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전방 지역에 세우는 성탄트리 등탑을 올해 확대하기로 하면서 휴전선 부근의 긴장이 고조될 전망이다.
정부는 작년 12월 7년 만에 다시 점등된 경기도 김포 애기봉 등탑을 올해도 밝히는 한편 평화전망대와 통일전망대에 각 1개씩의 성탄 등탑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휴전선 부근 성탄 등탑은 2004년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선전 활동을 중단하고 선전 수단을 모두 제거하기로 한 2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이후 밝히지 않았었다. 그러나 정부는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대북 심리전을 강화한다며 작년부터 애기봉 등탑에 불을 밝혔고, 올해부터 중부전선과 동부전선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오색 전구를 달아 만든 등탑은 오는 23일부터 내년 1월 6일까지 보름 동안 켜질 예정이다. 이번 점등은 여의도순복음교회와 한국기독교 군 선교연합회 등 기독교 단체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군은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11일 "만약 지금 북남간 정세가 첨예한 조건에서 또다시 그런 행위가 감행된다면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조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애기봉 등탑은 왜 켜려는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보수패당이 또다시 대결적인 등탑불 켜는 놀음을 통해 우리를 자극하고 반공화국 심리모략전을 더욱 본격화하겠다는 속심"이라며 "괴뢰군부 호전광들은 애기봉 등탑에서의 불켜기 놀음으로 예상치 못한 결과가 초래될 경우 그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전장터나 찾아다닐 때인가'라는 제목의 다른 논평에서도 김황식 국민총리가 최근 애기봉 관측소를 방문해 장병을 격려한 것을 비난했다.
군은 성탄 트리 점등식에 앞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방호벽을 설치하는 등 대비태세를 강구할 계획이다. 북한군은 지난 2월 남측의 심리전 수단과 심리전 원점을 '조준 격파사격'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성탄 등탑으로 인해 접경지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지역 주민들이 직접 반대 운동에 나서기도 한다. 김포시의회 피광성 의장 등 민주당 소속 의원과 정하영 무소속 의원 등 5명은 지난 6일 애기봉 등탑 점등을 취소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해 애기봉 등탑 점등에 대한 북한의 조준 사격 발언으로 온 나라가 전쟁의 공포에 휩싸이는 난국을 경험한 바 있다"며 "시민의 생명과 평화를 파괴하는 애기봉 등탑 점등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등탑 점등 강행은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경멸하고 평화를 파괴하는 어리석은 행위로, 제2·제3의 연평도와 같은 우를 범하는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부동산 건설 경기 침체 등으로 신도시가 반쪽으로 전락하고 중첩된 각종 규제로 도시 발전의 걸림돌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애기봉 등탑 점등은 위기감과 공포심을 조장해 지역의 안정과 지역 경제를 말살하는, 김포시민에게서 용서받지 못할 행위"라며 "모든 책임은 국방부와 종교계에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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