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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차관' 박영준, 이인규 구속되자 최종석에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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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차관' 박영준, 이인규 구속되자 최종석에 전화"

민간인 불법사찰팀 '대포폰' 등 통화내역 추가공개

이명박 정부에 의한 민간인 불법사찰을 주도·실행해 온 청와대 및 총리실 관계자들의 '대포폰'(타인의 이름으로 개설한 휴대폰) 통화 내용이 17일 언론에 추가 공개됐다.

정부의 실세 중 실세로 꼽히는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은 국무총리실 차장 시절인 2010년 7월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긴급히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에게 전화를 걸어 3~4분가량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통화 시점이 구속영장 발부 직후인 점과 전화 발신지가 이 전 지원관의 변호를 맡은 서울 서초동 소재 모 법무법인이었다는 점 등으로 미뤄보아 박 당시 국무차장이 최 전 행정관 등에 이 전 지원관의 구속에 따른 대책 등을 논의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가능하다.

그러나 박 전 차관은 통화 사실 자체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차관은 신문에 "당시 서초동에 간 적이 없고 최 전 행정관과 통화한 기억도 없다"고 말했다.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 ⓒ연합뉴스

靑 민정수석실이 이영호에 증거인멸 지시?

또 이날 <한겨레>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증거인멸에 관여한 정황이 관련 공판기록에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진경락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이 지난 2월 중앙징계위원회에 제출한 진술서에 따르면 '청와대 민정수석실 비서관이 이영호 전 고용노사비서관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했다'고 돼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2010년 6월29일~7월9일의 기간 중 민정수석실 김두진 감찰 1팀장, 장석명 공직기강비서관, 김덕수 선임행정관 등이 진경락 전 과장 등 민간인 사찰을 저지른 총리실 직원들과 60여 차례 전화를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진 전 과장의 통화 내역에는 청와대 관용 전화도 8차례 등장했으며, 박영준 차장과 김석기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도 등장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김석기 전 청장은 용산참사 진압 강행의 주역이며 4.11 총선에서 경북 경주에 출마해 낙선했으나 30% 가까운 표를 받았다.

특히 증거인멸 범행 당일인 7월5일 장석명 비서관이 진 전 과장과 2차례 통화한 기록이 확인된 것은 주목된다. 지원관실 직원들과 20여 차례 통화를 주고받은 김덕수 선임행정관도 범행 당일 지원관실 직원 2명과 3차례 통화했다. 김 전 행정관은 구룡포재경향우회 임원으로 '영포라인' 인사로 분류된다.

MBC <PD수첩> 방영되자 청와대에서 전화 걸려와…

2010년 6월28일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에 대한 민간인 불법사찰을 다룬 MBC <PD수첩>이 방영되자 다음날 아침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1팀 직원에게는 청와대의 관용 휴대폰 번호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신문은 전화를 받은 인물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이 통화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후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대응을 보면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통화 4일 후인 2010년 7월2일 진경락 과장은 김종익 전 대표의 비리 의혹 자료를 만들어 조전혁 당시 한나라당 의원에게 전달한다.

김 전 대표의 비리 의혹을 쟁점화해 '물타기'를 시도한 것으로 읽힌다. 총리실 소속 직원이 여당 의원과 함께 이같은 '언론 플레이'를 기획한 것은 배후에 청와대가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하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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