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총리는 4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에 기고한 '새로운 유라시아 통합 프로젝트'라는 글에서 이같은 구상을 밝혔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 글에서 푸틴은 먼저 내년 1월 출범하는 벨라루스, 카자흐스탄과의 경제공동체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어 "우리는 그 다음으로 더 야심찬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며 "높은 수준의 통합인 '유라시아 연합'"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유라시아 연합'이 회원국들 간의 경제정책을 긴밀히 조율하는 초국적 조직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지속적으로 구소련 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해 왔으며, 지난 2009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과 관세동맹을 맺고 이를 내년 출범할 '단일경제공동체'(CES)로 발전시켰다.
푸틴은 이들 3국의 경제공동체에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을 동참시켜 '유라시아 연합'으로 확대해 나가자면서 "유럽연합(EU)과 다른 지역 연합의 경험을 기반으로 건설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가 모든 구소련 국가에게 "역사적 진전"이 될 것이라면서 무역 통상 장벽은 파괴될 것이며 사람들도 일자리를 찾아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로젝트의 정치적 가능성에 대해 그는 "전 대륙의 지정학, 지경학(地經學)적 변화를 가져올 현실적 조건을 창조하는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 확실하다"고 장담했다.
다만 푸틴은 "이 아이디어는 어떤 형태로 소련을 재창설하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유라시아 연합은 인적 경제적 자본을 결합시켜 "세계적 발전의 안정성을 확보하자는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4일(현지시간) 현지언론 기고문에서 구소련 국가들을 '유라시아 연합'으로 통합하자는 구상을 밝혔다. 사진은 2005년 대통령 재임 당시 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켜보고 있는 푸틴. ⓒ로이터=뉴시스 |
또 그는 유라시아 연합이 EU와의 경제통합에 장애가 될 것이라는 우려는 잘못된 것이라면서 "유라시아 연합과 EU는 공동의 경제공간 창설을 위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의 독립국가연합(CIS)과도 대립이 아닌 보완 관계를 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푸틴의 '선긋기'에도 불구하고 냉전시기 미국과 함께 세계를 분할했던 소련이 다시 경제적 연합체 형태로라도 부활한다면 국제정치·경제적으로 반향이 예상된다. 특히 푸틴은 EU의 경험이 유라시아 연합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과거 유럽경제공동체(EEC)로 시작했던 EU는 현재 외교안보정책 등 정치적 통합도 강화하고 있다.
푸틴은 지난 8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구소련 국가들의 정상회의에서도 "소련 붕괴 후 처음으로 (과거 소련 영토였던) 전 지역에서 자유 무역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경제 통합을 강조한 바 있다.
<AFP>는 이 프로젝트가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수년 간 가입을 시도했지만 아직 WTO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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