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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원유 확보' 특명?…벌써부터 '평화유지군' 카드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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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원유 확보' 특명?…벌써부터 '평화유지군' 카드 거론

<뉴욕타임스>"부족·지역 갈등 해결 등 과제 산적"

서구 열강들이 리비아 반군에 대대적인 군사적 지원을 한 배경에는 북아프리카 최대 산유국 리비아의 원유에 대한 이해관계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이번 사태에 깊숙이 개입한 미국과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은 리비아의 원유를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는 목표에 차질이 빚어질까 초조감을 드러내고 있다.

결국 미국과 유럽이 리비아의 원유 생산을 하루빨리 본궤도에 올려 놓기 위해서는 초기부터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24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은 리비아 반군의 대표기구인 과도국가위원회(TNC) 체제만으로는 안정적인 새 정부를 구성하는 정치일정을 감당할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하고 일정기간 국제 평화유지군을 파견해 치안을 유지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리비아는 200여개의 부족들의 연합체 성격으로 주요 부족만 40여개가 넘는다. 이때문에 카다피 정권 축출 이후에도 반군이 주축이 되는 부족들과 다른 부족들과의 갈등이 우려되고 있다는 것이다.
▲ 리비아 반군이 카다피 독재정권을 축출하면서 리비아 원유 생산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국제유가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원유 선물이 거래되는 뉴욕상품거래소. ⓒAP=연합
리비아 원유 생산, 내전 이후 사실상 중단 상태

리비아의 원유 생산은 지난 2월 반군이 카다피 정권에 대항하기 시작한 이후 사실상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리비아의 수출액의 95%가 석유라는 점에서 리비아 경제는 엄청난 타격을 받고 있다. 내전 이전에는 일일 160만 배럴를 생산해 130만 배럴를 수출하고 30만 배럴이 내수용이었는데, 현재 일일 생산량은 6만 배럴로 수출은커녕 내수용의 20%에 불과한 실정이다.

반군 측에서는 치안이 확보되면 1년 내로 내전 이전의 원유 생산량을 회복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사실상 가동이 거의 중단된 리비아 내의 5곳의 정유 시설을 몇 주 내에 차례 대로 생산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역사적인 사례를 보면 원유 생산을 몇 주 내에 재개하고 생산량을 몇 개월 사이에 내전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한다는 목표는 그렇게 쉽지 않은 과제라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대부분의 석유전문가들은 리비아의 원유 생산량이 회복하는데는 최소한 1년, 아마도 몇 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한다"고 경고했다.

혁명적 변화 겪은 산유국들, 생산 회복 어려움 보여줘

이 신문에 따르면, 이란과 이라크의 경우 혁명적인 사태로 인해 수십년간 석유산업이 위축을 면치 못했고, 베네수엘라도 우고 차베스가 쿠데타로 집권한 뒤 10여년에 걸쳐 석유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

당초 미국은 지난 2003년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 석유 생산으로 재건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원유 생산이 침공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데 8년이 걸렸다. 현재 이라크에서는 일일 270만 배럴의 원유가 생산되지만, 이것도 1979년 후세인이 집권했을 때보다 20% 낮은 수준이다.

이란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1979년 샤 왕조가 무너지는 이슬람 혁명 이후 3년 동안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일일 600만 배럴에서 100만 배럴로 급감한 뒤 생산량 회복에 나섰지만 현재 일일 400만 배럴에 머물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도 차베스의 쿠데타가 일어나기 전인 1998년 일일 350만 배럴에서 현재 220만 배럴로 감소한 상태다.

원유 생산 측면에서만 보면, 상대적으로 평화적인 민주 혁명이 일어나도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옛소련이 붕괴했을 때 러시아의 석유생산은 10여년에 걸쳐 크게 위축됐다.

미국 라이스대 에너지 전문가 에이미 마이어스 자피는 "민주주의 체제가 되면 석유생산이 반드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면서 "정치세력들이 충돌할 경우 투자 유치나 복잡한 사업 결정 과정이 더디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 리비아도 내전 이전의 원유 생산량 자체가 카다피가 쿠데타로 집권한 1969년 이후 절반으로 감소한 수준이다.

에너지컨설팅업체 IHS의 회장 다니엘 예르긴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원유 생산을 둘러싸고 이익 배분 등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석유산업은 복잡한 문제가 된다"면서 "리비아의 새 정부는 기존의 계약들을 전부 재검토하는 작업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도 "리비아의 새 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다룰 과제에는, 대립하는 부족과 지역들 사이에 원유 수익을 배분하고, 이탈리아의 에니, 스페인의 렙솔 등 석유업체들과 협상하는 문제가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원유 생산 회복 지연, 리비아 경제에 큰 타격

리비아의 원유 생산이 지속적으로 차질을 빚으면 리비아 경제도 휘청거릴 수 있다. 그뿐이 아니라 세계 석유 공급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리비아 원유는 유럽이 선호하는 고급 원유라는 점에서 내전 이후 리비아 원유 수출이 중단되면서 국제유가는 3년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석유업계에 따르면, 리비아의 원유는 세계 수요량 대비 비중이 2% 이내지만, 유럽이 주로 의존하는 고급유라는 점에서 '영향력'으로 치면 30%나 된다.

리비아의 내전이 종식되면 원유 생산이 본격화됨에 따라 국제유가가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리비아의 상황이 녹녹치 않은 것으로 전해지자 국제유가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23일 거래된 두바이유의 국제 현물가격이 전날에 비해 배럴당 2.62달러 상승한 104.58달러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유가도 전날보다 배럴당 1.02달러 오른 85.44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브렌트유 선물 유가는 전날 대비 0.95달러 상승한 109.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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