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에 기반을 둔 세계 언론인들의 연대체 '국제중동미디어센터'(IMEMC)와 인도 영자신문 <더 힌두> 등 외신은 10일(현지시간) 9000명 가량의 미군 병력이 향후 몇 주 내로 이스라엘에 상륙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동의 <알아라비야> 방송은 지난 8일 미군 병력이 "이미 도착했다"고 이스라엘 현지 매체를 인용해 전하기도 했다.
배치되는 미군 병력에는 1척의 항공모함과 공군 병력, 미사일 요격팀, 해병대, 기술자와 정보분석가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항공모함은 단 1척이라 해도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이어서 중동 현지에서는 이란과의 전쟁이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불안이 치솟고 있다고 <알아라비야>는 보도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벌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방공 훈련, 일명 '혹독한 도전-12'를 위해 파견된 병력이지만, 미국 제3공군사령관인 프랭크 고렌크 중장은 최근 IMEMC 소속 언론인들과의 인터뷰에서 미군의 이같은 움직임은 "훈련"이라기보다는 "배치"(deployment)에 가깝다고 말했다. 미-이스라엘 연합군은 이란에 대한 선제공격 등 모든 상황에 대해 준비를 갖추리라는 것이다.
또 <알아라비야>는 이스라엘 우파 언론 <데브카>를 인용해 미군이 이스라엘 내에 기지를 건설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기도 했다. 파견된 9000명 중 다수가 올해 말까지 이스라엘에 머문다는 점도 주목된다.
▲바레인을 기항지로 하는 미 해군 5함대의 핵심 전력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호(號). 이 항모는 이미 페르시아만 인근으로 들어왔다. 미국은 항모 1대를 포함한 미군 9000명을 이스라엘에 '주둔' 시킨다는 계획이다. ⓒAP=연합뉴스 |
가이트너 美 재무, 중국 압박했지만 성과 없어
한편 미국은 이란에 대한 외교적 공세도 늦추지 않고 있다. 11일 중국을 방문한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중국 고위당국자들의 만남에서 위안화 환율 문제와 함께 이란 제재 동참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이트너 장관은 전날 왕치산(王岐山) 부총리를 만난데 이어 이날은 리커창(李克强) 상무부총리,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과 잇따라 면담을 가졌다.
이란은 핵무기 개발 야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제재 차원에서 이란산 원유에 대해 수출금지 조치를 하는 초고강도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다. <AP> 통신에 따르면 가이트너는 이같은 행보에 중국도 동참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최대 고객이다.
그러나 중국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근거로 제시되고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도 명확한 증거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닌 만큼 미국의 제재는 일방적이고 부당하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류웨이민(劉爲民)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이란 핵 문제로 (석유 수입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서 "중국과 이란 간 에너지 협력은 유엔 안보리의 어떤 결의도 위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류 대변인은 미국의 국방수권법을 겨냥해 "한 나라의 국내법이 국제법 위에 올라서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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