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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영덕 신규원전 후보지 선정 강행…"백지화까지 싸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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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영덕 신규원전 후보지 선정 강행…"백지화까지 싸울 것"

한수원 발표에 "시대 거스르는 정부" 야당, 시민사회 반발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도 '원자력 확대' 방침을 펴고 있는 정부가 신규원전 부지 선정을 강행해 파문이 일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2일 "신규 원전 건설 후보지로 경북 영덕군 영덕읍 일대.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일대 등 2개 지역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한수원은 "이번에 선정된 후보 부지는 (발전용량 140만kw짜리) 원전 4기 이상의 원전을 지을 수 있는 규모"라고 밝혔다. 한수원 관계자는 "정밀조사에서 큰 문제가 없다면 두곳 모두 원전 부지로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은 2012년 상반기 선정된 후보부지에 대한 사전 환경성 검토를 시행하고 지식경제부와 관계부처 협의 등을 거쳐 2012년 말 부지를 확정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착공에서 완공까지는 12년이 걸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규원전 후보지로 지정됐다고 해도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면 후보 부지에서 해제될 수도 있다. 전두환 정권 때인 1982년 전국 9곳이 원전 부지로 선정된 바 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1998년 일제히 해제된 바 있다. 이번에 후보지로 지정된 삼척과 영덕도 이미 원자력 발전소 부지와 방사능폐기물 처리장 부지로 선정됐다가 주민들의 반대로 철회된 경험이 있는 지역이다.

삼척은 1982년 다른 8곳의 지역과 함께 원자력발전소 부지로 선정됐다가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1998년 전면 백지화됐다. 영덕은 1989년 방사능폐기물 처리장 후보지로 지정되어 주민들이 반대운동을 벌였고 이후에도 2003년, 2005년에도 거듭 지정되면서 주민들간의 갈등이 커졌다.

"후보지가 완전히 백지화될 때까지 싸워나갈 것"

한수원이 신규원전 부지 선정을 강행하자 야당, 시민사회는 즉각 비판 기자회견을 여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핵없는 사회를 공동행동은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핵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은 이날 낸 성명에서 "신규 핵발전소 후보지 선정은 우리나라 전체를 탈핵 발전이라는 세계적 흐름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만들고 있다"면서 "한수원이 발표한 신규 핵발전소 후보지는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이번에 후보지로 지정된 삼척과 영덕은 그간 핵 관련 시설을 선정했다 백지화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혼란이 말할 수 없이 큰 지역"이라며 "그간 지역갈등과 혼란에 대해 정부가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기는커녕, 한수원을 앞세워 또다시 갈등을 유발시키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우리는 앞으로 신규 핵발전소 후보지가 완전히 백지화될 때까지 싸워나갈 것"이라며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 문제를 사회쟁점화 시켜나가고, 이를 위해 모든 정당, 종교계, 시민사회단체와 손잡고 적극적인 행보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 "원전 확대 반대", "야권연대의 핵심은 탈핵"

이날 기자회견에는 통합진보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사회당, 녹색당 등의 야당이 함께 신규 원전 부지 선정 반대 의견을 밝혔다. 민주통합당 이용선 대표는 이날 오전 환경단체와의 간담회에서 '원자력 축소' 정책을 재차 확인했다.

통합진보당 조승수 의원은 "후쿠시마 사고에도 원전 의존율을 높여가는 정부에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왜 예정된 위험, 예정된 재앙을 향해 가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 내년 총대선 과정에서 야권 연대의 핵심은 탈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녹색당 하승수 사무처장은 "어제 발표로 미래세대에 떠넘기는 핵폐기물 처리 부담과 사고 위험이 두배 이상 늘어났다. 미래세대를 위해서도 철회되어야 한다"고 촉구했고, 진보신당 홍세화 대표는 "탈핵 운동본부를 구성해 앞으로 탈핵을 이룰 수 있도록 끊임없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통합당 이용선 대표는 이날 오전 환경단체와의 간담회에서 "우리가 통합되면서 만든 정당 정책 중 원자력 발전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축소의 정책을 채택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통합당 김영환 의원은 "원전 정책은 현 정부가 아닌 다음 정부에서 책임져야할 문제"라고 비판하는 논평을 냈다. 김영환 의원은 "원전 정책은 현 정부에서 결정지을 일이 아니라 내년의 대선 과정을 통해 보다 밀도 있는 논의를 거쳐 다음 정권에서 책임지고 끌어나갈 문제"라며 "원전 안전에는 무감각하고 원전 진흥에만 몰두하는 현 정부가 나서서는 안된다"고 촉구했다.

한편 핵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과 신규원전 부지로 지정된 지역의 주민 등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정문에서 신규 원전 후보지 선정 규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또 이들은 오는 26일 신규원전 부지 선정 반대 1000인 선언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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