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美 군사법원, '위키리크스' 매닝 청문회서 피고측 요청 연달아 기각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美 군사법원, '위키리크스' 매닝 청문회서 피고측 요청 연달아 기각

법관 기피신청 거부…신청 증인 38명 중 2명만 수락

정보공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에 미 국방부와 국무부의 비밀 자료들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미 육군 일병 브래들리 매닝에 대한 청문회가 17일(현지시간) 이틀째 계속됐다.

전날부터 약 닷새간 열릴 것으로 보이는 이 청문회는 매닝 일병에 대한 군사재판을 열기 위한 절차이며, 지난해 5월 체포된 매닝 일병이 공식적인 목소리를 낼 19개월 만의 첫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미 군사법원은 청문회를 주재할 사법 당국자에 대한 피고인 측의 기피 신청을 기각하고, 총 38명의 피고인측 신청 증인 중 2명의 출석만을 허가해 피고인측 변호인으로부터 항의를 받았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매닝 측 변호인단은 청문회를 주재하는 법무관 폴 알만자 중령이 피고인에 대한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인물이라며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전날 군사법원은 이를 기각했고 알만자 중령은 예정대로 청문회를 진행했다.

또 피고인 측이 신청한 38명의 증인 증 단지 2명의 출석만이 허가된 것은 매닝이 적절한 변호를 받을 수 없음을 의미한다는 변호인단의 주장 역시 기각됐다. 앞서 매닝 측이 신청한 증인 목록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포함돼 있어 여론의 관심이 쏠렸었다. (☞관련기사 보기)

이날 변호인 측은 동성애자인 매닝이 동성애에 적대적인 군의 환경 속에서 큰 스트레스를 받아 정신적‧감정적 문제를 겪고 있었다면서 이런 상태에 처한 매닝에게는 처음부터 기밀 자료에 접근할 권한이 주어지지 말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매닝의 책임에 앞서 군 당국의 관리 책임이 더 컸다는 지적이다. 매닝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위키리크스에 대한 자료 제공 행위는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자의 미군 복무를 금지하는 이른바 '묻지도 답하지도 말라'(DADT) 정책을 폐기하기 전에 이뤄졌다.

하지만 검찰 측은 매닝이 동성애자라는 것은 그의 혐의와는 무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틀 동안 진행된 청문회에서는 검찰 측 신청 증인 20명 중 6명이 출석했고 이 중에는 매닝의 혐의를 처음 고발한 전직 해커 에이드리언 라모도 포함됐다. 매닝은 라모와의 컴퓨터 채팅에서 자신이 위키리크스에 비밀 자료를 건넸다고 처음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변호인 측은 청문회 전반에 걸쳐 매닝의 폭로가 국가 미국에 큰 해를 가한 것은 아니며 오히려 공익에 큰 기여를 했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BBC> 방송은 전했다.

매닝 측 변호사 매튜 켐크스 소령은 이날 청문회에서 이른바 '부수적 살인' 영상으로 알려진 미군 헬리콥터에서 촬영된 비디오는 사실 비밀로 분류된 것이 아닌 '미분류' 상태였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4월 위키리크스 홈페이지를 통해 이 영상이 공개됐을 때 이는 국가 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밀'이라고 주장했었다.

▲위키리크스에 미국 정부의 비밀 자료를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브래들리 매닝(24) 미 육군 일병(왼쪽)이 17일(현지시간) 청문회를 마치고 미군 병사들에 의해 호송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이날 24세 생일을 법정에서 맞은 매닝은 조용히 앉아 듣기만 했으며 어떤 증언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그는 열심히 경청하는 한편 이따금씩 뭔가를 메모지에 적기만 했다.

매닝은 간첩죄 등 22개 혐의로 미 당국에 의해 기소된 상태이며 혐의 중에는 법정 최고형이 사형인 '이적죄'도 포함돼 있다. 미 당국은 사형을 구형하지는 않을 전망이지만 종신형을 주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청문회가 열린 매릴랜드주(州) 포트 미드 미군기지 밖에서는 100여 명의 시위대가 매닝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 중 일부는 "미국인들은 알 권리가 있다. 매닝을 석방하라"거나 "전쟁범죄에 대한 내부고발은 범죄가 아니다"라고 쓰여진 피켓을 들고 있었다고 <AP>는 전했다.

디트로이트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다는 미국 여성 줄린 조던(46)은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의 행동을 지지한다. 왜냐 하면 그는 미국 정부와 국방부가 저지른 끔찍한 일들과 전쟁범죄를 폭로했기 때문"이라며 "매닝은 영웅"이라고 말했다.

64세 남성 토드 앤더슨도 "매닝은 큰 용기를 보여줬다"며 "나라면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정말로 영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의 미국 대사관 앞에서도 매닝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