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통신에 따르면, 이번 토네이도로 미국에서 두번째로 규모가 큰 앨라배마 주의 브라운스 페리 원전 3개 원자로 모두 가동이 중단됐다. 전원이 끊겼기 때문이다. 미국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 따르면, 이 원자로들은 한 기당 1000메가와트가 넘는 발전용량을 가졌으며 26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해왔다.
▲ 27일 미국의 중남부를 강타한 토네이도에 의해 순식간에 폐허로 변한 한 공원. ⓒAP=연합 |
비상발전기로 '멜트다운' 막는 비상사태
원전운영사인 헌츠빌전력 측에서는 즉각 비상발전기로 전원을 공급해 원자로 과열은 막고 있다고 밝혔다. 그나마 후쿠시마 원전처럼 비상발전기조차 가동되지 않는 상태는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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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미 11개의 고압선이 손상돼 30만 가구의 전력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으며, 언제 복구될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헌츠빌 전력은 "고객들은 4~5일 전력 공급이 중단될 것에 대비하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로이터> 통신은 "브라운스 페리 원전에서는 비상발전기가 가동돼 후쿠시마처럼 멜트다운이 일어나는 것을 막고 있지만 가동이 재개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면서 "후쿠시마 사고 때문에 미국 저역 104개 원자로들은 더욱 엄격한 점검이 요구되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운스 페리 원전은 3개 원자로가 총 3724 메가워트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으며, 앨라배마의 주도 몽고메리에서 170km 떨어진 테네시 강을 따라 건설됐다.
▲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앨라배마 브라운스 페리 원자로들이 토네이도의 충격으로 모두 가동 중단됐다. ⓒ로이터=뉴시스 |
앨라배마 원전도 후쿠시마와 비슷한 설계
문제는 이들 원자로들도 후쿠시마 원전과 비슷한 설계로 지어졌다는 점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후쿠시마 사태도 원전 자체는 지진 충격으로 자동적으로 가동이 중단됐지만, 쓰나미에 의해 비상발전기가 침수되면서 사태가 악화됐다. 미국 기상청은 오는 30일까지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토네이도 등 기상재해가 되풀이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앨라배마 등 미국 중남부 6개 주(앨라배마, 테네시, 미시시피, 조지아, 버지니아, 켄터키)를 휩쓴 이번 토네이도는 27일과 28일 이틀 사이에 무려 160여 차례 연속 발생한데 이어, 토네이도 경보도 뉴욕과 메릴랜드, 노스캐롤라이나 등 동부지역으로까지 확산돼 앞으로 인명 및 재산피해는 더욱 확대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남부 텍사스에서 북부로는 뉴욕 주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지역에도 호우경보가 발령됐다.
이번 앨라배마 원전 '셧다운' 사태는 최근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후쿠시마 원전은 잘못된 곳에 지어져 생긴 특수한 사례"라면서 원전 건설을 옹호한 논리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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