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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에 대한 '통큰 해법', 반짝 호재에 그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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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에 대한 '통큰 해법', 반짝 호재에 그친 이유

[분석]채무탕감 비율 등 대립 극심…"논의와 실천은 별개"

사실상 디폴트에 몰린 그리스에 대해 유럽 차원의 '통큰 해법'이 논의됐다는 소식에 유럽증시가 급등했지만, 간밤에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급등하다 1.3% 상승에 그쳤고 28일 코스피 지수는 오히려 전날보다 12.62포인트(0.73%) 내린 1723.09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1.55% 오르기도 했지만 결국 하락 마감한 것이다.

'통큰 해법' 소식이 유럽 증시만 급등시킨 호재로 그친 이유는 "논의는 했지만 협의 당사자들의 의견 대립이 심해서, 실현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회의론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특히 그리스에 대한 1090억 유로(약 170조원) 규모의 2차 구제금융 조건을 두고 분열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 그리스의 '뼈를 깍는 자구노력'을 보여주는 부동산 특별세가 의회에서 가까스로 통과한 27일 시민들은 거리에서 거센 시위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통큰 해법' 둘러싸고 독일과 프랑스부터 정면 대립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그리스에 대한 해법의 실현가능성을 좌우하는 유로존 1, 2위 경제대국인 독일과 프랑스부터 정면 대립하고 있다.

독일은 그리스 추가 지원의 세부 협상은 오로지 트로이카(유럽연합, 유럽중앙은행, 국제통화기금) 실사단이 그리스가 1차 구제금융의 6번째 지원분(80억 유로)를 받을 만하다는 판단을 할만큼 자구노력을 인정받았을 때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때문에 전날 그리스 의회는 진통 끝에 부동산 특별세 도입을 포함한 추가 긴축안을 가까스로 통과시키는 등 나름대로 성의를 보였다.

구제금융 기금, 회원국 승인 절차도 난망

문제는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그리스는 1차 구제금융으로는 '언발에 오줌누기' 상태라는 것이 드러나면서 지난 7월 유로존 정상들은 1090억 유로 규모의 2차 구제금융을 해주기로 합의를 했다. 하지만 이 합의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4400억 유로로 확대하는 방안이 17개 유로존 회원국들 모두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의미가 있다. 여기에서 2차 구제금융 지원금이 조달되기 때문이다.

현재 프랑스를 포함한 유로존 9개국이 EFSF 확대 방안을 승인했지만 정작 독일 등은 반대 여론이 강해 승인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게다가 그리스 국채에 대한 채무탕감 비율을 놓고도 독일과 프랑스는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그리스 국채 손실 떠안다가 대형은행들 무너질 판

그뿐이 아니다. 당초 그리스에 대한 2차 지원방안에는 대형은행 등 민간 채권단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에 대한 채무탕감이 조건으로 붙어있었다. 오는 2020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그리스 채권을 수십 년간 상환이 연장되는 유럽연합(EU) 보증채로 바꾸는 대신 그리스의 채무를 21% 깎아 주기로 한 것이다. 금액으로 보면 496억유로(약 80조원) 정도의 손실을 민간채권단도 감수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리스는 채무를 50%를 탕감해줘도 갚을 능력이 없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민간 채권단의 손실 부담율을 50% 이상 70% 정도까지 끌어올려야 된다는 요구가 대두됐다. 이런 요구에는 독일과 네덜란드 등 7개국이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자국 대형은행들이 그리스 국채 등 부도위기 국가들의 국채를 유난히 많이 보유한 프랑스는 이런 요구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리스를 구하려다가 프랑스 대형은행발 금융위기에 휩싸일 처지이기 때문이다.

유로존 위기가 통제불능 상태로 빠지지 않도록 부실 국채들을 대거 매입한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채무탕감 비율에 대한 재협상을 반대하고 있다.

<FT>는 "미국 등 유로존 위기를 지켜보는 쪽에서 보기에 해법은 간단하다. 국채 매도와 뱅크런을 막을 유동성 공급"이라면서 "하지만 그 규모는 어마어마하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FT>는 "현재의 부실로 보면 은행과 국채에 쏟아부을 유동성은 1조 유로, 또는 그 몇 배가 될 것이기 때문에 독일이 고개를 흔드는 것도 이해는 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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