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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위키리크스의 무편집 폭로, '크라우드소싱' 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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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위키리크스의 무편집 폭로, '크라우드소싱' 전술"

[분석] "전통적 언론과 결별, 새로운 사이버 전쟁 본격화"

지난 2일 세계적인 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가 미국 국무부의 외교전문(1966.12~2010.2) 25만여 건을 원문 그대로 모두 공개하자 그동안 위키리스크와 공조해온 세계 5대 메이저 언론들은 물론, '국경없는 기자회' 등 자유로운 정보 유통을 옹호해온 언론단체들마저 위키리크스와, 이번 전문 공개를 결정한 창업자 줄리언 어산지를 공개비난하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어산지가 외교전문을 원문 그대로 공개함으로써 내부고발자 등 정보 제공자들의 신변이 위험에 처하게 됐다는 것이다. 언론계에서는 취재원 보호가 철칙이라는 점에서 어산지의 조치에 맹비난하고 나선 것은 당연하다.

▲ 위키리크스의 창업자 어산지는 미국 외교전문 원문을 대량 폭로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동안 위키리크스와 협조해온 세계 메이저 언론들은 일제히 이 결정을 비난하고 나섰다. 하지만 어산지는 주류언론과 결별하고 '크라우드 소싱' 전술로 전환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AP=연합
어산지, 암호 유출 알고도 왜 방치했나

일각에서는 비밀전문의 암호가 유출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어산지도 외교전문을 그대로 공개하게 됐다는 해석도 하고 있다. 미국의 <AP> 통신에 따르면, 위키리크스 측도 7개월전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의 심층보도 기자 데이비드 레이가 쓴 책을 통해 민감한 암호가 공개됐다는 점을 들어, <가디언> 측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데이비드 레이는 처음에는 위키리크스의 폭로에 협조적이었다가 어산지에 대해 비판하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어산지가 암호 유출 사실을 알고도 몇개월 동안 암호를 변경하지도 않은 채 방치한 것으로 볼 때 이런 해석은 설득력이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가디언> 측도 위키리크스와 어산지 측은 암호가 공개된 사실을 알고도 암호화된 파일을 인터넷 상에 올려둔 채, 암호를 바꾸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난하고 있다.

<가디언>은 <뉴욕타임스>, <르몽드>, <슈피겔>, 그리고 <엘파이스>와 함께 <가디언> 웹사이트에 게재한 성명을 통해 "위키리크스가 원문을 공개한 불필요한 행위를 옹호할 수 없다"면서 "줄리언 어산지의 결정은 그 자신만의 것"이라고 규정했다.

<AP> 통신은 "이처럼 주요 언론들이 어산지를 비난하고 나선 것은 위키리크스에게 또다른 타격"이라면서 "위키리크스는 금융제재를 받고 있고, 어산지는 사실상 영국에서 자택연금 상태이며, 성추행 혐의로 스웨덴으로 추방될 처지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폭로자들, 전통적 미디어와 점점 결별"

하지만 이 통신은 어산지의 결정에 대해 전통적인 미디어와 국경없는 인터넷 폭로자들이 점점 결별하는 현상으로 진단하기도 했다. 사실 어산지와 그의 지지자들은 <가디언>와 <뉴욕타임스>와 오랫동안 반목해왔고, 최근에는 서방 언론들이 외교전문을 바탕으로 한 기사를 내보내는 횟수가 줄어들었다는 점을 비난하기도 했다.

<AP> 통신은 "이때문에 위키리크스는 유출된 문서를 검증하고 중요한 내용을 부각시키기 위해 인터넷 사용자를 활용하는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위키리크스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관련한 미국 정보 문서들을 포함해 방대한 비밀정보들을 편집하고 확산하는데 주류 언론들과 파트너로서 의존했지만, 이제는 '크라우드소싱'이라는 새로운 전술로 방향 전환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위터리안, 미군의 이라크 일가족 몰살 사건 부각시켜

위키리크스는 '크라우드소싱'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근거로, 이미 트위터리안들이 최근 유출된 파일을 파헤쳐 중요한 문서를 지목한 사례를 들었다.

2006년 작성된 이 외교전문에 따르면, 이라크에서 미군이 한 가택에 쳐들어가 10명의 일가족을 체포해 처형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있다.

이 문서에 대해 유엔은 5년전에 일어난 의혹적 사건이라는 점을 지적했지만, 이라크에 미군 주둔과 관련한 협상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지난 2일 이라크 정부는 이 사건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으며, 일부 정부관료들은 이 문건은 1년 넘게 미군 주둔을 허용하는 결정 대신 이라크가 미군 철수를 요구할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말하고 있다.

위키리크스 측은 "크라우드소싱은 이미 성공적인 프로세스라는 점이 증명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가디언>에 따르면 위키리크스가 원문을 공개한 25만여건의 미국 외교전문에서 정보원의 신분이 노출된 외교전문만 1000여건이 넘으며, 제보자로 실명이 밝혀진 인물만 150여명이다. 한국 관련 전문도 1만4000여 건이 들어 있어 개별 내용들이 잇따라 기사화되고 있다.

특히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와 관련된 BBK 관련 전문은 모두 24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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