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은 18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의 최고존엄을 모독하고 북침전쟁연습 소동에 계속 매달리며 반공화국 '제재' 책동에 광분하는 한 그 어떤 북남대화도 절대로 있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담화에는 지난 3월부터 이어져 온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키리졸브와 독수리 훈련에 대한 비난이 이어졌다. 조평통은 "조선반도에 최신 전쟁장비들을 대대적으로 끌어들이며 군사연습을 벌리는 적대행위와 북침전쟁책동이 계속되는 한 북남대화나 북남관계 개선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며 "도대체 미국과 함께 최신 핵전쟁 장비들을 총동원하여 '독수리' 합동군사연습을 계속 강화하면서 대화니 뭐니 하고 말할 있는가"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에 대한 적대행위를 철회해야 한다며 "원래 남조선당국이 진정으로 대화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면 우리가 충고한대로 뒤늦게라도 우리의 존엄을 모독하는 행위를 일체 중지하고 북침전쟁연습과 반공화국소동을 걷어치우며 앞으로도 그러한 적대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것을 온 민족 앞에 확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북한은 18일 조평통 성명을 통해 자신들에 대한 적대시 행위를 철회하지 않으면 남북대화는 없다고 엄포를 놓았다. 사진은 지난 14일 조평통 대변인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답한 내용을 발표하는 조선중앙TV 아나운서 ⓒ연합뉴스 |
북한은 이날 발표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성명에서도 대화를 위해서는 적대적 행위를 철회하는 것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책국 성명에서는 한미 양국이 대화와 협상을 바란다면 "우리를 반대하여 벌려온 모든 도발행위들을 즉시 중지하고 전면 사죄"해야 하며 "다시는 우리 공화국을 위협하거나 공갈하는 핵전쟁연습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것을 세계 앞에 정식으로 담보하여야"하고 "남조선과 그 주변지역에 끌어들인 핵전쟁수단들을 전면적으로 철수하고 재투입시도를 단념할 결단"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발표한 조평통 담화와 국방위 정책국 성명에서 대화의 장애물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독수리 훈련을 수차례 언급했다. 이에 따라 이달 말까지 계획되어 있는 독수리 훈련이 끝나기 전까지 개성공단을 포함한 남북대화가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북한 조평통 담화에 대해 "상투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며 "우리를 포함해 미국이 했던 대화의 의미와 의도를 외면한 반응"이라고 평가했다. 이 당국자는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침략하려는 국가는 어디에도 없다"면서 "북한은 무리한 주장을 하지 말고 한국과 국제사회가 밝히고 있는 것처럼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행동으로 올바른 선택을 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조평통 담화에는 개성공단에 대한 북측의 입장도 포함됐다. 담화에서 "남조선당국은 개성공업지구 문제만을 떼여놓고 오그랑수(술수)를 쓰려고 하지만 공업지구 사태로 말하면 현 북남관계 정세의 집중적 반영"이라며 "개성공업지구를 위험천만한 전쟁발원지로 만들려 하면서 '운영 정상화를 위한 대화'요 뭐요 하는 것은 한갖 요설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현재 개성공단에 체류하고 있는 우리 국민 200여 명의 인도적 상황을 보장해야 한다"며 개성 현지 주재 인원들의 기본 생활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난 17일 개성으로 들어가려던 입주기업 대표단의 방북 신청을 북한이 불허한 것은 부당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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