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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운명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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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운명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월러스틴의 '논평'] 유엔 팔레스타인 결의안 주목

이스라엘에 '쓰나미'가 올까?
(The Coming Israeli Tsunami?)

팔레스타인은 올 가을 유엔(UN) 총회에서 국가로 공식 인정받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로서의 팔레스타인은 1967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이전의 국경을 가진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요구할 것이다. 유엔 총회의 투표 결과는 팔레스타인의 계획에 호의적일 것이다. 지금 남은 유일한 질문은, 얼마나 호의적인가 하는 것일 뿐이다.

이스라엘 정치 지도자들은 잘 알고 있다. 이들 사이에 이루어진 토의에서는 세 가지 반응이 나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입장이 가장 지배적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유엔 결의안을 무시하고 이스라엘 정부의 현 정책을 밀어붙이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자신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던 여러 개의 유엔 총회 결의안을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무시해 왔다고 믿고 있다. 이번 것만 달라야 할 이유가 있겠는가?

몇몇 이스라엘 극우 정치인들은 (그렇다. 심지어 네타냐후보다 더 우파적인 사람들도 있다!) 결의안에 대한 보복으로서 현재 팔레스타인이 점유하고 있는 모든 영토를 이스라엘에 합병하고 모든 대화를 끝내자고 말한다. 이들 중 일부는 이 확장된 이스라엘 국가 내에서 비(非)유대인들을 추방하는 '엑소더스'를 원하고 있다.

이전에 총리를 지냈으나 현재는 정치적 기반이 거의 없는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은 네타냐후의 생각은 비현실적이라고 경고했다. 바라크는 이번 결의안이 이스라엘에게 '쓰나미'가 될 것이라며, 결의안이 통과되기 전에 팔레스타인과 협상하는 것이 네타냐후에게 가장 현명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바라크의 말은 옳은가? 이번 결의안이 이스라엘에 쓰나미로 작용할 것인가? 그럴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네타냐후가 바라크의 충고를 받아들여 결의안 통과 이전에 팔레스타인과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전무하다.

유엔 총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생각해 보자. 대부분의 (아마도 모든) 중남미 국가들과 아주 많은 아프리카‧아시아 국가들이 찬성표를 던질 것이다. 미국은 반대표를 던질 것이며 다른 국가들에게도 반대 투표를 하도록 설득할 것이다. 유럽 국가들의 표 행방은 불확실하다. 만약 팔레스타인이 유럽에서 의미 있는 수의 찬성표를 얻는다면, 그들의 국제정치적 입지는 훨씬 강화될 것이다.

유럽은 찬성표를 던질 것인가? 앞으로 두 달 동안 아랍 세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에 달렸다. 프랑스는 만약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의 협상에서(현재로서는 진행되고 있지도 않은 그 협상) 뚜렷한 진전이 없다면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질 것임을 이미 공개적으로 시사했다.

만약 프랑스가 찬성한다면 남유럽 국가들도 동조할 것임은 거의 확실하며, 북유럽 국가들 역시 아마도 그럴 것이다. 영국, 독일, 네덜란드가 찬성 대열에 합류할지는 아직 단언하기 어렵다. 만약 이 국가들이 찬성한다면, 동유럽 국가들도 더이상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경우라면, 결의안은 유럽 대다수 국가로부터 찬성을 얻을 것이다.

그러므로 아랍 세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제2차 아랍 봉기'는 여전이 한창이다. 앞으로 두 달 동안 어떤 정권이 무너질 것인지, 어떤 정권이 버틸 것인지를 예측하는 것은 성급한 일이다. 분명한 것은 팔레스타인에서는 [1987년과 2000년에 이은] '3차 인티파다(봉기)'가 일어나기 직전의 상태라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심지어 그들 중 가장 보수적인 사람들이라 해도, 이스라엘과의 협상을 통한 조정을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이는 파타와 하마스 간의 [단일 정부 구성] 합의가 주는 분명한 메시지다. 실제 거의 모든 아랍 국가에서 정권에 대한 반대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데,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어떻게 조용히 있을 수 있겠는가? 결코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 지난 4월, 팔레스티인 자치정부를 이끄는 정파 파타와 가자 지구를 장악하고 있는 정파 하마스는 단일 임시정부 구성에 합의했다. ⓒAP=연합뉴스

팔레스타인인들이 가만히 있지 않는다면, 다른 아랍 정권들은 어떻게 할까? 그들은 자국 내에서 일어나는 봉기에 대처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적극적으로 '3차 인티파다'를 지지하는 것만이 자국의 통제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가장 쉬운 길이다. 감히 겁도 없이 3차 인티파다를 지지하지 않는 정권이 있을까? 이집트는 이미 명백히 팔레스타인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요르단 국왕도 역시 이런 방향으로 갈 것임을 시사했다.

이제 진행 과정을 상상해 보자. 3차 인티파다가 일어나고, 아랍 국가들은 이를 지지하며 이스라엘은 비타협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다. 유럽 국가들은 이제 어떻게 할까? 팔레스타인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오직 이스라엘과 미국, 그리고 아주 소수의 국가들만 반대표를 던질 것이고, 아마 소수의 기권표도 나올 것이다.

이런 쓰나미가 일어날 가능성은 현실적이다. 지난 몇 해 동안 이스라엘이 가장 두려워한 것은 '불법화'였다. 이번 투표는 명백히 [이스라엘에] '불법화'의 모습을 띠게 할 것이다. 또 이 투표에서 나타난 미국의 고립은 아랍 세계에서 미국의 위상을 약화시킬 것이다. 그러면, 미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

* <월러스틴의 '논평'>은 세계체제론의 석학 이매뉴얼 월러스틴 예일대 석좌교수가 매달 1일과 15일 발표하는 국제문제 칼럼을 전문번역한 것입니다. <프레시안>은 세계적인 학자들의 글을 배급하는 <에이전스글로벌>과 협약을 맺고 월러스틴 교수의 칼럼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6월 15일 논평 원문보기)

* 저작권 관련 알림: 이 글의 저작권은 이매뉴얼 월러스틴에게 있으며, 배포권은 <에이전스 글로벌>에 있습니다. 번역과 비영리사이트 게재 등에 필요한 권리와 승인을 받으려면 rights@agenceglobal.com으로 연락하십시오. 승인을 받으면 다운로드하거나 전자 문서로 전달하거나 이메일로 보낼 수 있습니다. 단 글을 수정해서는 안 되며 저작권 표시를 해야 합니다. 저자의 연락처는 immanuel.wallerstein@yale.edu입니다. 월러스틴은 매월 2회 발행되는 논평을 통해 당대의 국제 문제를 단기적인 시각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망하고자 합니다.

* ( )는 원저자의 표기이며, [ ]는 옮긴이가 추가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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