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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 '디스토피아'의 씨앗이 뿌려졌다"

[진단] "1%가 다 가져가는 시스템으로 자본주의 장점 사라져"

25일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29일까지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포럼)의 올해 주제는 예년처럼 세계화에 따른 장밋빛 미래가 제시되는 행사가 아니라, 사실상 '디스토피아'에 대한 우려가 지배하게 될 전망이다.

이번 다보스 포럼의 주제도 이런 상황을 반영해 '거대한 변혁:새로운 모델의 모색'으로 정해졌다. 그러나 행사 개막 전부터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암울하다.
▲ '다보스 점령시위대'가 세계경제포럼 행사장 주변에서 자신들의 캠프에서 얼음으로 이글루를 짓고 있다. ⓒAP=연합
"점령시위대, '이글루 캠프'에서 진을 치고 있다"

24일 <로이터> 통신은 "월가 등 세계적인 운동이 된 '점령시위' 참여자들이 다보스에 모인 '슈퍼리치 1%'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얼음으로 만들어진 '이글루 캠프'에 진을 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이런 상황은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표출된 분노를 WEF에 모인 세계 금융 및 재계 지도자들에게 상기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캠프 이글루'를 조직한 스위스 좌파 청년동맹 리더 데이비드 로스는 "다보스 포럼은 사회의 1%가 다른 사람들을 배제한 채 회의를 열어 99%의 운명을 결정하는 주제로 토론하고 협상하는 행사"라면서 "소수의 특권층이 경제와 금융을 장악하는 사회는 나머지 구성원들에게 독재사회이며, '1인 1투표'라는 민주사회의 원리는 사라지고 '1달러, 1투표'의 현실이 된 이런 사회를 우리는 바꾸길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다보스 포럼 행사에 앞서 지난 주말 몇 차례 산발적인 시위가 있었다. 취리히에 있는 스위스중앙은행 담벼락에는 'WEF를 분쇄하자'라는 낙서를 쓴 두 사람이 경찰에 체포됐고, 수도 베른에서 WEF에 반대하는 시위가 경찰에 의해 진압됐다.

"디스토피아의 씨앗이 뿌려졌다"

이 통신은 "이런 시위가 아니더라도 WEF는 자본주의가 처한 상황에 대해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보고서를 이달 초에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다보스 포럼 측이 지원해 469명의 전문가와 재계 지도자들에 대한 설문조사로 작성된 '글로벌 리스크'라는 이 보고서는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세계화의 진전과 전세계의 성장세가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이 보고서는 청년층 실업과 연금에 의존하는 은퇴 생활자들이 늘어나고, 빈부격차가 심화되면서 '디스토피아의 씨앗'이 뿌려졌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 발간을 지원한 WEF의 집행이사 리 호웰은 "중산층이 옅어지고 있으며, 이런 현상이 단순히 경기순환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말했다.

1971년 다보스 포럼을 창설한 클라우스 슈바프 WEF 회장도 "사회적 분열과 보호주의, 민족주의와 포퓰리즘에 휘말려 글로벌 경제가 악순환에 빠져 유토피아의 반댓말인 디스토피아의 세상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스템 마비시킨 탐욕, 불평등, 노동자 권리 침해"

WEF가 1200명의 전문가들을 상대로 조사해 2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응답자 54%가 중대한 지정학적 분열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다. 이런 수치는 지난해 4분기의 36%에 비해 훨씬 높아진 것이다.

26일 WEF 연설자로 나서는 데이비드 캐머론 영국 총리는 "통제받지 않은 자본주의로 인해 일부 경영진들은 성과는 별로 인데도 후한 보수를 챙기는 식으로 리스크와 보수의 상관관계가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앞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빈부 소득 격차가 30년래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OECD 수석 이코노미스트 피에르 카를로 파도앵은 "불평등은 우리의 미래 번영과 사회안정에 중대한 위기요인"이라면서 "성장을 위한 개혁과 함께 일자리 창출과 소득 격차가 악화되는 것을 막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25일 첫번째 토론에 참석해 이 토론의 주제 "20세기 자본주의는 21세기 사회에 맞지 않는가?'에 대해 발언할 국제노조연맹(ITUC) 사무총장 섀런 버러는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너무 단순하다"면서 "비정상적인 탐욕, 불평등, 수요 붕괴를 초래한 노동자의 권리 침해 등으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재계가 명실할 일은 수요가 이렇게 계속해서 붕괴하게 되면 그들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슈왑 회장 역시 "자본주의의 장점이 지나치게 왜곡된 보수체계로 부패했다면서 "경영진이 최저임금 노동자들보다 20배 이상 가져가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톰슨로이터 통계에 따르면, 특히 미국은 CEO의 평균 보수가 노동자 평균 임금의 142배에 달한다.

래리 서머스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미국인의 40%가 자본주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통계를 인용하며, 세계 경제 지도자들이 크게 각성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세계사회포럼, 어느때보다 자본주의 성토 열기 뜨거울듯

WEF의 '안티 테제'로 올해 12회째를 맞는 세계사회포럼(WSF)은 어느때보다 직접적으로 자본주의를 성토하는 열띤 행사가 될 전망이다.

올해 WSF는 '자본주의의 위기-사회적·환경적 정의'라는 주제로 24~29일 브라질 남부 리우 그란데 도 술 주의 포르토 알레그레, 카노아스, 노보 암부르고, 상 레오폴도 등 4개 시에서 열린다.

"자본주의가 위기에 처했다"는 인식 아래 시작한 WSF는 2000년, 2001년, 2002년, 2003년, 2005년에는 포르토 알레그레, 2004년에는 인도 뭄바이에서 개최됐다.

2006년에는 아프리카 말리,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파키스탄 카라치 등 3대륙 3개 도시에서 동시에 개최됐으며, 2007년에는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열렸다.

2008년 행사는 '지구 행동의 날'로 대체되면서 전 세계 72개국에서 분산 개최됐으며, 2009년에는 브라질 북부 파라 주 벨렝, 2010년에는 포르토 알레그레에서 열렸다. 2011년 행사는 세네갈 다카르에서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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