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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내전 넘어 국제전으로 가나?

[분석] 서방-사우디-터키, 러시아-이란-시리아 진영 대결 양상

시리아 유혈사태가 내전을 넘어 이제 국제분쟁으로 비화되고 있다. 시리아가 터키 전투기를 격추해 버린 사건이 발생하자 터키가 이 문제를 국제분쟁 문제로 부각시키고 나선 것이다.

24일(현지시간) 중동의 <알자지라>에 따르면 터키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으로서 나토 회의 소집을 공식 요구하고, 나토는 이를 기다렸다는 듯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26일 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번 회의는 일단 '나토 조약 4조'에 근거를 둔 것이다. 나토 대변인 오아나 룬게스쿠는 "이 조항에 따라 어떤 회원국이건 영토, 정치적 독립, 안보 등이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판단다면, 어느 회원국이건 회의 소집을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시리아의 터키 전투기 격추 사건으로 나토가 26일 긴급 회의를 열 예정이다. 브뤼셀 나토 본부 앞의 나토 동맹국기 속에 터키 국기도 보인다. ⓒAP=연합
터키 "시리아 영해 밖에서 격추한 고의적 행위"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나토 회원국이 외부로부터 공격받으면 집단적 자위권이 발동되는 '나토 조약 5조'가 적용될 수 있는 상황인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

지난 22일 벌이진 터키 전투기 격추 사건을 둘러싸고 시리아와 터키 정부 양측은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시리아는 "미확인 비행체가 낮고 빠르게 자국의 영해에 해당하는 상공을 비행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방위 차원에서 격추했을 뿐이고, 격추하고 보니 터키 전투기인 것을 확인했다"고 말하고 있다.

터키 측은 시리아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격추된 전투기는 F-4 기종으로 터키 국적이 선명하게 붙어있어 미확인 비행체라고 할 수 없고, 격추된 지점도 시리아 영토나 영해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터키 정부에 따르면, 전투기가 격추된 지점이 시리아 국경에서 13해리(약 24km) 떨어져 시리아의 12해리 영해 상공도 벗어난 곳이다. 전투기가 국경 부근을 고속으로 비행하다가보면 이웃나라의 영토에 잠시 들어갔다가 나오는 경우가 그전에도 있었고, 경계선을 넘었다는 레이다 경고신호를 받은 즉시 전투기가 시리아 영토를 벗어났는데도 이번에 격추까지 한 것은 고의적인 행위라는 것이다.

전투기에 타고 있던 조종사 2명은 실종된 상태로 양국은 각기 실종된 조종사들의 행방을 찾기 위해 수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된 2명의 조종사가 끝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면 터키 측의 대응이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사태 이후 터키-시리아 관계 악화

나토의 대응을 좌우할 미국의 반응도 최소한 표현으로는 강경하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시리아가 터키 전투기를 격추한 사건에 대해 "무도하고 용납할 수 없는 행위를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비난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유명 전략정보업체 스트랫포는 이번 사태가 국제전으로 비화될 것인지는 시리아가 아니라, 터키와 미국에 의해 결정될 문제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시리아와 터키는 900km가 넘는 국경선을 마주하고 있는 이웃나라로 시리아 사태 이전에는 우호적인 관계였다. 터키는 경제적인 면에서도 시리아의 최대 교역국이자 투자국이다. 하지만 종파적으로는 갈등의 여지가 있었다. 터키는 국교로 정한 종교가 없는 세속국가이지만 주민 대부분이 수니파에 속한다.

반면 시리아에서는 소수에 속하는 시아파 중 알라위파가 정권을 쥐고 있으며, 지난해 3월 수니파 주민을 탄압하는 사태가 일어나면서 양국 관계가 틀어져버렸다.

터키는 시리아 유혈사태로 수니파 주민들이 터키 국경으로 몰리자, 3만2000 여명을 터키 영토 내에 수용했고, 시리아반군인 자유시리아군(FSA)이 터키 영토 내 지휘센터를 만들고 시리아로 무기를 들여보내는 작전을 펴는 것도 허용해왔다.

"사우디는 반군 급료 지급으로 시리아 정부군 와해 노려"

시리아 사태가 국제전을 비화될 우려가 큰 것은 터키뿐 아니라 수니파의 맹주라는 사우디아라비아도 노골적으로 반군에게 무기를 지원하고 있고, 최근에는 본격적으로 자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사우디가 시리아 정부군을 내부 이탈을 부추기기 위해 반군에 달러나 유로로 급여를 지급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이미 이런 용도의 자금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현재 시리아는 경제가 파탄이 나서 시리아의 통화가치가 크게 떨어진 상태로 장병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시리아 정부군에서도 정권에 가장 충성도가 높다는 공군 조종사가 전투기를 몰고 요르단으로 망명한 사건이 벌어진 것도 상황에 따라 군부대에서 장병들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미 고위급 군인들의 이탈도 잇따르고 있다. 공군 조종사뿐 아니라, 준장 2명과 대령 2명 등 장교 4명이 반군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고, 정부군 10명이 탈영을 시도하다 총살당했다는 것이 시리아인권관측소의 주장이다.

터키 이스탄불의 카디르하스대의 국제학 교수 솔리 오젤은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시리아와 터키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시리아 정권을 흔들려는 세력과 지키려는 세력 사이에서 문제가 되는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오젤 교수는 "터키 북쪽으로는 러시아, 그리고 동쪽으로는 이란이 시리아 정권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이들에게 포위된 형국의 터키는 서방에 대한 의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시리아와 군사적 이해관계가 밀접하고, 이란은 시아파의 종주국으로 시아파 정권을 비호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투기 격추 사건이 곧바로 국제분쟁으로 격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터키나 시리아 모두 분쟁으로 치닫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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