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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스 "금융시스템 붕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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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스 "금융시스템 붕괴될 수 있다"

"지금은 선진국의 소비에트 붕괴식 혼란 상황"

25일 개막한 '다보스포럼'이 '자본주의 전도장'이었던 예년과 달리 '자본주의 위기'를 논하는 자리가 되고 있는 가운데, 단연 조지 소로스의 발언들이 주목받고 있다.

소로스는 다보스 포럼 전후 기자회견 등 발언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금은 내 생애 겪어보지 못한 상황으로 세계 금융시스템이 붕괴될 위기에 처해있다"거나 '부의 불평등이 극심해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많이 거두지 않으면 안된다"는 등 소신을 펼쳤다.

또한 소로스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신년연설에서 언급된 '부자 증세'에 대해 찬성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뉴스위크> 최신호는 다보스 포럼 참석에 앞서 가진 소로스와의 단독인터뷰를 실어 최근 소로스가 유럽과 미국 등의 경제 및 사회적 상황에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종합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다음은 이 기사의 주요 내용(☞원문보기)이다.<편집자>
▲ '헤지펀드 제왕'으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가 25일 개막된 다보스 포럼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과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본주의 체제의 근본적인 위기 상황에 대해 강도 높은 경고를 하고 있다. ⓒAP=연합

"현대사에서 가장 위험한 '악의 시기'에 직면"

뉴욕 7번가에 높이 솟아있는 빌딩 33층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소로스(81)는 다보스로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그는 이제 돈을 더 번다는 것보다 '살아남기'에 더 관심이 많았다. 그는 "요즘 같은 때에는 살아남는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재산 지키기에 힘쓸 때"라는 의미보다는 "재앙을 피해야할 때"라는 의미로 한 말이었다.

소로스는 지금 세계는 현대사에서 가장 위험한 시기에 속하는 '악의 시기'에 직면해 있다고 보고 있다.

유럽은 혼란과 갈등에 빠져들 위기에 처해 있다. 그는 미국에서도 정부가 시민의 자유를 극적으로 축소하는 강경 진압에 나설 정도로 거리의 폭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글로벌 경제체제 자체가 완전히 붕괴될 가능성도 경고했다.

"금융시스템 붕괴 상황 올 수도"

소로스는 "현재 우리는 1930년대 대공황과 여러모로 비교될 정도로 극도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면서 "선진국이 전반적으로 긴축모드에 들어가 있는데, 이로 인해 스태그네이션 이상의 심각한 경기침체가 10여년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가 경제가 위축되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고, 최악의 경우에는 금융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로스는 어린 나이에 아우슈비츠에 끌려가 죽을 뻔했던 개인적인 역경의 세월과 소련의 붕괴 당시의 상황 등을 거론했다. 현재의 글로벌 경제위기가 그만큼 예사롭지 않고 예측 불가능하다는 점을 역설하기 위해서였다.

소로스는 "소비에트 체제가 붕괴한 것은 매우 특별한 사건이었으며, 지금 선진국에서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효율적 시장 가설 무너져…오류의 시대'로 전환해야"

소로스는 "효율적 시장 가설, 즉 시장은 합리적이며, 자율 규제로 재앙을 피할 수 있다는 믿음이 무너진 것은, 정치체제로서 마르크스주의가 붕괴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면서 "완벽한 지식을 가정한 이런 신념은 현실과 매우 동떨어진 것이며, 이제 우리는 '이성의 시대'에서 '오류의 시대'로 전환해야 문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로스는 "유로화가 무질서하게 붕괴되는 사태가 일어나면 유럽은 수백년 동안 유럽을 분열시켰던 정치적 갈등이 재현될 것"이라면서 외국인 혐오 같은 극단적인 형태의 민족주의가 발호할 것을 경고했다.

소로스는 올해 그리스가 공식적으로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을 절반 이상으로 보고 있고, "유럽의 지도자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라, 사태를 봉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만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중국이 구원투수될 거라는 기대 버려라"

또한 소로스는 중국이 유럽의 구원투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에 대해 "중국이 도와줄 것이라는 기대는 버려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소로스는 유로화 자체는 살아남을 것이라 전망했다. 반면 미국에 대해서는 경제적, 사회적 분열이 심화될 것으로 보았다.

그는 자본주의에 대한 환멸을 표출한 월가 등에 대한 '점령시위'에 동조하면서 "주주나 채권자보다는 납세자에게 비용의 대부분을 떠넘긴 금융권에 대한 구제금융에 대해 사람들이 좌절하고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월가 점령시위는 초기 단계로 시위의 구심점이 없는 상태지만, 발전해 나갈 것"이라면서 "제도권 좌파들이 수십년 동안 의제로 삼지 못한 문제를 현안으로 부각시켰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소로스는 미국 사회에 분노가 커지면서 거리의 폭동이 일어날 것이 불가피하며, 이 폭동에 대한 대응이 폭동 자체보다 더 심각한 사태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폭동은 법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강경 진압의 명분이 될 것이며, 억압적인 정치체제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개인의 자유가 훨씬 제한된, 미국의 전통적 가치가 상실되는 체제로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로서는 오바마가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소로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 좋은 정치를 해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좀 실망한 상태"라면서 "여전히 민주당 지지자이기는 하지만, 그들의 단점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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