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순방지로 미국을 방문 중인 윤병세 장관은 2일(현지시간)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양국 장관은 회담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돌아온다면 대화를 재개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케리 국무장관 역시 북한이 대화의 테이블로 돌아와야 한다며 수차례에 걸쳐 북한의 '현명한 선택'을 강조했다. 케리 장관은 "북한이 국제사회에 다시 참여할 아주 단순한 길이 있다고 믿는다. 대화의 테이블로 돌아올 수 있다"며 북한이 진지한 자세로 비핵화의 의지를 보일 경우 미국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대북 특사를 보낼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있다"고 답했다.
▲ 윤병세(왼쪽)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
이날 케리 장관의 입장은 지난 3월 5일 정전협정을 파기하겠다는 북한의 선언 직후에 언급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 중동 순방길에 오른 케리 장관은 카타르에서 "미국이 선호하는 방식은 상호 위협이 아니라 협상 테이블에 앉아 평화적 해결책을 찾는 것"이라며 북한에 대화의 테이블로 나올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또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선제적으로 협상을 제안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윤 장관은 "한반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제한 뒤 "북한이 핵 야망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행동한다면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 프로세스를 가동할 대화를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와 더불어 한미 양국 장관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케리 장관은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가로 수용할 수 없다"며 "미국은 우리뿐 아니라 우리의 동맹인 한국과 일본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해 북한의 도발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윤 장관 역시 "한미 양국의 억제능력 제고가 중요하다. 북한의 도발에 충분히 대처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북한이 2일 6자회담의 합의를 깨고 5MW(메가와트)의 흑연감속로를 재가동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해 케리 장관은 "국제 의무를 직접적으로 위반하는 것"이라며 "그동안의 합의된 것에 완전히 배치하는 도발 행위다. 매우 심각한 행보"라고 지적했다.
케리 장관은 또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이전에 타결될 것이라는 데 매우 희망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원자력 분야에서 국제리더로 부상한 것을 환영한다"며 "핵무기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라는 공동 목표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윤 장관은 "회담에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호혜적이고 시의적절하고 미래지향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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