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그바자브 세렝게 전 몽골 녹색당 당수는 18일 서울 통인동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몽골의 원자력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라그바자브 세렝게 전 당수는 지난 14~1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탈원전 세계회의'에 참석했다 환경운동연합, 탈핵교수모임 등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몽골의 우라늄 매장량을 150만t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우라늄 채굴권을 두고 미국, 러시아, 일본 , 프랑스 등 각국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고 한국 역시 몽골 정부와 정상회담에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몽골은 안팎으로 원자력 발전을 두고 몸살을 겪고 있다. 우라늄 채굴, 원자력 발전소 건설, 핵 폐기장 건설 등의 원자력 이슈가 한꺼번에 얽혀 있고 몽골을 둘러싸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 등도 문제가 된다. 이 때문에 현재 녹색당이 집중하는 이슈 역시 △우라늄 채굴 반대 △원전 건설 반대 △핵 폐기장 건설 반대 등 원자력에 집중되어 있다.
▲라그바자브 세렝게 전 당수는. ⓒ프레시안(채은하) |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국제적인 비난 여론이 일었음은 물론 몽골 내에서도 반대 여론이 높았다. 라그바자브 세렝게 전 당수는 "애초에 정부에서는 비밀로 했지만 언론보도와 인터넷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도 알려졌다"며 "녹색당이 주도한 반대 서명운동에 6000명의 사람들이 동참하고 반대 운동 자체가 몽골 내 언론에서도 크게 다뤄지는 등 몽골 내에서 반대 여론이 크게 일었다"고 밝혔다.
국민들의 반대 여론에 부딪힌 몽골 정부는 일단 핵폐기물 저장소 협상을 중단한다고 밝힌 상태다. 몽골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외국이나 국제기구와 핵 폐기물 저장과 관련한 협상을 금지하는 행정 명령을 내렸고, 미국과 일본을 상대로 협상을 진행했던 대사를 파면했다.
라그바자브 세렝게 전 당수는 "국제 연대를 통해 정부를 이길 수 있고, 핵 발전 확산을 막을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정부의 발표를 완전히 믿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몽골 정부는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인데, 원전을 운영하면 핵폐기물이 생길 수밖에 없고, 그려면 폐기장 건설도 불가피 해진다"며 "원전을 추진 중인 것은 '핵폐기물이 들어오지 않게 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거짓말임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현재 몽골 정부는 오는 2020년 준공을 목표로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라그바자브 세렝게 전 당수는 "원전 건설 공사를 2012년부터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어느나라 어느 기업에서 진행하는지 등은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며 "일부에서는 한국의 모 기업이 부지 선정 조사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원자력 발전소를 짓는다고 해도 국민들을 위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몽골은 1년 중 320일이 맑은 날일 정도로 햇빛이 많은 나라라서 태양광 발전이나 풍력발전 등으로 충분한 발전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전 건설은 외국회사와의 비즈니스일 뿐"이라고 잘랐다.
라그바자브 세렝게 전 당수는 "현재 녹색당이 원내에 국회의원을 진출시키지 못해 원자력 반대 활동을 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오는 6월 열리는 선거에서는 국회 입성이 목표"라고 말했다. 몽골에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유입되던 1990년에 창당된 녹색당은 아시아 최초의 녹색당으로 몽골 헌법에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살 권리'를 명시하는 데에도 일정부분 역할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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