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비핵화 3차 대화 "다소 진전"

데이비스 美 대표 "유용한 회담이었다"

북한 비핵화 문제를 다루기 위한 북미 간의 3차 고위급 회담이 23~24일 이틀 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렸다. 양측은 상당한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의 글렌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24일 회담 종료 후 숙소인 웨스틴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회담 결과에 대해 "다소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데이비스 대표는 "영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을 포함한 비핵화 문제, 비확산, 인도주의적 문제, 인권 등을 모두 논의했다"고 회담에서 다룬 주제 범위를 소개했다.

그는 "유용한 회담"이었다면서 한국 정부 측에도 이번 회담에 대해 "내실있고 유익한 대화"였다는 내용을 공식 통보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6자회담 재개의 돌파구가 마련됐냐는 물음에는 "그건 너무 나간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김계관 외무성 1부상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대표단의 입장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관심은 양측의 합의 수준과 내용에 쏠린다. 당초 하루 예정이었던 회담이 전날 계획에 없던 만찬에 이어 이날 오전까지로 연장된 것도 북미 간의 논의에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북미 양측이 이번 회담에서 합의할 수 있는 '최고치'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 중단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를 약속하고, 미국은 북한에 최대 30만톤 분량의 알곡을 포함한 식량 지원을 확대하고 대북 제재를 완화 또는 해제키로 하는 정도가 아니겠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당초 미 국무부는 북한에 알곡 형태의 식량을 지원할 계획은 없으며 특수제작된 유아용 영양식 등을 지원한다는 뜻에서 '영양 지원'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왔다.

하지만 데이비스 대표는 이날 오전 회담장으로 가는 길에 '영양지원 확대와 알곡을 포함시키는 문제를 고려하고 있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든 이슈를 논의하고 있다"면서 "어제 북한이 그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고 <연합>이 전했다.

다음날인 25일 방한하는 데이비스 대표 일행이 한국 외교통상부와의 만남에서 회담 내용을 어느 정도 풀어놓을지와 일행의 귀국 후 미 국무부의 발표 내용 등도 주목된다.

한편 이번 회담은 지난 연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전 진행된 1,2차 대화에 이어 북미 간의 비핵화 대화가 '김정은 체제' 하에서도 이어지고 있다는 면에서 대외정책 분야에서도 김정일의 '유훈'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