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선주자 '빅3' 중 하나인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강한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김 지사는 민주당 내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주최 간담회에서 독특한 정책 성향을 선보이는 한편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을 '독재자'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김 지사는 25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현재의 인물의 지지를 다 합쳐도 박근혜 한 사람을 이길 수 없다"며 "판을 뒤흔들 역동적 변화가 필요하다. 나는 이러한 야권에 영감과 에너지와 역동성을 부여할 적임자"라고 사실상 출마를 공식화했다. 도지사직 중도사퇴에 대한 비판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도정도 크게 보면 국정에 포함돼 있다"고 말해 굳은 출마 의지를 보였다.
박근혜 의원에 대한 공세도 폈다. 김 지사는 "박근혜 의원의 집권은 대한민국의 퇴행"이라며 "'독재자의 자녀'를 얘기하지만 이미 본인이 독재자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 (총선에서) 당선되자마자 당을 사당(私黨)으로 만들었고 주요 대선주자들이 국민참여경선을 주장하고 있지만 오늘 경선규정 확정한 걸로 안다. 또 사회주요 사안에 대해 침묵했다"고 공격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서는 "1차적으로 민주당 당 내 경선이 치열한 정책 대결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2단계로 (안 원장과) '플레이오프'를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그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비욘드(beyond) 노무현'이라는 구호에 대해 "노무현 정부를 탄생시킨 지지계층의 이해를 대변하려면 양극화를 막는데 온몸을 던졌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는 점과 "민주진보정부 3기를 만들어내지 못한 것"을 노무현 정부의 한계로 꼽았다.
'김두관표 정책' 급진성 눈길
이날 간담회는 고(故) 김근태 고문이 좌장 격이었던 민평련이 각 대선주자들의 정치적 성향과 정책비전 등을 검증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가진 정책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사회경제분야의 핵심 키워드는 '평등'이었다. 내용은 상당히 급진적이다. 김 지사는 "국내 기름값이 비싼 이유는 부자들에게 마구 감세를 해준 탓에 부족해진 세수를 운전자들에게 걷기 때문"이라며 "일반 국민은 속상하고 정유사들은 돈을 벌고 있다. 정유사들이 기름값을 내리지 않는다면 국영 정유사를 차려 구조적으로 경쟁이 제한되어 있는 독과점 석유시장을 바로잡고 서민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통신을 수도나 도시가스처럼 국가가 공공재로 공급해야 한다. 통신요금을 수도요금 수준으로 획기적으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벌금이 누군가에게는 적은 액수이면 교통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면서 "소득수준에 따른 과태료를 차등 부과하는 것도 중요한 정책"이라고도 했다. 검찰개혁에 대해서는 "수사권은 당연히 경찰로 독립시켜야 하고 검찰은 기소권만 가져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경제 문제에 대해 "여권후보는 물론 야권 후보마저 성장을 말하고 있다. 여야를 불문하고 모든 후보들이 2007년 이명박 정부가 쳐 놓은 프레임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성장 담론'을 통틀어 비판한 부분은 '4대 성장전략'을 내세운 문재인 의원이나 '진보적 성장'을 강조한 손학규 고문에 대한 차별화 전략이기도 하다. 반면 국제적 탈핵 흐름을 언급하며 원전을 폐쇄하는 '폐로 사업'을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외교안보분야 공약도 눈길을 끌었다. 김 지사는 "이산가족이 모두 돌아가시기 전에 통일의 주춧돌을 놓아야 한다"며 "취임 첫 해에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집권하면 재재협상을 할 수 있게 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쇠고기 협상에서 우리 정부의 저자세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돈 내고 사먹는데 '갑을관계'가 역전돼 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은 민생현장 방문…손학규는 '文 공격' 계속
한편 이날 손학규 고문은 전날에 이어 문재인 의원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손 고문은 이날 <YT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교수에게 구애하는 것이 먼저 할 일이 아니다"라며 "'혼자는 못 한다, 누구누구와 손을 잡고 연대하고 공동정부 만들겠다'는 자신 없는 정당과 자신 없는 지도자를 국민이 왜 찍어주나"라고 문 의원을 간접 겨냥했다. 문 의원은 최근 안 원장과의 공동정부론을 들고나온 바 있다.
이른바 '안철수 현상'에 대해서는 "정치가 국민들에게 충분한 만족을 주지 못하니까, 정치적인 병리 현상에 대한 반응"이라며 "안 교수의 백신 역할은 어디 쓰여지든지 우리 사회의 자산이라 생각하지만, 지금 안철수 교수가 구체적으로 정치의 어떤 위치에 포지셔닝(자리)하는지는 분명치가 않다"고 말했다.
손 고문은 박근혜 의원에 대해서도 "아직 대통령은 될 수 없는 지지율"이라며 "더 이상 확장은 안 되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젊은 세대들이 쓰는 유행어 '멘붕'(멘탈붕괴, 정신적 공황상태)에 대해 얘기하던 중 "요새는 그것을 MB로 줄여서도 얘기하더라"고도 했다.
한편 문재인 의원은 이날 장애인 시설과 어린이집을 방문하는 등 복지·민생 행보를 가졌다. 문 의원은 어린이집 학부모들과의 간담회에서 "향후 전면적 무상보육을 실현하고 국공립시설을 넓혀 보육의 질을 높이겠다"면서 "민간시설을 활용해 국공립으로 전환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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