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좀 봐달라"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관악을 문제와 관련해 "김희철 의원이 이미 재경선 요청을 거부하고 탈당해 버린 상태"인 만큼 "민주당에서 좀 서운하고 그런 점이 있더라도 저희 당의 대표인만큼 좀 양해해 주시고 갔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저희가 잘못이 있었고 그렇기는 하다"면서도 "그래도 민주당이 큰 당이고 저희보다 10배 많은 곳에서 단일후보를 내고 있지 않나. 그런 만큼, 저희 쪽이 부족하고 잘못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국민의 비판은 저희가 감당할 테니 민주당에서는 좀 너그럽게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재차 호소했다.
유 대표는 경기 안산단원갑 문제에 대해서는 "(통합진보당) 조성찬 후보의 잘못도 아니고, 누가 일부러 이렇게 한 것도 아니고, 전화여론조사가 가지고 있는 기술적 한계 때문에 늘 빚어질 수밖에 없는 일"이라며 "이걸 가지고 경선불복을 당 차원에서 해 버리면 (…) 진짜 전면적으로 깨진다"고 경고했다.
이에 진행자가 '그러면 민주당 입장에서는 관악을도 단원갑도 양보하라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유 대표는 "그러니까 좀 봐주시라는 거죠"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통합진보당이 스스로에게는 너무 무른 잣대를 대는 게 아니냐는 비판과 관련해서는 "제가 당사자 같으면 좀 다르게 한다"며 불편한 속내를 조금 내비치기도 했다.
유 대표는 "당 안에서도 지금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 길인지에 대해서 여러 의견이 있다"면서 "함께 논의하고 있지만 사실 이정희 대표가 결심하고 출마하겠다고 하면 저희가 막을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야권연대 전반이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은 아니며 위에 언급된 두 지역 등 일부의 문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뉴시스 |
민주당, 과연 '봐 줄'까?
'두 지역'만이 문제일 뿐이라는 것은 민주당 역시 인정하는 바다. 문성근 민주당 최고위원도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문제된 두 곳만 해법을 찾아내면 된다"며 "두 곳 이외에 몇 군데에서 후보들이 이의제기를 하고 계신데, 그것을 민주통합당 중앙당 차원에서 수용한 게 아니다. 그건 그 후보의 반발일 뿐인 거다. 그러니까 문제되고 있는 지역은 두 곳으로 한정짓는 게 맞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심상정 공동대표, 노회찬·천호선 공동대변인 등에게 패한 자당 후보들의 이의제기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문 최고위원은 현재의 위기 상황과 관련해 "정말 안타깝다"면서도 "큰 틀에서의 야권연대는 유지되어야 하고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희 대표의 사퇴와 관련된 의견을 묻자 문 최고위원은 "그 당 대표의 행보이기 때문에 옆 당에서 얘기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말을 아꼈다.
이에 진행자가 '민주당의 입장은 사실상 이 대표가 사퇴하라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문 최고위원은 "그렇게 얘기한 적 없을 거다. (…) 문안으로 그대로 이해를 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민주당이 성명을 통해 통합진보당의 '태산 같은 책임'을 요구하긴 했지만 '사퇴 요구'라는 직접적 표현을 쓴 바는 없다는 게다.
하지만 상대 당의 대표에게 '고운 말'로 예우를 갖추는 차원을 넘어, 민주당이 과연 유시민 공동대표의 읍소를 들어 통합진보당을 '봐 줄지'는 미지수다. 문성근 최고위원은 전날 밤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과 한명숙·이정희 대표 간의 만남 내용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며 "총선에 이겨야 된다는 다급함, 절박함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파국을 막으려고 노력을 하고 계신 것"이라고만 말했다.
부산 사상구에 출마한 문재인 고문은 전날 야권연대 위기 상황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급히 서울로 올라왔다. 광주 지원유세에 나섰던 이정희 대표도 문 고문의 제의에 다음날의 5.18 묘지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상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양 당은 모두 회동 사실이나 내용에 대해 확인하지 않고 있으나, 한편에서는 기존의 입장차가 커 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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