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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사망 정황 의혹…사체 모욕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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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사망 정황 의혹…사체 모욕 논란 가열

리비아 과도국가위 총리 "카다피가 살아 있었으면 좋겠다"

리비아 국가과도위원회(NTC)의 마무드 지브릴 총리는 리비아의 전 최고권력자 무아마르 카다피에 대해 "솔직히 말해 개인적으로 그가 살아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자신은 카다피를 생포해 재판에 회부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지브릴 총리는 "내가 직접 그를 기소하고 싶었다"면서 "리비아 국민들에게 왜 그런 (잔혹한) 짓을 했는지 알고 싶었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3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브릴은 유엔(UN)에서 필요성을 제기한 카다피의 사망 경위 조사에 대해 흔쾌히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나바네템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21일 카다피의 죽음을 둘러싼 정황이 불투명하다며 조사가 필요하다고 대변인을 통해 촉구한 바 있다.

루퍼트 콜빌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대변인은 카다피가 교전 과정에서 죽었는지 체포된 다음 처형당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세부 정보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쟁포로에 대한 처우 등을 규정한 제네바협약에 따르면 이미 신변이 확보된 포로를 처형하는 것은 전쟁범죄에 해당된다.

NTC와 반군들 사이에서 나오는 카다피의 사망 정황에 대한 증언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그가 생포된 후 부상으로 사망했다고 전했지만 교전 중 사망했다거나 건강한 상태에서 포로가 됐지만 이후 저항할 수 없는 카다피를 총으로 쐈다는 말도 나온다.

카다피를 사로잡은 전투를 지휘한 반군 지휘관 옴란 알오웨이브는 전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교전이 진행되던 와중 카다피가 몸을 숨기고 있던 은신처에서 끌려나왔다면서 "나는 누가, 어떤 무기가 카다피를 죽였는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은 카다피를 생포하려 노력했으나 자신의 부대원들 중 일부는 그를 쏘고 싶어했다고 덧붙였다.

알오웨이브는 결국 카다피를 살려 잡으려던 자신의 노력은 실패로 돌아갔다면서 카다피는 부상을 입은 채로 은신처에서 끌려나와 채 열 걸음도 떼기 전에 땅바닥에 쓰러졌다고 증언했다. 그는 카다피의 사망이 누구 때문인지를 묻는 <BBC> 기자의 질문에 "내가 지휘관이고 내가 있던 자리에서 그가 죽었으니 모든 것이 내 책임"이라고 답했다.

한 젊은 반군 전사는 이미 사로잡힌 카다피에게 자신이 총탄 두 발을 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사나드 알사덱 알우레이비(22)로 알려진 이 청년은 미스라타 출신 병사들이 카다피를 NTC가 위치한 벵가지가 아닌 미스라타로 끌고 가려고 했기 때문에 쏠 마음을 먹게 됐다고 말했다고 프랑스 <AFP> 통신이 21일 전했다.

영국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비디오 영상에서도 카다피는 살아 있는 상태로 잡혔다. 영상 속에서 카다피는 피를 흘리고 있지만 자신의 얼굴에 묻은 피를 손으로 닦아내기도 하며 말도 할 수 있는 상태였다. 반군으로 추정되는 청년들이 그를 둘러싸고 때리는 모습이나 그의 머리에 권총을 갖다댄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그러나 <로이터>는 이 영상의 진위 여부 등을 확인할 방법은 없다고 덧붙였다.

▲ 영국 <로이터> 통신이 입수해 22일(현지시간) TV에 방영된 영상 중의 한 컷. 반군으로 보이는 청년이 피를 흘리는 카다피의 머리에 권총을 겨누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또 카다피의 시신이 정육점의 냉동창고에 보관돼 '관람객'들이 줄을 서서 그의 시신을 구경했다는 사실도 논란이 되고 있다. 카다피의 유족과 출신부족인 카다파족(族) 등은 이를 비윤리적 처사라고 비난하며 시신 인도를 요구했고 외신들도 시신을 '전리품' 취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브릴 총리는 카다피의 시신은 가족에게 인도될 것이라면서 시신 검시는 이미 끝났다고 22일 밝혔다. 또 지브릴은 23일 오후 벵가지에서 리비아 전역이 해방됐음을 공식 선포할 예정이라면서 내년 6월 전까지 헌법을 제정‧반포하고 선거를 실시하는 과정을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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