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타임>은 14일 (현지시각) '올해의 인물'의 가장 중요한 선정 근거는 좋건 나쁘건 그 해에 뉴스와 논란에서 가장 중심에 선 대상이며, 이 점에서 '시위자'는 올해 단연 뉴스와 논란의 중심에 섰다는 점을 들었다.
<타임>의 편집장 릭 스텐절은 <NBC> 방송의 '투데이쇼'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중동부터 유럽, 미국까지 장악했던 거리 시위대가 "이미 역사를 변화시키고 있고, 미래의 역사도 바꿀 것"이라고 선정의 의미를 강조했다.
다음은 '올해의 인물'과 관련한 커버스토리 중 스텐절 편집장이 직접 쓴 글의 주요내용이다.<편집자>
▲ <타임>이 올해의 인물에 특정 개인이나 단체가 아닌 '시위자'를 선정했다. |
최루탄과 총탄 세례에도 전세계에 거대한 시위의 물결
역사적 사건은 종종 나중에 알아볼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 과일행상을 하는 튀니지인 한 명이 광장에서 분신을 할 때 그가 튀니지·이집트· 리비아의 독재자들을 퇴진시키고, 시리아· 예멘· 바레인의 정권을 뒤흔들 시위를 촉발할 줄 예상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또한 이런 저항의 정신이 멕시코인들이 마약 카르텔의 테러에 대항하게 하고, 그리스인들이 무책임한 지도자들에 맞서 거리 행진에 나서고, 미국인들이 소득 불평등에 항의하며 공공장소를 점령하고, 러시아인들이 부패한 독재정권에 맞서 결집하도록 자극하리라고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시위가 발생한 나라들의 인구를 합치면 최소한 30억 명이 되며, '시위(protest)'라는 단어가 올해처럼 각종 언론 매체 보도에 압도적으로 많이 등장한 것도 역사상 처음이다.
좌절감이 세계적으로 '티핑포인트'에 도달한 것인가? 사실 어느 곳에서건 사람들이 '질렸다'고 말한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지배이데올로기에 더 이상 순응할 수 없다는 의사를 표시했으며, 자신들의 주장을 제기했다. 최루탄과 총탄 세례로 답이 돌아와도 그들은 절망하지 않았다.
그들은 개인의 행동이 집단적으로 거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희망을 온몸으로 보여줬다. 곳에 따라서 다른 측면들도 있지만, 민주주의 이념은 모든 집회에서 분출됐다.
시위는 민주주의의 '소스 코드'
민주주의의 어원 자체가 '대중에 의한 통치'다. 그들은 투표로는 안되니까 거리에서 그 의지를 보여줬다. 미국은 시위로 잉태된 나라다. 시위는 어떤 면에서 민주주의의 '소스 코드'이며, 시위가 있다는 것은 민주주의가 부족하다는 증거다.
이번 시위의 물결은 새로운 세대가 등장했다는 것을 확실히 알렸다. 이집트에서는 인구의 60%가 25세 미만이다. 기술도 중요하지만 이번 시위는 기술적 혁명은 아니었다.
소셜네트워크가 시위를 일으킨 원인이 된 것이 아니라 대중들이 깨어나고 서로 연결한 것이다. 기술은 상황을 알게하고 시위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했지만 정보통신에 의한 혁명은 아니었다. 가장 오래된 기술, 즉 인간의 마음과 정신이 빚어낸 혁명이었다.
기존 체제에서 '올해의 인물' 선정 어려워
올해 세계 모든 곳에서 사람들은 기존의 리더십과 무능력한 기존 제도의 실패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인들은 다음 선거를 넘는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며, 어려운 선택을 거부하고 있다.
<타임>이 올해의 인물에 개인을 선정하지 않은 한 가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 리더십은 피라미드 계층의 위에서가 아니라, 밑에서부터 나왔다.
역동적인 변화에 대한 비전을 부각시키고, 정부와 관습에 충격을 주고, 가장 오래된 기술과 가장 새로운 기술을 결합해 인간의 존엄을 일깨우고, 나아가 21세기의 지구촌을 때로는 위태롭지만 보다 민주화된 길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타임>은 '2011년 올해의 인물'에 '시위자'를 선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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