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문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전날 로마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은 인정해서는 안될 위치에 지어졌다"고 말했다.
▲ '원전건설의 파트너'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정상들이 굳게 손을 잡고 있다. 왼쪽이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 오른쪽은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AP=연합 |
하지만 이 신문은 베를루스코니의 발언 배경에 대해 "이탈리아에 원자력 발전소를 다시 건설하는 목표를 가진 입장에서, 안전하게 지으면 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후쿠시마 사태는 잘못된 위치 선정 등으로 빚어진 특수한 사례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실제로 프랑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중점을 둔 것은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발언들이었다. 그는 "핵에너지는 전세계의 미래 에너지라는 것을 확신한다"면서 "핵에너지는 여전히 가장 안전한 에너지"라고 말했다.
<AFP>는 "베를루스코니의 이런 발언들은 이탈리아에서 재개하려던 원전 건설 계획을 무기한 중단하기로 한 뒤에 나왔다"고 전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체르노빌 사태 직후인 1987년부터 원전 건설이 중단됐으나 베를루스코니 정부가 다시 원전 건설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후쿠시마 사태로 모든 계획이 사실상 취소됐다.
하지만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원전 건설 계획을 완전히 포기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원자력 발전을 할 수밖에 없다는 여론이 형성되기를 기다리기 위해 잠시 중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이탈리아 최대 전력업체 에넬과 프랑스 전력공사(EDF)가 체결한 원전건설 협약을 언급하면서 "이탈리아는 핵에너지로 복귀하기로 결정하면서 프랑스와 좋은 파트너가 됐다"고 거들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에너지 해외의존도가 86%나 되는 이탈리아에서는 외국으로부터 에너지 수입량을 줄이고 전기료를 낮추려면 원자력 발전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원전 건설을 재개하겠다는 공약을 한 바 있다.
원자력 발전으로 80% 가까운 전력을 공급하는 '원전대국' 프랑스와 베를루스코니가 버티는 이탈리아는 앞으로도 '원전건설 불가피론'를 전파하는 진원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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