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통합진보 당권파 반발…"당원이 호구로 보여!"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통합진보 당권파 반발…"당원이 호구로 보여!"

[현장] 일부 방청객, 진상조사위에 고성·비웃음도

비례대표 경선에서 부정선거 문제를 안건으로 다룬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가 4일 오후 2시부터 6시20분께까지 열렸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정회됐다. 회의는 7시20분 속개된다. 이날 다뤄야 할 안건 총 8개 중 첫머리에 올라온 '진상조사위원회 보고 건'조차 이때까지 마무리되지 않았다.

회의에는 이정희, 유시민, 심상정 공동대표와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조준호 공동대표가 참석했고,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대변인 등 주요 당직자들도 운영위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강기갑 의원과 노회찬, 이상규 당선자도 자리했다.

당권파들 일제히 이의제기…"당원을 믿냐, 종이를 믿냐?"

먼저 진상조사위의 보고가 있자, 일부 운영위원들이 거세게 반발하며 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발언을 이어갔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조사 내용에 대한 이의제기가 계속됐다.

우위영 대변인은 동일 IP에서 중복투표를 했으나 투표를 안 했거나 현장투표를 했다고 답한 사례, 이른바 '유령당원' 문제에 대해 발언했다. 우 대변인은 "당권자인지 아닌지는 당 총무실 협조를 얻으면 될 텐데 그걸 왜 안했나"라며 의혹이 제기된 사례 한 가지를 해명했다.

우 대변인은 한 65세 여성의 경우, 총선 투표에 대해 묻는 줄 알고 '투표소에서 투표했다'고 답했다면서 그래서 온라인 투표를 했음에도 현장투표로 분류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부실조사가 너무 많아 상당히 유감"이라며 진상조사위의 조사를 '부실조사'로 규정했다.

우 대변인은 조준호 공동대표가 조사에 미비한 부분이 있다고 밝힌 점을 근거로 "(조 대표 본인이) 부실조사였다는 것을 인정했다"면서 진상조사위에 대해 "조작이 아니라는 증거에 대해 기술적으로 알아봐야 하고, 다른 정당이 비슷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면 알아봐야 했다"고 주장했다.

한 운영위원도 다른 '유령당원' 의심 사례를 적극 해명했다. 이 운영위원은 진상조사위의 전화에 '당원이 아니다'라고 답한 하나의 사례를 알고 있다며, 전화를 받은 사람은 환경미화 노동자인데 매우 피곤한 상태여서 저녁 8시에 전화가 걸려오자 "당원 아니다. 투표 안 했다"고 답해버렸다는 것이다.

이 운영위원은 "왜 해당 당 지역위원회에 확인하지 않았나"라고 진상조사위에 따져 물었다. 이에 박무 진상조사위원은 "그렇게 답변한 사람과 조사한 진상조사위원 중 누가 잘못된 거냐"고 되물었다.

다른 운영위원은 "수술대에 오르려면 보호자 동의서라도 받아야 하는데 (당이) 아무런 동의 없이 수술대에 올랐다"면서 "왜 사전에 대표단에 보고문을 제출하지 않았냐"고 진상조사위를 공격했다.

이 운영위원도 선거 부정으로 의심되는 사례 하나를 해명하면서 '최병섭'이라는 이름의 당원이 '병신'이라고 서명된데 대해 "장난기가 있어서 '병신'이라고 써 놓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것이 부정이라면 당사자한테 물어보든가 해당 지역위원회에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만약 선거 부정이 있었다면 당연히 당의 행정조직이나 지역위원회 내에 부정 행위자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조사 대상이 돼야 할 당 조직 또는 당사자에게 이를 확인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예상된다. 하지만 우위영 대변인은 "조사위원들이 제출한 14가지 사례 중 현장에서 직접 (부정이 아니라고) 확인된 것만 7가지"라며 "명백히 아니라는 것은 현장의 당원에게 물어보면 된다. 당원을 믿느냐, 종이를 믿느냐?"고 진상조사위를 몰아세웠다.

회의에서는 진상조사위의 구성과 활동내용의 신뢰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발언들이 다수였다. 진상조사위 자체에 문제가 있으니 조사 결과 자체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진상조사위가 충분한 조사를 하지 않고 이를 언론에 공개해 당에 해를 끼쳤다는 주장마저 나올 정도였다.

조준호 공동대표는 이에 대해 "조사가 부족하다 얘기한 것은 내용에 있어 소소하게 부분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것이지 (선거가) 총체적으로 부실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며 "애당심이 있느냐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모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사위원 발언에 일부 방청객 야유

한편 이날 조 공동대표나 박무 진상조사위원의 발언 순서에서는 청년당원들로 보이는 일부 방청객이 소리를 지르거나 발언자에게 비웃음을 보내기도 했다.

회의 시작 전 조 공동대표의 모두발언에서 한 여성 방청객이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겁니다!"라고 소리를 지른데 이어 안건 상정 후 진상조사위 관계자들의 설명 차례에서도 "확인이 안 된 걸 왜 얘기해!", "지금 뭐 하는 거야!", "우리 당원들이 호구로 보여!" 등 거의 위협 수준의 반응이 나왔다.

이에 의장인 이정희 공동대표가 "계속 말씀하시면 다음 번에는 퇴장시킬 수밖에 없다"고 하자 좀 진정되는 듯 했으나, 박무 위원이 '온라인투표에서 부정이 있었다고 단정한 적은 없다'고 한데 대해 한 남성 방청객이 "그럼 조작 아니잖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가 결국 퇴장당하기도 했다. 그의 퇴장 이후에도 조 대표나 박 위원 등의 발언 때에는 방청석의 키득거림이 끊이지 않았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