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5명 전부가 여성이고
남자라곤 늙은 목사 하나뿐인데
형광등이 3개나 고장 났다.
어둡다.
험한 일을 하는 사무실일수록 밝아야 하는데
어둑하니 안 좋다.
새 형광등을 사다놓았지만 엄두가 안 난다.
내가 40에도 형광등 갈다 깨먹은 사람인데
60대니 오죽하랴 싶어서
차일피일 하던 어느 날
점심 후 졸고 있는데
두런두런 소리가 나더니 누가
"목사님 여기 좀 봐요."
한다.
태국 남자가 책상에 올라가 까치발을 뜨고 형광등을 끼고 있다.
하지만 홈에 잘 안 맞는지 낑낑댄다.
순간
"내려와!"
하더니
다른 태국인이 올라가 척척 낀다.
작업에 걸린 시간은 모두 합해야 1분 정도.
형광등 3개가 들어오니 방이 환하다.
여직원 하나가 웃으며
"남자가 왜 없어요?"
한다.
그러고 보니
지난 5년 동안
고충을 호소하러 제 발로 찾아온 남자만 만 명이 넘는데,
이들이 다 기술자다.
형광등 가는 정도가 아니라
센터 건물을 통째로 부수고 다시 지으래도 지을
기술남들이
천지 삐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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