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공동대표는 "이번 사태로 인해 지난 15년 간 풍찬노숙하면서 힘겹게 쌓은 진보정치의 신뢰기반이 뿌리채 흔들리게 됐다"며 "공동대표의 한 사람으로서 참 막막하다. 부끄럽고 참담하다.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심 공동대표는 "당 대표단의 도의적 책임은 당연한 일"이라며 "문제는 그것이 봉합 수준이나 쇄신 의지를 축소하는 것이 되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 공동대표는 "생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하더라도 당의 낡은 관행, 유산을 분명하게 쇄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 공동대표는 이어 "'재창당의 각오'로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며 "사태의 실체적 책임, 도의적·정치적 책임, 개선방안, 그리고 필요하다면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포함해, 당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확고히 설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대표단이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정희 공동대표는 심 공동대표의 발언 전 "가장 무거운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었다. 이 공동대표는 진상조사 결과를 놓고 발언하던 중 "근거가 부족한 의혹이나 의심에 기초한 추측을 배제"하겠다거나 "어떤 경선 후보자들에게 어떤 부정의 경과가 담긴 표가 주어졌는지 저는 백지상태"라고 하기도 했다.
유시민 "유권자들이 진상조사위 조사 결과 신뢰할 것"
유시민 공동대표는 전날 이의엽 당 정책위의장이 이정희 공동대표의 뜻이라며 "진상조사위원회의 공정성, 객관성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될 소지가 있다"고 말하는 등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불신감을 내비친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유 공동대표는 "진상조사위원회는 원래 구성될 때 조준호 공동대표가 '전권을 가지고 조사할 수 있도록 대표단이 합의하면 위원장을 맡겠다'고 하셔서, 공동대표 합의에 의해 전권을 다 위임해 드렸다"면서 "그래서 조사위원장을 맡으셨고,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셨고, 지극히 독립적으로 조사를 수행하셨다. 그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고 말했다.
유 공동대표는 "유권자, 시민들이 대체로 어제 진상조사위의 자체조사 결과를 신뢰하고 존중하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유 공동대표는 한편 통합진보당과 관련된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제가 이정희 대표님 보고 '하루 여유 줄테니 사퇴하라'는 얘기를 했다는 보도도 있고, 소리 지르며 싸웠다는 말도 보도되고 있는데 그런 일 없다"고 해명했다.
유 공동대표는 "당의 공동대표로서 19대 총선 비례후보 경선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 당원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사죄드린다"며 "책임 있는 결정들을 하기 위해서 약간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조금 여유를 주고 지켜봐주시면 공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꼭 보이겠다"고 호소했다.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대표단 회의에 참석한 조준호, 심상정, 이정희, 유시민 공동대표(왼쪽부터). ⓒ뉴시스 |
진상조사위원장을 맡았던 조준호 공동대표는 "노동운동을 한지 30년이 됐다"면서 "현장을 떠나 당에 온 지 두 달이 됐는데, 저한테 주어진 임무가 너무 무겁고 힘들었다"는 심정을 털어놓았다. 조 공동대표는 "어려움과 우리 안의 허물이 있더라도 드러내놓고 우리가 변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공동대표는 "당원동지들이 이제까지 걸어왔던 진보의 걸음, 열정, 열망과, 국민들이 기대하는 진보의 가치, 미래, 희망을 믿는다"면서 "단순히 외형적으로 몇 가지를 고친 모습이 아니라 안에서부터 바깥까지 환골탈태하는 모습으로, 국민들께 맞을 매는 맞고 변화할 것은 변화하는 모습으로 시작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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