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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언론 "한국, 세계 최고 수준의 親 원전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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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언론 "한국, 세계 최고 수준의 親 원전 국가"

"아시아에서 탈핵 여론 고조…정부·업계 저항 만만치 않아"

일본의 후쿠시마(福島) 사태 이후 일본은 물론 원전 산업이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한국과 몽골, 대만 심지어 중국에서도 반핵 정서가 커지고 있으며 관련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고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가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일본 요코하마(橫濱)발 기사에서 아시아 전역의 활동가들이 반핵 여론이 고양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요코하마에서는 지난 14~15일 시민단체 등이 주도한 '탈원전 세계회의'가 열렸다.

신문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원자력에 친화적인 국가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인터뷰에서 "후쿠시마 사태 이전에는 원전 산업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면 수백 개의 '악플'이 달렸지만 사태 이후로는 수십 개 수준"이라며 한국 내 여론의 변화를 설명했다.

신문은 과거 한국의 핵에너지 반대 운동은 환경단체들이 주를 이뤘지만 지난 10개월 동안에는 종교계와 노동계, 지식인들이 가세하는 등 반핵 여론이 커지고 있는 양상을 소개하며 지난달 한국 정부가 삼척과 영덕을 신규원전 후보지로 선정한데 대한 항의 시위가 열렸다는 소식도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과 일본의 활동가들이 다음달 11일 후쿠시마 사태 1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311명의 대중문화계 인사들과 정치인, 과학자, 시민사회 활동가 등의 서명을 받아 '탈원전 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선언문에는 27일 현재까지 200명이 서명했다.

신문은 탈원전 선언을 주도하고 있는 '동아시아 탈원전 자연에너지 네트워크'에 대해 관심을 보이며 동아시아 지역 전체를 무대로 공동 행동과 행사를 벌이고 정보를 공유한다는 구상에 대해 전했다. (☞관련기사 보기)

한편 대만의 마잉주(馬英九) 총통은 현재 운영중인 원전 3기의 가동 수명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이는 집권당인 국민당의 정책 기조에는 반하는 것이다. 대만에서는 지난해 4월 1만5000명이 참여한 탈원전 시위가 열린 바 있다.

몽골에서는 지난해 봄 미국과 일본이 자국 내 핵폐기물 처리장을 건립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가자(☞관련기사 보기) 여론이 들끓었다. 몽골 녹색당은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의 방문에 맞춰 반대 시위를 조직하고 기자회견을 열었으며, 시민 6000명의 반대 서명을 받아 당국에 전달했다. 결국 차히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은 협상 중단을 지시해야 했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에서 원전 산업은 여전히 강력한 기반을 갖고 있으며 여론 또한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특히 경제 논리가 주요 반대 논거가 되고 있다.

중국 동북부 다롄(大連)시에 위치한 환경단체 '웨이란 다롄'(푸른 다롄)은 자신들이 반핵 이슈를 집중 제기하려 하고 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정부가 이 주제에 대해 매우 민감하다"고 말했다. 몽골에서는 지난해 핵폐기물 처리장 건설 반대 여론이 높은 와중에도 우라늄 탐사 활동은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한국 정부 당국자들은 지난해 11월 원전 산업을 수출의 중심으로 육성할 것이라는 전략을 재확인했다.

크리스토퍼 렌 스웨덴 안보개발정책연구소(ISDP) 연구원은 "아시아 각국 정부는 산업적 규모의 대체 에너지를 적정 가격으로 활용할 수 있을 때라야만 원전 의존도를 줄일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반핵 활동가들의 규모가 작기 때문에 정부가 그들의 요구를 계속 무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동아시아 탈원전 자연에너지 네트워크' 발족식. ⓒ프레시안(채은하)

후쿠시마 원전에서 저농도 오염수 유출사고

사태의 진원지 일본에서는 지난 주말에도 원전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교도통신> 등은 후쿠시마 원전의 냉각 시스템에서 방사능 오염 물질을 포함한 냉각수 등이 유출됐다고 전했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29일 추운 날씨로 인한 배관 동파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누수가 원전 내 14개 지점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후쿠시마 원전 4호기 저수조 냉각장치에서 40리터가량의 물이 새어나왔으며 다른 지점에서도 유출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폐연료봉을 보관중인 저수조의 냉각이 2시간 동안 중지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다른 지점에서 유출된 정화 후 오염수 등을 합친 유출된 물의 총량은 600리터 남짓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전력은 유출수가 하수 시설로 유입됐다면서 이 물이 바다로 흘러들어갔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바다로 유입된 물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출된 물 중 일부는 정화 시설을 한 번 거친 저농도 오염수여서 소량이긴 하지만 방사능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또 향후 저수조의 온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대한 불안도 일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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