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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교체기의 중국, '내란설'까지 나도는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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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교체기의 중국, '내란설'까지 나도는 배경

[진단] "정치사회적 모순, 공산당 내부 수습 한계"

중국이 권력교체기를 맞아 심각한 노선투쟁과 계파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일(현지시각) 기공수련단체 파룬궁이 미국에서 운영하는 반체제 매체 <대기원시보>는 "무력까지 동원한 내란이 발생했다"는 소문을 전한 보도를 했고, 국내 일부 매체가 마치 확인된 사실처럼 이 매체를 인용한 보도를 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대기원시보>의 보도는 베이징에 거주하는 한 증권 소식지 편집자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그대로 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글에 따르면 지난 19일 밤부터 20일 새벽 사이에 베이징 시내에 대규모 무장경찰이 출동했었으며, 이것은 일종의 쿠데타로 지금은 군에 의해 진압된 상태라는 것이다.

또한 이 매체는 "이런 글의 내용이 사실인지는 확인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무력까지 동원된 상황인지 아닌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중국 공산당 지도부 내부에서 노선이나 계파가 다르다고 해서 유혈 숙청은 더 이상 없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은밀하게 갈등이 수습되는 전통이 흔들릴 정도로 이례적인 상황일 가능성은 있다.

▲ 보시라이가 충칭시 총서기직에서 해임된 사건 이후 중국 공산당 내부의 권력투쟁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관측들이 무성하다. ⓒAP=연합
"천안문 사태 이후 최대 정변"

주중 대사관은 이런 보도가 사실 무근이라고 밝히고 있고, 현재 외부에서 관찰하는 것으로는 어떤 상황이 벌어졌었는지 확인이 안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 등 서방언론들은 현재 중국에서 1989년 민주화 시위를 유혈진압한 천안문 사태 당시 강경진압에 반대하던 자오쯔양 전 공산당 총서기가 숙청된 사건 이후 최대 정변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할 만큼 뭔가 중요한 변화가 진행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덩샤오핑이 구축한 집단지도체제로 운영되고 계파간 합의에 따라 주요 결정이 이뤄지면서 지난 20여년간 권력투쟁이 외부로 노출된 경우가 거의 없는데, '제2의 마오쩌둥'이라고 불릴 정도의 인기몰이를 하던 보시라이 정도의 비중있는 인물이 갑자기 해임되는 상황이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에는 공산당 총서기를 비롯해 9명으로 구성되는 정치국 상무위원회라는 최고의 의사 결정기구가 있다. 보시라이는 오는 10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이 9인방에 들어갈 것이 확실시되던 인물이었다.

지난 14일 폐막된 전국인민대표대회 직후 보시라이가 해임되자 계파간 합의로 갈등이 일단 봉합됐지만, 본격적인 권력투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끝에 공신력 있는 매체는 아니지만 '내란설'까지 보도되는 상황까지 이어진 것이다.

"보시라이 인맥 숙청중"

홍콩의 권위지 <명보>는 지금 중국 각지에서 '홍색 지우기'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보시라이가 이른바 마오쩌둥식 개혁으로 도시와 농촌의 빈부격차없이 모든 인민이 잘살아보자는, 중국에서도 극좌파에 속하는 노선을 추구하다가 낙마했다.

이에 대해 보시라이를 해임한 것은 "반혁명적 정변"이라고 주장했던 쿵칭둥 베이징대 교수는 연락이 끊겨진 상태로 그가 진행하던 인터넷 방송 프로그램이 엊그제부터 중단됐다는 것이다.

또한 좌파 이념의 산실 역할을 했던 한 좌파 사이트는 일시 폐쇄됐다가 보시라이와 충칭과 관련된 내용들이 모두 삭제된 채 다시 문을 열었다고 한다. 또한 충칭시 내부에서 보시리아의 인맥에 대한 숙청작업도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홍콩과 일본 언론들은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보시라이가 부인의 수뢰 혐의 등과 관련, 현재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보시라이 전 서기가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에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다는 것은 완전히 실각한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보시라이가 낙마한 계기가 된 것이 가족의 부패 혐의와 관련된 수사였다는 내용의 조사보고서가 공산당과 정부의 고위 간부들에게 회람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후파와 장파 대립 구도"

일각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대결 구도를 묘사하기도 한다. 보시라이를 공개적으로 옹호한 상무위원 저우융캉이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에 반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후진타오는 공산주의청년단 계파이고, 저우융캉은 후진타오 전의 최고도자였던 장쩌민을 중심으로 하는 상하이방에 속하고, 보시라이는 혁명원로의 자제들로 구성된 태자당 출신이다.

그런데 상하이방과 태자당은 지금 연합전선을 형성해 공청단과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른바 후파와 장파, 즉 후진타오파와 장쩌민파의 실력 대결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다.

내란설도 공안기관을 장악한 저우융캉이 무장경찰을 동원할 능력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후진타오와 원자바오를 체포하려다가 군에 의해 진압됐다는 것이 핵심이다.

"공산당 내부 갈등, 조용히 봉합 못할 상황"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의 사회적, 정치적 모순은 장기적으로 지속불가능하다"면서 "공산당 내부에서 이 갈등을 언제까지나 수습할 수 없다는 것이 현재 중국 정치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의 진짜 의미"라고 지적했다.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에서 원자바오 총리가 "정치개혁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문화대혁명 같은 역사의 비극이 다시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지만,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10년을 돌이켜볼 때 그의 말이 실천에 옮겨진 적이 없다"면서 중국 내부의 갈등이 깊어갈 것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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