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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과 일자리, 두 마리 토끼 어떻게 잡나?

[미래연 주간논평] 소유-지배 구조 혁신이 답이다

국내 기업들의 기술혁신 활동이 과거 선진국 기술을 모방하고 추격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독창적인 제품 및 공정 기술을 개발하여 사업화는 탈 추격 단계로 진입하면서 인적자원의 중요성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우수 인재는 기업 경쟁력의 핵심 원천이며, 유능한 인력을 확보하여 이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기술혁신의 핵심 성공요인이다. 특히, 대기업에 비해 자본과 생산설비 등 물적 투자자원이 영세한 중소기업의 경우 인적자원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국내 중소기업들은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데 있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기술인력 부족 율은 대기업의 약 6배로 필요인력 수 대비 12.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이 우수 기술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원인은 급여와 경제적 보상을 이들이 기대하는 수준으로 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중앙회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1인당 부가가치 생산성은 1990년대 초반 대기업의 50% 수준이었던 것이 최근 들어서는 30% 수준으로 떨어졌고, 그에 따라 평균 임금은 대기업의 67% 수준에서 50% 수준으로 낮아졌다.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낮은 생산성과 저 임금으로 인해 구직자들이 원하는 수준의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양질의 노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전문대 졸 이상의 노동력은 전체 취업 가능인구의 약 40%인 965만 명에 이르지만,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는 전체 일자리의 24%인 581만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중소기업에서는「우수인력 유입 부족 → 기술혁신 부진 → 부가가치, 생산성 저하 → 대기업과의 임금격차 확대 → 우수인력 부족」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고, 대학을 졸업한 청년 실업자들은 일자리를 못찾고 있는 것이다.

한편, 현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소기업에 대한 R&D 지원을 늘리고, 인턴제 지원이나 고용 장려금 지원과 같이 고학력 청년층의 중소기업 취업을 장려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각종 지원 정책들은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문제의 근본 원인을 간과한 채, 대증적인 지원정책만 펼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인력난과 고학력 청년층의 중소기업 취업기피의 근본적인 원인들을 해소하지 못하고, 앞서 지적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으로의 우수인력 유입을 촉진하고, 이러한 인적자원을 활용하여 중소기업이 기술혁신을 가속화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선순환 체계를 확립하는데 있어서, 출발점은 중소기업의 소유 및 지배구조와 인력관리 시스템을 혁신하는 것이다. 젊고 유능할 인재들일 수록, 중소기업 취업 시 고려 사항으로 현재의 임금수준 보다도, 자신과 회사의 미래 성장 가능성과 성장의 과실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보상체계가 확립되어 있는가를 중시한다. 필자가 최근 조사한 씨디네트웍스(주), 슈프리마(주), 인피니트헬스케어(주), 이오시스템(주), 디케이산업(주) 등 벤처기업이나 기술집약적 중소기업으로 성공한 기업들은 종업원 지주제와 스톡옵션, 이익공유제, 교육훈련과 복리후생 제도를 확립하여, 우수 인재들을 유치하고, 이들을 활용하여 기술혁신과 세계시장 공략에 성공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비록 법적 형태는 주식회사로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으나, 최대 주주 겸 최고경영자인 대표이사와 그 가족 중심의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구조로 운영되고 있으며, 종업원들의 소유와 경영 참여는 대부분 배제되고 있다. 이러한 중소기업들은 인력을 가능한 싼 값에 이용하려고 할 뿐,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핵심 인력을 확보하고 육성하는데 시간과 자금을 투자하지 않는다.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소유 및 지배구조 혁신과 연계하여야 할 것이다. 폐쇄적인 소유와 지배구조로 우수 인력의 확보와 유지에 무관심한 중소기업에 대해서 정부가 연구개발 자금이나 고용 장려금을 지원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다. 향후 정부는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일정 수준으로 소유와 지배구조를 개방하고, 종업원들의 소요 및 경영참여가 보장 된 중소기업을 선별하여 지원하는 제도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 연구개발 자금과 고용 지원뿐만 아니라, 신용보증이나 기술보증에 의한 융자자금 지원, 벤처캐피탈을 통한 투자자금 지원 등도 지원 대상 중소기업을 선정하는 기준으로 소유 및 지배구조 혁신 정도를 포함해야 한다.

* 한국미래발전연구원 주간논평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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