로존에서 최고등급인 '트리플 A'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는 4개국에 없다.

독일도 신용등급 강등 위기, 그리스는 '9월 위기설'

그런데 무디스는 핀란드만 제외하고 독일과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 다른 '트리플 A' 3개국 모두에게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것이다. '부정적' 전망은 향후 6개월 내에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다 '그리스 9월 위기설'도 불거지고 있다. 그리스의 새 정부가 구제금융을 위한 조건들을 지킬 수 없다면서 일방적으로 선언을 하자, 국제통화기금(IMF)의 고위관료가 그리스에 추가 구제금융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IMF 등 그리스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쪽에서 추가 구제금융을 집행할지 여부를 9월까지 판단하기로 했지만, 그때까지 그리스가 버티기 어렵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그리스가 9월에 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스페인 등 유로존 위기가 최악으로 치닫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위기국들의 국채를 직접 매입해주지 않는 한 시장의 불안을 해소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 최대 경제대국이자 유로존의 거의 유일한 돈줄이라고 하는 독일마저 경기후퇴 조짐으로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뀐 상황에서 ECB를 통한 지원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스페인 지방정부, 중앙정부에 지원 요청 잇따라

스페인이 전면 구제금융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은 최근 지방정부의 연쇄 파산 위기로 더욱 힘을 받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스페인의 17개 주 정부 중 7개 가량이 과도한 채무로 금융시장 차입이 어려워 중앙정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전했다.

이미 발렌시아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고. 무르시아 지방정부도 구제 요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스페인 최대 경제도시 바르셀로나가 있는 카탈루냐 지방정부도 구제금융을 신청했다는 보도까지 나올 정도로 다급한 상황이다. 카탈루냐는 스페인 경제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주요 지방정부로, 아직 구제금융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구제금융 신청을 해야 할 상황이라는 것은 시인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스페인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최근 우리 돈으로 25조 원 규모의 공공기금을 만들었지만, 이걸로는 턱도없다는 반응이고, 결국 가뜩이나 부실한 중앙정부의 재정은 은행부실에 이어 지방정부 부실 문제로 급격히 악화돼 결국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신청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페인의 2분기 경제성장률도 마이너스로 나왔고 국가부도지표도 유로존 출범 이후 최고치로 오른 상태다.

이탈리아는 스페인과 '샴쌍둥이' 취급

이탈리아의 상황도 스페인 못지 않다. 지금 시장에서 이탈리아는 스페인과 거의 샴쌍둥이 취급을 받고 있다.

스페인이 전면구제금융으로 가면 이탈리아도 마찬가지로 갈 것으로 보고 있다. 스페인 국채금리가 7%를 넘으면 이탈리아는 6%를 넘는 식으로 같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이탈리아도 지방정부의 재정부실 문제가 심각하며, 현재 시칠리아 주의 팔레르모, 남부의 나폴리 등 10개 대도시가 파산위기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증시가 폭락세를 보이자 공매도 금지 조치까지 내렸다. 스페인은 공매도를 3개월간 전면 금지하고, 이탈리아는 1주일간 공매도를 금지하기로 하면서, 증시가 계속 불안하면 공매도 금지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문제는 시장의 낙폭을 줄이기 위해 공매도 금지를 해도, 원인이 그대로 있으면 불안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이미 지난해 8월에도 공매도 금지조치를 취했으나, 1년만에 더 큰 불안 속에 다시 공매도 조치를 내린 것이다. 공매도 조치에도 불구하고 유럽 주요증시와 뉴욕증시는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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