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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시기 북중관계 어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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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시기 북중관계 어디로 가나

[中國探究]

최근 김정은이 당 대표자대회(4.11)와 최고인민회의(4.13)에서 당 제1비서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추대됨으로써 명실상부한 북한의 최고 지도자로 등극하였다.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 사망 이후 불과 4개월 만이다.

이처럼 북한이 큰 동요 없이 김정은 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주요동인 중 하나로 후견국인 중국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중국은 작년 말 김정일 사망 직후 주변국의 신중한 태도와 달리 가장 적극적인 조문 외교를 펼치며 김정은 체제의 안착을 지지·지원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한이 태양절(4.15)과 김정은 체제의 공식 출범을 맞아 광명성 3호를 탑재한 장거리 로켓을 발사(4.13)하면서, 북중관계의 변화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왜냐하면 향후 김정은 정권의 안정성과 지속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국가가 중국이기 때문이다.

만일 중국이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낮게 평가하고 대북정책을 전면 전환할 경우, 북한은 곤경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예로 중국이 안보리의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하고 개별 국가 차원의 제재마저 가동한다면, 북한은 생존을 위협받게 될 것이다. 최소한 중국이 탈북자를 전폭 지원하는 정책만 구사하더라도 북한체제는 간접적인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김정일 이후 김정은 정권에서도 북중관계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인가, 아니면 갈등을 노정하며 점차 약화되어 정책의 전환으로 이어질 것인가? 이에 대한 최근 국내의 관점은 강화론과 약화론이 모두 엇갈리고 있으나, 약화론에 방점이 두어진 듯하다.

실제로 김정은으로의 권력이양에 따른 북중 간 유대관계가 점차 약화될 것이라는 점, 중국의 대북 원조와 황금평 개발 등 경협 진척이 북한의 기대 수준이하라는 점,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해 중국이 깊은 우려를 표명한 후 안보리 의장성명에 동의한 점 등을 보면, 북중관계가 소원해졌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이외에도 중국과 북한 간에는 핵(미사일) 개발 및 보유문제, 개혁개방과 경협의 폭과 속도, 남북관계의 안정, 탈북자의 한국행 등에서 이견을 보여 왔고, 이에 대한 상호 입장을 조율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기도 하다. 게다가 김정은이 강성국가 건설을 위해 대담한 개혁개방이나 대외관계 개선과 같은 차별화된 정책을 시도하고 이에 따른 우호적인 주변 환경이 출현한다면, 북중 협력관계도 새롭게 조정되어야 할 것이다.

반면, 북중관계의 강화론은 변화보다 지속적 측면을 더 주목한다. 특히, 유훈통치를 수행하고 있는 김정은 체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구도가 변하지 않는 한, 북중관계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 본다.

즉, 중국은 북한의 안보·전략적 가치와 북한카드의 유용성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북한체제의 유지를 중시할 것이며, 더 나아가 중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북한의 정책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김정은 정권과의 소통을 확대할 것으로 예측한다. 경제위기와 외교적 고립이 심화되고 있는 북한 역시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지 않을 수 없어 북중관계에 내재해 있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북중관계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중국이 북한의 로켓 발사가 북미합의로 형성된 대화분위기를 저해하고 6자회담의 재개에 어려움을 초래했다는 불만을 가졌음에도, 관련국에 '냉정과 절제'를 강조한 점이나, 북한의 평화적 우주이용권을 옹호하면서 제재결의가 아닌 의장성명의 채택을 유도한 점, 그리고 다이빙궈 국무위원과 김영일 당 국제비서의 회담(4.20-24)을 통한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있는 점 등을 보면, 북중관계는 내면적 긴장감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표면적으로 긴밀히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된다.

종합하면, 북중 협력관계는 상호 완전한 신뢰형성 및 공동의 목표·이익에 기반 하기보다 상호 전략적 필요성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한계도 존재한다. 이는 상황과 환경이 바뀐다면 북중관계에도 균열이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현 한반도의 구도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중관계는 양국 간 정책 목표와 견해 차이 및 갈등을 조정하면서 협력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북한의 경제적 위기와 외교적 고립이 심화되면, 북한은 김정은의 방중을 통해 타개하려는 시도를 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입장에서도 김정은 정권 초기는 북한의 정책방향을 중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김정은을 포함한 새로운 지도부와의 접촉을 확대시킬 것이다. 특히, 금년 가을 중국의 5세대 지도부가 새롭게 형성되면 북한의 지도부와 상호 방문 및 정책협력을 활발히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화로 북중 간의 경제교류와 협력의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중국은 한반도의 긴장 억제와 안정적 관리 차원에서 접근하면서 북미 간의 중재를 통해 대화국면을 다시 조성하려고 시도할 것이다. 물론 중국의 의지대로만 이루어지 않을 수 있으며, 핵 실험을 포함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랬듯이, 북중관계는 근본적 전환 없이 일시적으로 이완되었다가 다시 복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우리의 입장에서 볼 때, 북중관계의 긴밀함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물론, 북중관계의 미래가 한반도의 안정 및 통일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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