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근 민주당 대표 권한대행은 24일 긴급 성명을 내고 "남과 북이 서로를 향해 위협발언을 하고 군사적 위협을 가하면서 위기의 상승효과를 낳고 있다"면서 "어쩌다가 남북관계가 이렇게까지 된 것인지 눈물이 날 지경"이라고 한탄했다.
문성근 대행은 "이명박 정부의 안보무능, 대북강경 일변도 정책이 오늘 우리를 불안과 위기의 상황으로 몰고 온 가장 큰 이유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한편으로는 "북한이 어제 남쪽을 향해 내놓은 위협발언에 대해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우리 국민 누구도 용납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는 등 양 측 모두의 자제를 촉구했다.
문 대행은 이어 좀더 직접적으로 "북의 새 지도부에게 다시 한 번 요구한다"면서 "대화와 평화의 자세만이 남과 북 공동의 번영과 통일을 여는 유일한 열쇠다. 새 지도부가 군부 중심의 강경책을 벗어나기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행은 "이명박 정부도 지난 4년 대북 강경책을 폐기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공존과 상호번영을 위해 6자회담 틀이 복원되도록 적극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행은 "민주당에는 지난 10년 남북 평화시대의 연 경험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다"며 "위기가 파국으로 치닫지 않도록 우리 민주통합당은 북과 대화를 열기 위한 초당적 행보를 해나갈 뜻이 있음을 밝힌다"고 정부와 여당에 제안했다.
▲2010년 11월 연평도 사태 당시의 모습. ⓒ뉴시스 |
통합진보당도 이날 우위영 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북한은 자극적 발언으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당국 또한 북한을 자극하는 발언과 행동을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남북 당국이 즉각 대화와 협력의 자세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국회 최루탄 투척사건'으로 유명세를 탄 통합진보당 소속 김선동 의원은 나아가 초당적 평화사절단을 꾸리자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이날 "연평도의 교훈은 이 땅에 다시는 포화가 터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국민들은 총선을 앞두고 시작된 남북 당국자들의 '말 대 말 전쟁'을 지켜보며 어디를 향해 가려는 건지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전쟁 불사와 대응 타격을 외치고 있는 남북 당국자들은 이제 섬뜩한 말 대 말 전쟁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면서 "국회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긴급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각 정당의 대표급 인사들과 국회의원들이 참여하는 초당적인 평화사절단을 빠른 시일 내에 구성해 남북 당국의 지도부를 만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평화사절단의 이름으로 남북 당국의 지도부를 만나는 데 함께해 달라"며 "여야를 막론하고 모든 의원분들이 초당적으로 함께 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김 의원의 제안에 대해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한편 전날 새누리당이 이상일 대변인 이름으로 낸 논평은 야권의 반응과는 달리 '평화'라는 단어가 아예 빠져 있었다. 새누리당은 "도발을 한다면 우리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 둔다"면서 "대한민국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즉각적으로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는 점을 북한은 유념하기 바란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새누리당은 북한에 대해 조롱하는 투로 "지금이라도 이성을 찾아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행동하기 바란다"면서 "도발을 꿈꿀 시간이 있다면 배 곯는 주민의 민생을 조금이라도 챙길 궁리를 해야 한다. 불량국가라는 오명을 씻으려면 정상국가 흉내라도 조금은 내야 하지 않겠는가"고 몰아세웠다. 새누리당은 "북한의 대남도발 위협을 규탄하고 북한의 자제를 촉구하는 대북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에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