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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모이어스 "월가 점령 시위, 정치운동 안 되면 실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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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모이어스 "월가 점령 시위, 정치운동 안 되면 실패할 것"

美 민주당 진보파…"미국 정치는 지금 내전 수준"

미국 언론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빌 모이어스가 13일자 <휴스턴 크로니클>과의 대담에서 현재 미국의 정치‧경제 상황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모이어스는 77세인 현재까지도 <PBS> 방송에서 시사 대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과거 방송계의 퓰리처상으로 불리는 피버디상을 10회, 에미상을 30회 이상 수상한 경력이 있다. 자신이 민주당 성향의 진보주의자임을 숨기지 않는 그는 존 F. 케네디 행정부와 린든 B. 존슨 행정부 시절엔 정계에 투신해 백악관 공보비서관을 맡기도 했다.

이날 대담에서 그는 정부가 공정성을 잃게 된다면 "우리 사회는 금권 정치 사회가 될 것이며 부는 꼭대기의 소수에게 집중되고 나머지는 찌꺼기만을 손에 쥐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정치적 제도 때문에 20세기에 응당 이뤘어야 할 많은 진보를 이루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정치·경제적 현 상황을 거침없이 분석해 날카로운 평론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다음은 대담의 주요 내용이다. (☞원문 보기) <편집자>


▲미국의 유명 언론인 빌 모이어스 ⓒ<휴스턴 크로니클> 홈페이지(http://www.chron.com) 화면캡처

- 정치인들이 더 이상의 당파 싸움을 멈추고 (경제 문제 같은) 국가적 현안들에 대해 조속히 답을 내놓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선거가 어떤 방식으로든 전환점이 될까?

"그럴 것이다. 지금 정부는 마비됐고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 만약 현 상태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우리는 곤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정치 제도는 우리를 혼돈 속에 빠져들게 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한다.

현재의 상황은 정치가 의견이 다른 사람들 간의 가교 역할을 해주지 못함으로써 끔찍한 내전이라는 결과를 불러왔던 과거와 유사하다. 정치 제도는 실패했으며 부채 문제도, 다른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우리는 군대를 이용해 우리의 적을 없앨 수는 있지만 그와는 다른 문제다.

이번 선거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다. 만약 공화당이 지금처럼 계속 어깃장만 놓는다면 그에 해당하는 역사적 결과를 맞게 될 것이다. 또 만약 민주당이 계속 지금처럼 손만 비비면서 사진이나 찍고 번드르르한 말만 늘어놓는다면 어디에서도 승리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를 끌어내리고 있는 분열적이고 심원한 문제들을 진정시키지 못한다면 정당들은 실패할 것이다. 이 선거는 사람들이 함교를 접수하고 선장에게 "저기 빙산이 있다. 배를 돌리라"고 말할 기회다."

-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OWS) 시위와 극우 시민 조직 '티파티'에 참여한 사람들은 사회적이나 개인적인 수준에서 차이가 큰데도 비슷한 이미지로 보이고 있다. 티파티 사람들은 정치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OWS는 아직까지 그렇지 못하다. OWS 운동이 영향력을 더 확대할 수 있을까?

"나는 티파티에 대해 잘 안다. 그들이 하는 말을 듣고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들은 절반의 진실을 간직하고 있다. 왜 우리가 특수한 몇몇 (집단의) 이익만을 위해 봉사하는 정부에 많은 세금을 내야 하는가? 그들은 이 지점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있다. 반면 다른 쪽(OWS 시위대들)은 우리가 사회안전망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면에서 이 둘은 어울릴 수 없다.

포퓰리스트 운동인 티파티는 기업의 이익을 위해 이용되고 장악됐다. 이런 일이 일어나자 그들은 독립성과 불 같은 분노를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 (그러나) 나는 OWS 시위가 대리인을 지명하는 등 티파티가 간 길을 따라하지 않고서는 그들이 원하는 만큼의 영향력을 획득하기 어렵다고 본다.

이렇게 하지 않는다면 OWS 시위대들은 스스로 원하는 만족을 얻지 못할 것이고 1950~60년대의 공민권 운동과는 달리 실패할 것이다. 자신들을 위해 행동해 줄 정당이 없다면 장기적인 영향력을 갖기 힘들다. OWS 시위대는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모임이 아니라 정치적인 운동이 돼야 한다."

- 진보개혁 성향의 많은 분석가들은 중산층의 쇠퇴와 이들의 소득 감소에 대해 자주 지적한다. 이것이 왜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는가?

"1979년 이후 사회적 부(富)가 늘어나면 그 40%가 전체 인구의 1%에게 돌아갔다. 중산층의 붕괴가 (정부의)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그런 것 같은 효과가 나고 있다. 우리의 경제 제도는 맨 꼭대기의 소수들을 편애하고 있고 나머지 사람들은 간신히 매달려 있다.

이것이 지난 30년 간의 이야기였다. 1861~65년의 남북전쟁에서부터 1912년까지의 상황과도 유사하다. 당시 산업혁명으로 인해 상류층은 막대한 부를 생산해 냈지만 그 외의 사람들은 비참한 지경에 놓여 있었다.

그때의 정치 지도자들은 부자들은 그만큼의 능력이 있으므로 부를 누릴 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들고 일어났고 (이들의) 피로 물든 땅에 20세기를 문명화된 사회로 만들 씨앗이 뿌려졌다. 여성의 투표권, 아동 노동의 철폐, 사회보장제도(Social Security)의 창설과 노동조합을 결성할 권리 등이 이에 해당한다.

모든 사람의 편에서 일할 정력적이고 공정한 정부를 다시 만들어 내는데 실패한다면 우리는 멕시코와 같은 금권정치 사회가 될 것이다. 부는 꼭대기로 집중되고 나머지 모두는 찌꺼기만을 손에 쥐게 되는 그런 사회 말이다."

- 현재의 정치‧경제적 현실에 대한 가차없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낙관적이라고 말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더 나은 미래에 대한 기대와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매일매일의 노력 없이 어떻게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겠나. 나는 바로 이런 것들이 월스트리트와 전국 각지의 시위대들에게 동력이 되고 있다고 본다. 이 시위대들은 최후에 의지할 만한 힘으로 믿음을 꼽는다. 그들에게 잘 어울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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