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표 경선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김한길 후보는 1일 라디오 방송에서, 사학법과 관련된 이른바 '산상 합의'와 과거 신한국당에 공천을 신청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김한길 후보는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난 2006년 초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시절 이재오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북한산에서 사학법 재개정 관련 합의를 한 것이 '야합'이라는 당 내의 비판에 대해 "이 문제에 관한 한 제가 박근혜(당시 한나라당 대표)에게 이겼기 때문에 이재오 원내대표가 중도사퇴하게 된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저는 (사학법을) 재개정하지 않았다"면서 "박근혜 당시 대표가 너무나 거세게 밀어붙이니까 노무현 대통령까지 제게 '사학법 좀 양보해주면 안 되냐'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그런데도 저는 노 대통령에게 '이것만은 교육개혁의 상징적인 법이기 때문에 양보할 수 없다' 하고 끝까지 사학법을 사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후보는 이재오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와의 TV 토론에서 자신이 "'개방형 이사제의 개 자도 꺼내면 안 된다는 걸 전제로 했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얘기하자'고 했고 이재오 대표가 '그건 사실이지만 우리 당내 사정이 그것을 다시 논의하자는 것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내가 다시 요구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했다. 개방형 이사제 관련 후퇴는 없었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국회 등원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를 정상화시키면서도 사학법의 개방형 이사제에 대해 한 자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저의 성과"라며 "노무현 대통령이 그 당시 합의문을 보고 나서 공개적으로 '야당을 상대로 이렇게 완전한 승리를 한 협상은 없었다'고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신한국당 공천 신청한 적 없다"
이어 김 후보는 1996년 15대 총선에 앞서 자신이 신한국당 공천자 명단에 올랐다는 의혹에 대해 "신한국당에 공천신청한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김 후보가 신한국당이 공천 명단에 오른 사실에 대해서는 "(신한국) 당에서 그렇게 권유도 했고 그러길 바랐던 건 사실"이라고 답하는 등 부인하지 않았다. '신한국당 입장에서 올렸을 뿐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는 주장이다.
김 후보는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청와대에 저를 불러 칼국수 먹으면서 독대하며 같이 하자고 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제가 그때 대답하길 '우리 아버지를 잡아다가 고문하고 감옥 보내고 한 사람들이 이렇게 잔뜩 있는 당이다. 제가 어떻게 그분들과 동지라고 말하나?' 이렇게 대답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그 당시 청와대에서 (YS와) 독대하고 야당 택한 건 김한길 혼자 뿐"이라며 "제가 비난받을 일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아주 자랑스러운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손석희 교수는 "(김 후보 주장의 진위를) 그 얘기를 증명해줄 수 있는 사람은 김영삼 전 대통령 밖에 없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김두관, 손학규, 정세균, 정동영…" 문재인은?
한편 김 후보는 대선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던 중 당 내 가장 유력한 주자로 평가받는 문재인 의원을 '빼먹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우리 (민주당) 안에 좋은 예비 후보 분들이 계신다. 김두관, 손학규, 정세균, 정동영, 또 젊은 박영선, 이인영, 김부겸 등이 말씀된다. 또 당 밖에는 안철수 교수란 분이 계신다"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인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문재인 고문은 빼놓으시네요"라고 지적하자 김 후보는 황급히 "아, 아니다. 미안하다. 문재인 고문이 제일 앞에 있어야 되는데 빼먹었다"고 정정했다. 그러나 손 교수는 "그러니까 자꾸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 아니겠나?"라며 이른바 '김한길-김두관 합의'설 등 김 후보와 문 의원이 대립하고 있다는 세평에 대해 언급했다.
김 후보는 "맞다, 맞다"면서 이를 인정하고 "어쨌든 이런 분들 모두가 한 명의 후보로 압축돼 가는 과정에 역동성과 이변, 교류, 감동이 있어야 대선에서 우리가 이길 수 있다.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정리했다. 안철수 교수에 대해서는 "지금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거론하기보다는 일단 수권정당 위상을 회복하고 당 내부 주자들 지지율이 더 상승하고 있을 때 여러 가지 연대에 대한 방식이나 시기를 얘기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김 후보는 손학규, 정세균, 정동영 상임고문 등 당 내에서 문 의원과 경쟁하는 대선주자들이 당 대표 경선에서 자신을 지원하고 있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인정하기 어렵다"며 "특별히 누가 뒤에 있다는 것은 한 쪽에서 만들어낸 얘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가령 말씀하신 손학규나 김두관, 정동영, 정세균, 이런 분들을 지지하는 분들이 그래도 김한길이 대선후보 경선을 관리하는 것이 공정할 거라고 믿어서 저를 찍어줬을 가능성이 있다"며 지원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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